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개척자④] 스마일게이트, ´신의 한수´ 된 중국 진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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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개척자④] 스마일게이트, ´신의 한수´ 된 중국 진출 이야기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7.03.05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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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한반도 사드(THAD) 배치 결정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중국 당국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묵인하면서 한류 콘텐츠에 대한 배척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한령의 강화는 중국 진출을 꾀했던 게임사에 암초로 작용한다. 지난해 7월 중국 당국은 현지 서비스되는 모바일게임에 대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했으며, 더불어 이미 출시된 게임에 대해서도 사후 심의를 통해 판호를 발급받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높아지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폐쇄적인 중국 게임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있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매출규모가 ‘20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중국 시장은 여전히 국내 게임사에 있어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시사오늘>은 중국 게임시장에서 일명 ‘실크로드’를 개척하고 있는 게임사에 대해 다뤄보고, 그들의 행보와 성과 등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통해 국내 게임사 영업이익 부문 2위 달성

▲ 스마일게이트 공식 CI. ⓒ스마일게이트

네 번째로 소개할 ‘실크로드 개척자’는 중국 시장 내 ‘크로스파이어(CROSSFIRE)’의 인기를 바탕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스마일게이트(Smilegate)’다.

지난 2일 스마일게이트는 2016년도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10.24% 늘어난 661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748억원으로 13.44%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 역시 56.63%로 2009년 이래 8년 연속 50% 이상을 지켜냈다.

이번 실적 발표로 스마일게이트의 매출규모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업계 5위 자리에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이익 부문에서도 넥슨(4298억원)에 이어 2위를 달성했다.

스마일게이트의 호실적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크로스파이어가 견인차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와 함께 네오위즈게임즈와의 퍼블리싱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네오위즈게임즈에 배분되던 매출 일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 역시 “2016년은 크로스파이어의 모바일게임 성공을 시작으로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사업다각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한 해”라며 “올해에는 대작게임 개발과 모바일게임 라인업 강화, 지적재산권 발굴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크로스파이어, 글로벌 동시접속자수 기네스북 등재

스마일게이트가 굴지의 게임사로 올라선 데는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내 인기가 주효했다.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5월 첫 선을 보인 온라인 1인칭 슈팅(FPS)게임이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미진한 실적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는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등 인기 FPS게임이 PC방을 점령했던 시기이다. 더불어 다수의 게임사들이 FPS게임 개발에 매진하면서, FPS게임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온 시기이기도 하다. 크로스파이어는 ‘아바 온라인’과 더불어 신흥 FPS게임군으로 꼽히기는 했으나, 결국 기존 인기 게임의 진입장벽을 뚫지 못하면서 일부 매니아층의 게임 정도로 치부돼 왔다.

하지만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텐센트를 통해 중국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한다. 특히 2010년 9월에는 중국 동시접속자 수 200만명을 달성하며 기네스북에 ‘최대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한 게임’으로 등재된다. 또한 2014년에는 전 세계 기준 600만명을 돌파하면서 세계 최대 동시접속자수 기록을 연이어 경신한다. 현재는 글로벌 동시접속자 800만명을 기록 중이다.

▲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크로스파이어는 2017년 2월에도 PC게임 매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슈퍼데이터 홈페이지 캡처

동시접속자수의 급등은 매출 신장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1월 26일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크로스파이어는 2015년 11억 달러(한화 약 1조3000억) 상당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2015년 최고 매출 게임리스트’ 중 PC게임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게임에서는 3위, 한국 게임 중에서는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스마일게이트-텐센트, 중국 e스포츠 시장을 이끌다

▲ 크로스파이어 공식 이미지. ⓒ스마일게이트

이 뿐만이 아니다.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내 콘텐츠에 대한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텐센트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 e스포츠 리그 활성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CFDL(CROSSFIRE PRO LEAGUE)이 시즌 9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CFPL은 지난 2012년부터 진행되어온 중국 크로스파이어 프로리그다. 매 시즌 누적 시청자 수가 1억 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오는 3월부터 시작되는 10번째 시즌에는 12개 프로게임단이 총 상금 4억5000만원을 노리고 경쟁할 예정이다.

더불어 준 프로급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CFDL(CROSSFIRE DEVELPMENT LEAGUE) 역시 연 2회 진행하고 있다. 중국 내 1~2급 도시 100곳에서 진행되는 PC방리그인 빠이천(百城) 리그와, 3~4급 도시에서 개최되는 PC방 리그인 취안민(全民) 리그가 매해 개최되고 있다.

나아가 스마일게이트는 CFDL의 글로벌화 역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4일 스마일게이트는 CFDL의 새로운 시즌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이번 CFPL 시즌 10에 유럽 명문 프로팀인 펜타스포츠(PENTA Sports)와 플립사이드(FlipSid3.Tactics)가 출전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13년 출범한 유럽 명문 프로 e스포츠팀으로 각각 CFS 2015, 2016 그랜드파이널에서 결승 무대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펜타스포츠와 플립사이드는 크로스파이어 프로게임단으로 활동을 시작한 후, 항상 크로스파이어 최고 무대인 CFPL의 출전을 희망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진행된 IEM 카토비체 대회를 마친 뒤 크로스파이어의 최고 대회인 CFPL 무대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 e스포츠팀 여병호 팀장은 “이번 CFPL의 글로벌화를 통해 그 동안 프로 무대에서 활동하기를 원했던 해외 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 준 것 같다”며 “스마일게이트가 바라는 궁극적 모델은 CFPL이 메이저리그와 같이 자리 잡아 전 세계 CF 선수들이 진출을 원하는 대회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해외선수들이 CFPL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와 텐센트는 이번 CFPL 개편을 시작으로 향후 진행되는 CFPL 시즌에도 지속적으로 전세계 크로스파이어 선수들에게 최고의 동기부여를 제공할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3대 e스포츠 브랜드인 CFS, CFEL, CFS 인비테이셔널과 더불어 CFPL의 글로벌 리그화를 추진, 또 다른 e스포츠 모델을 선보일 수 있도록 텐센트와 지속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크로스파이어 IP로 세몰이 나선 스마일게이트

▲ 크로스파이어 공식 이미지. ⓒ스마일게이트

마지막으로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의 지적재산권(IP)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중국 시장에서 세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지난 2015년 10월 국산게임 최초로 할리우드 제작사인 ‘오리지널 필름’과 계약을 맺었다. 향후 크로스파이의 IP를 활용해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한 실사 영화가 제작될 예정이며, 지난해 10월에는 영화 ‘13시간’의 작가로 알려진 척 호건(Chuck Hogan)과 각본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또한 크로스파이어를 근간으로 한 모바일게임도 중국서 인기를 끌고 있다. 텐센트를 통해 서비스 중인 모바일 FPS ‘천월화선: 창전왕자’는 100만 동시접속자를 돌파했으며, 중국 애플 앱스토어 기준 다운로드 순위와 매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외에도 스마일게이트는 후속작 크로스파이어2의 개발 전 계약을 마무리함으로써 중국 내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2에 대해 치후360·더나인의 합작사인 ‘오리엔탈 샤이트 스타’와 5억 달러(한화 5800억원)에 달하는 중국 내 독점 서비스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는 국내 게임 수출 계약 중 최대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마일게이트의 기대작 중 하나인 ‘로스트아크’가 올해 내 2차 클로즈베타서비스(CBT)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에 치중된 불안정한 매출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따라서 로스트아크의 성공여부에 따라 스마일게이트의 차후 흥망성쇠가 결정될 것이란 의견이 업계에서는 지배적이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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