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부채 때문에…보험사 ‘울고’, 소비자·주주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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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부채 때문에…보험사 ‘울고’, 소비자·주주 ‘웃고’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7.03.09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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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4년 뒤 바뀌는 새로운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당국과 보험사들의 어깨가 무겁다.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곧 보험사의 부채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FRS17 도입을 앞두고 국내 여러 보험사들이 여러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8일 민·관 합동으로 보험권 국제회계기준 도입준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재무충격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그동안 보험회계는 자산은 시가로, 부채는 원가를 적용하는 기준을 사용해 왔다. 즉, 자산은 현재 시점의 가치로 계산한 반면, 부채 (고객에게 보험금 지급을 위해 보험사가 쌓는 책임준비금)는 보험을 판매했던 시점인 과거의 원가를 적용했다. 그러나 IFRS17은 이 기준을 시가로 통일시킨다.

▲ 지난 8일 금감원과 금융위원회가 합작한 민·관 합동 보험권 국제회계기준 도입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 뉴시스

이러한 계산 방법을 적용하면 우리나라 보험사들 중, 특히 생명보험사들은 크게 불리해진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때에도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팔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생보사가 보유한 부채 중 약정이율이 연 5%가 넘는 고금리 상품은 29.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율이 7%가 넘는 부채도 18.1%나 해당된다.  

연 5% 확정금리 보험 상품을 10년 만기로 판다고 가정해 보자. 이전 회계라면 보험회사는 고객에게 돌려줄 것을 대비해 연 5%씩 10년간 부채를 쌓는다. 그러나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이전에 쌓아두는 부채 금액에 매년 달라지는 금리를 반영해 추가로 더 준비해야한다. 

이처럼 부채가 커질수록 지급여력비율(RBC)이 낮아진다. RBC는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하락하면 지급 여력이 없는 회사라는 오명이 생길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IFRS17 도입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반면 소비자와 보험회사 주주들은 새로운 기준도입을 환영하는 모습이다. 보험사의 가치평가가 명확하게 드러나며 자금 투명성이 증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감독원과 금융위는 보험회사의 충격완화를 위해 보험사 CEO 38인으로 구성된 ‘업계 자문단’ 및 학계 중심의 ‘전문가 자문단’과 함께 제도개선 방향을 논의한다. 또한 보험사들은 3개 ‘실무작업반’을 구성해 업계 의견을 수렴해 실무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당국의 준비와는 별개로 보험사들은 자본금 확충을 위한 안정적 이익창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보험판매 시 최저보증이율을 낮추거나 보장성 보험 중심 상품판매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긴 기간을 염두하고 보험판매를 하는 생보사의 특성상 이번 회계기준 도입으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자본 확충을 위해 경영방침도 많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제부입니다.
좌우명 : 행동하는 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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