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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탐구-이재명③] ‘싸움닭’에서 ‘정책가’로 변신 중
성남시민·전문가들이 본 기본소득 정책
2017년 02월 26일 (일) 최정아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이미지 변신중을 꾀하고 있다. ‘사이다’ ‘싸움닭’ 이미지에서 벗어나, 성남시정(市政)에서 보여줬던 ‘행정가’로서의 자질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대권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이 시장이 최근 본격적인 ‘정책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이 시장은 청년수당, 지역화폐 정책 등 시(市)에서 호평을 받았던 사회복지정책을 전국단위로 확대하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며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시사오늘>은 성남을 직접 찾아 ‘이재명표 공약’에 대한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 성남 소상인들 “복지정책 성공적…매출에도 긍정적”

성남시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는 ‘이재명표 정책’은 청년수당, 산후조리원 지원금 등이 꼽힌다. 이 모든 지원금과 수당은 성남시 지역화폐 ‘성남 사랑 상품권’으로 지급된다. 이 상품권은 대형마트를 제외한 전통시장, 김밥집, 식당, 서점, 안경원, 옷가게, 꽃집, 택시, 커피숍 등 소규모 자영업자에게만 사용될 수 있다. 상품권 제도를 통해 소득 증대와 골목상권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시사오늘>이 지난 22일 찾은 성남 모란시장, 중앙지하상가, 종합시장 등 재래시장에선 ‘성남사랑상품권(이하 상품권)’이 활발히 유통되고 있었다. 이곳 상인들도 상품권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성남 중앙지하상가에서 옷가게를 하는 상인 김모 씨는 지난 22일 ‘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냐’는 <시사오늘>의 질문에 “물론 사용이 가능하다”며 흔쾌히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남시와 계약을 맺은 모든 상점에서 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청년수당제도가 도입된 이후 상품권으로 옷을 구매하려는 분(청년)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성남 중앙시장상인회에서도 상품권 제도덕분에 전반적으로 매출이 확대됐다는 평을 내놓았다. 상인회 측은 지난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시장이 취임이후, 지역상품권 사용 영역이 대폭 확대됐다. ‘성남 사랑 상품권’ 제도가 처음 도입됐을 때엔 재래시장에서만 사용가능했으나, 이젠 일반 옷가게부터 안경점, 음식점 등 다양한 곳에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상공인 입장에선 매출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며 “또 수도세, 전기세로도 지불가능하니 시민들 반응도 좋다. ‘성남 사랑 상품권’이 이곳에선 제2의 화폐로 자리매김 했다”며 긍정적인 평을 내놓았다.

   
▲ ‘성남 사랑 상품권’을 환영한다는 푯말을 내건 성남 중앙지하상가 전경. ⓒ시사오늘

◇ 일부 상인, “성남사랑상품권 효과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의 경우, 그리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내비췄다. 성남 모란시장에서 정육점을 하는 한 상인은 “솔직히 말하면 상품권이 반갑지 않다”고 밝혔다. 이 정육점 문 앞엔 ‘성남 사랑 상품권 환영’이란 푯말이 붙어있었다. 이 상인은 “여기 상인회에선 분명 상품권 덕분에 매출도 오른다고 할지 모르지만, 사실 상품권이 그렇게 많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러다보니 상품권을 어느 정도 모아서 현금화해야한다. (상품권 덕분에) 매출이 늘어난 것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모란시장에서 기름집을 하는 상인도 같은 반응이었다. 이 상인은 “이재명 시장에 대해선 잘 모른다”면서 “상품권 잘 들어오지 않는다. 상품권이 잘 들어오지도 않는데, 매출이랑 무슨 상관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모란시장에서 영세 음식점을 운영하는 상인도 “상품권을 받긴 하는데, 상품권으로 계산하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인들의 반응에 대해 모란민속장 중앙회 측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일부 상인들이 의견일 뿐이다. 상품권 덕분에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라고 일축했다.

◇ 기본소득 공약, 전문가 평은?…“기본소득 정책 아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성남시 복지정책을 바탕으로 재탄생된 이재명 시장의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선 어떤 평을 내리고 있을까.  

이 시장의 기본소득 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바로 ‘생애주기별 기본소득’과 ‘전국민적 기본소득’이다. 생애주기별 기본소득은 아동배당, 청소년배당, 청년배당, 노인배당, 장애인 배당 등으로 구성되며, 이들에게 연 100만 원씩 지급된다. 또 전국민적 기본소득의 경우, 이 시장은 5천만 국민을 대상으로 연간 3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모든 배당금은 성남시처럼 현금이 아닌, 지역상품권으로 지급된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지난 1월 23일 대선 출마기자회견에서 “국가예산 400조 원의 7%인 28조 원으로 29세 이하와 65세 이상 국민, 농어민과 장애인 2800만 명에게 1인당 국민배당 100만 원을 지급할 수있다. 또 국토보유세로 조성한 15조 원으로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 연 3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은 냉혹하다. 이 시장이 주장하는 ‘기본소득’의 정의가 궤도를 벗어났다는 평이다.

이상이 사회복지소사이어티 대표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 시장이 주장하는 ‘기본소득’은 사실 ‘진짜 기본소득’이 아니다. 북유럽에서도 시도된 바 없는, 이 시장이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정책인 듯하다”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기본소득이란 ‘최저생계비’를 말한다. 한국의 최저생계비는 월 70만 원으로 책정된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만약 이 시장이 기본소득을 전국민에게 지급할 생각이라면, 월 70만 원을 줘야한다. 월 2만5천 원(연 30만 원)이 어떻게 기본소득이 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 이재명 시장은 ‘싸움닭’ 이미지를 탈피, 성남시정에서 보여줬던 ‘행정가’로서의 자질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대권전략을 선회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후했다. 사진은 성남 모란시장 전경. ⓒ시사오늘

그렇다면 복지제도가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유럽의 경우는 어떠할까. 지난해 6월 복지국가로 꼽히는 스위스는 기본소득 지급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기본소득의 취지는 복지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국민들에게 돈을 나눠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유럽에서도 일부 복지제도를 폐지하고 남은 돈을 국민들에게 현금으로 주는 방식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소득 정책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병호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기본소득 공약을) 복지정책이 아닌, 내수활성화 정책으로 보는 것이 더 옳다”며 “기본소득이란 복지제도를 정리하고 단순화시켜서 돈으로 지급하겠다는 건데, 한국은 복지제도가 풍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북유럽에서도 최근 들어 기본소득 논의가 나오고 있다. 복지제도가 그만큼 복잡다단하기 때문이다. (이 시장의 정책의 경우) ‘내수 활성화를 위해 추가적으로 연 30만원씩 주겠다’는 것 밖에 안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민단체에선 이재명 시장이 말하는 기본소득 예산으로 보육분야와 청년 일자리 정책 등 복지제도 강화에 사용돼야한다고 주장한다. 사회복지소사이어티는 “이 시장이 주장하는대로 국토보유세 15조원이 마련된다면, 보육과 교육정책에 사용하는 것이 더 옳다고 본다”며 “5조 원만 투입한다면, 어린이집 고용비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으며, 예산 3조 원으로 (인문계)고등학교 무상교육 문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재명 시장의 대변인 격인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2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기본소득 개념에 대한) 전문가들의 말씀은 맞다”면서도 “이 시장의 기본소득 정책을 실험정책 및 과정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의원은 보육과 교육 정책에 재원을 투입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보육과 교육정책은 국가가 지정하는 것이고, 기본소득 정책은 소비의 대상을 국민이 정하는 것이다”라며 “국가계획에 맞춰 복지비용이 전달되다 보니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이러한 비효율성을 보완하기위해 기본소득 정책을 마련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최정아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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