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립하는 한국당 후보] “밑져야 본전”…체급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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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립하는 한국당 후보] “밑져야 본전”…체급 높이기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3.15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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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없어 해볼 만한 싸움…패해도 인지도 제고 가능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15일 현재 대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자유한국당의 대권 주자는 총 11명에 이른다. ‘절대 강자’가 없다 보니, 너도나도 왕좌에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 뉴시스 / 그래픽디자인=김승종

유례없는 ‘출마 러시’다. 지난 14일 김관용 경북지사와 김진태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자유한국당 대권 주자는 9명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18일 출마를 선언할 홍준표 경남지사와 ‘잠룡(潛龍)’ 중 하나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까지 더하면 한국당의 대권 주자는 총 11명에 이른다. ‘절대 강자’가 없다 보니, 너도나도 왕좌에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확실한 강자 없는 경선…해볼 만한 싸움

이처럼 대권 후보가 난립하는 원인은 보수 진영에 마땅한 대권 후보가 없다는 데 있다. 현재 한국당에서 지지도가 가장 높은 후보는 홍준표 경남지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홍 지사는 3.3%의 지지도로 한국당 후보 중 유일하게 3%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표본오차가 ±2.5%포인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차범위 내에 있는 홍 지사의 지지도는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한 수치다. 이러다 보니 군소 후보들도 대선 경선을 ‘해볼 만한 싸움’으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눈에 띄는 공약이나 행보를 통해 ‘미풍(微風)’만 불러일으켜도, 대표적 보수 정당의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후보 측 관계자는 1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국당 대선 경선은 누구든 도전해볼 만한 수준이 됐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대권에 관심이 없던 후보들도 ‘한 번 출마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고 고백했다. 그 어느 때보다 '허들'이 낮아져 있는 만큼, 도전자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밑져야 본전…이름 알려 다음 노린다

경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정치적 체급’은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선 레이스는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 주도하고 있고, 국민의당 경선은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양상이다. 이들 외의 군소 후보들은 언론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있다.

반면 ‘거물 후보’가 없는 한국당에서는 거의 모든 후보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린다. 대선 출마 선언만으로도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는 환경이다. 또한 지지도가 고만고만하다 보니 어느 후보도 합종연횡(合從連衡) 대상에서 배제하기 어렵다. 대선 이후 당내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일단 출마’가 ‘대선에 임하는 정석(定石)’이 됐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앞선 관계자는 “지금 민주당에서는 최성 고양시장이, 국민의당에서는 박주선 국회부의장이나 양필승 교수 같은 분들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다. 문재인·안희정·이재명·안철수·손학규 같은 ‘거물’들이 판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한국당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이름이 다 한 번씩 거론되고 있지 않나. 이것은 정치인에게 엄청난 이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단 이름이 알려지면 대선 이후 당내 입지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출마를 선언한 분들 면면을 보면 절반은 해볼만 하다는 생각으로, 절반은 그냥 이름을 알리기 위해 나온 분들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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