[실크로드 개척자③] 던전앤파이터, 넥슨의 실적을 견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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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개척자③] 던전앤파이터, 넥슨의 실적을 견인하다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7.02.24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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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한반도 사드(THAD) 배치 결정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중국 당국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묵인하면서 한류 콘텐츠에 대한 배척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한령의 강화는 중국 진출을 꾀했던 게임사에 암초로 작용한다. 지난해 7월 중국 당국은 현지 서비스되는 모바일게임에 대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했으며, 더불어 이미 출시된 게임에 대해서도 사후 심의를 통해 판호를 발급받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높아지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폐쇄적인 중국 게임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있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매출규모가 ‘20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중국 시장은 여전히 국내 게임사에 있어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시사오늘>은 중국 게임시장에서 일명 ‘실크로드’를 개척하고 있는 게임사에 대해 다뤄보고, 그들의 행보와 성과 등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넥슨, ‘던전앤파이터’로 중국 매출 비중 35% 달성

▲ 사진 왼쪽부터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와 넥슨의 CI. ⓒ넥슨

세 번째로 소개할 ‘실크로드 개척자’는 ‘던전앤파이터’의 인기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꾸준한 실적을 창출하고 있는 ‘넥슨(NEXON)’이다.

넥슨은 지난 10일 도쿄증권거래소를 통해 ‘2016년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넥슨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분기기준 환율(As-reported) 적용 시 전년보다 6% 하락한 433억 엔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정환율(Constant currency)을 가정한다면, 2016년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수준이다.

넥슨의 공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간 해외 게임시장 공략에 매진했던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점이다. 넥슨의 4분기 지역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43%)을 제외하고도 중국(35%), 일본(11%), 유럽(6%), 북미(5%)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고른 매출 추이를 보였다.

넥슨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연간 매출은 던전앤파이터의 실적을 바탕으로 전체 매출의 41%(7만4198  엔)에 달했다”며 “4분기 매출 역시 1만5384 엔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던전앤파이터 넥슨의 ‘캐쉬카우’로 자리잡다.

▲ 던전앤파이터 중국 대표 이미지. ⓒ넥슨

2005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던전앤파이터는 전 세계 약 5억명의 회원을 보유할 정도로 한국·중국·일본 등지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 2014년 6월 동시 접속자수 500만명을 돌파했으며, 게임 순위 부문에서도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처음 서비스될 때만 하더라도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이 있었다. 디아블로 시리즈 등의 인기로 3D 게임이 대세였던 상황 속에, 2D 횡스크롤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신선함으로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던전앤파이터는 빠른 게임 전개와 시원한 타격감, 호쾌한 액션성 등을 바탕으로 유저들의 호감을 샀다”며 “간단한 조작만으로 통쾌한 액션을 즐길 수 있을뿐더러 화려한 이펙트와 짜릿한 타격감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던전앤파이터가 중국 시장에서 장기 흥행을 이어가자, 다수의 중국 개발사들은 게임의 상당 부분을 그대로 표절함으로써 아류작을 쏟아내기도 했다.

따라서 탄탄해지는 중국 내 입지에 맞춰 넥슨 역시 운영정책에 변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그간 게임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아바타’는 국내 서버에서 제작된 후 중국·일본·글로벌 서버로 수출돼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제작된 아바타가 국내 서버에 역수입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향간에서는 던전앤파이터의 본 서버가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유저들을 위한 다양한 e스포츠 행사 역시 진행하고 있다. 우선 넥슨은 지난 2015년 8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주관하는 ‘2015 코리아브랜드&한류박람회(KBEE 2015)’에서 던전앤파이터 한·중 e스포츠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김재홍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은 “중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온라인 액션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박람회에서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KBEE 2015 관람객에게 보다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한 바 있다.

이외에도 넥슨은 장재원, 김태환, 한세민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던전앤파이터 프로게이머와 중국 프로게이머 간의 다양한 이벤트 매치를 성사시키면서 한·중 유저들과의 소통에도 매진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IP로 세몰이 나선 넥슨.

이 뿐만이 아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중국 내 입지를 좀 더 견고히 하려는 모양새다.

먼저 넥슨은 지난해 6월 진행된 ‘중국 IP 발표회’ 자리에서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일부를 공개했다. 중국 제작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 애니메이션은 남 귀검사, 여 격투가, 남 거너, 여 마법사, 남 마창사를 주연캐릭터로 하는 학원 액션물이다. 지난해 12월 16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해당 애니메이션의 티저 영상이 공개됐으며, 2017년 초 한국·중국·일본 반영을 목적으로 제작되고 있다.

▲ 던전앤파이터: 혼 대표 이미지. ⓒ넥슨

또한 넥슨은 지난 1월 12일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게임 ‘던전앤파이터:혼’(이하 던혼)에서도 중국 시장을 겨냥한 요소를 삽입했다. 던혼은 원작인 던전앤파이터의 첫 3D 버전 모바일게임이다.

던혼에는 남 귀검사, 여 격투가, 남 마법사, 여 거너 등 4개의 캐릭터가 존재한다. 여기서 의아한 점은 남 마법사가 해당 모바일게임의 메인에 나섰다는 점이다. 원작의 경우 여 마법사가 먼저 등장하고, 몇 년의 시간이 지난 후 남 마법사가 등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넥슨 측은 “남 마법사를 추가한 이유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부분”이라며 “중국에서 남 마법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먼저 추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던혼은 국내에서 우선 출시됐으며, 차후 해외 출시 국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이외에도 던전앤파이터 IP를 근간으로 개발 중인 2D 버전의 모바일게임 역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임은 중국에서 먼저 출시되며, 서비스는 중국 게임사인 ‘텐센트’가 맡을 예정이다.

담당업무 : 재계 및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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