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오른 황교안,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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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오른 황교안,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3.02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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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결집으로 지지도 상승…외연 확장 가능성은 낮아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지지도가 지난달 27일 조사보다 3.7%포인트 오른 14.6%인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지지도가 반등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 지지도는 지난달 27일 조사보다 3.7%포인트 오른 14.6%로 나타났다.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도가 큰 폭(4.4%포인트)으로 하락하면서 2위 자리를 되찾는 데도 성공했다. 보수층이 황 권한대행에게로 재결집하는 모양새다.

황 권한대행 지지도 반등은 ‘특검 수사기간 연장 불승인’ 결정 덕분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달 16일 16.5%로 최고점을 찍었던 그의 지지도는 이후 지속적 하락세를 보였다.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어간다는 평가는 받았지만, ‘대통령 후보’로서 존재감을 확립할 수 있는 모멘텀은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한 것이 보수층 결집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조사에서 28.2%였던 황 권한대행 보수층 지지도는 이번 조사에서 37.4%로 9.2%포인트 폭등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52.1%→64.9%)·바른정당(12.5%→22.3%) 지지층에서도 유의미한 상승이 일어났다. 보수 유권자들이 특검 수사기간 연장 거부를 기점으로 황 권한대행에게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2일 〈시사오늘〉과 만난 여당 당직자 역시 “특검 연장 거부가 황 권한대행 지지도 상승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파괴력이 컸던 것 같다”며 “우리 당을 지지하시는 분들이 ‘황교안이 확실히 우리 편이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결과가 황 권한대행에게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선 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에 대한 중도층 지지도는 0.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3.7%포인트는 ‘외연 확장’이 아닌 ‘보수 결집’에 따른 상승 값이라는 의미다. 보수 정당을 표방하는 자유한국당(13.5%)과 바른정당(6.4%) 정당지지도를 합쳐도 20%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 67.7%가 찬성하는 특검 연장을 거부한 그의 결정이 ‘대권으로 가는 길’을 더욱 멀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문 전 대표는 진보층(53.9%)은 물론 중도층(38.0%)에서도 30%가 넘는 높은 지지도를 받았다. 심지어 보수층도 문 전 대표에게 10.8%라는 두 자릿수 지지를 줬다. 반면 황 권한대행은 보수층(37.4%)에서만 두 자릿수 지지도를 획득했을 뿐, 중도층(8.3%)과 진보층(5.1)에서는 4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보다도 지지도가 낮았다. 특검 연장 거부가 보수 결집에는 효과적이었을지언정, ‘대선 후보 황교안’ 입장에서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친문(親文) 측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특검 연장을 불승인하면서 황 권한대행 지지도가 많이 올랐다는데, 사실 문 전 대표에게는 나쁠 것이 없는 결과”라며 “당장은 보수층이 결집 효과로 지지도가 올랐을지 모르지만, 잘 뜯어보면 결국 황 권한대행이 스스로를 보수 틀 안에 가둔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순실 게이트’로 중도보수층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는데, 15% 남짓한 지지자만 바라보는 황 권한대행이 어떻게 문 전 대표에게 위협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특검 연장 거부가 일시적 지지도 상승 효과를 낳았지만, 외연 확장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함으로써 대권 후보로서의 경쟁력은 오히려 약화됐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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