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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산 있다’는 홍준표의 셈법은?
문재인·안철수·홍준표 3자 구도…진보·중도·보수 ‘대리전’ 될 것이라는 계산
2017년 03월 20일 (월)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승산이 있을 때 출마할 것’이라고 공언하던 홍준표 경남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 뉴시스

홍준표 경남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홍 지사는 지난 1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쓰러져가는 대한민국의 우파 보수 세력을 다시 일으켜 뭉쳐야 한다”며 “오늘 저는 이곳 서문시장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위대한 도전을 시작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당초 홍 지사는 ‘승산이 있을 때 출마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는 지난 3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내가 대통령에 출마한다면, 단순히 후보가 되기 위해 출마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본선에서 이길 확신이 서야 출마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홍 지사의 대선 출마는 ‘승산이 있다’는 판단 하에 내려진 결단이라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홍 지사의 ‘셈법’이 다자구도에 기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진보·중도 진영의 상수(常數)라고 보면, 자신이 보수 대표로 나설 경우 3자 구도가 형성되므로 지금과는 다른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홍 지사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전주 대비 6.2%포인트 상승한 9.8%를 기록했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잃은 보수 유권자들이 홍 지사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 안 전 대표와 함께 ‘빅3’를 만들 바탕은 갖춰진 셈이다.

여기에 대선 지형을 흔들 만한 ‘변수’도 남아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다. 앞선 조사에 따르면, 안 지사는 보수에서 19.1%, 중도에서 16.4%의 지지를 받았다. 안 지사 지지자 중 14.6%가 자유한국당, 14.4%가 국민의당, 30.1%가 바른정당 지지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문 전 대표가 민주당 지지자로 결정되면 안 지사의 지지율은 안 전 대표나 홍 지사에게로 이동할 공산이 크다.

이처럼 안 지사에게 쏠렸던 ‘반문(反文)’ 표심 중 중도층이 안 전 대표에게, 보수층이 홍 지사에게로 흘러갈 경우,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홍 지사가 30% 전후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진검 승부’를 벌일 수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한 당협위원장은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가 각각 진보·중도를 가져가고, 홍 지사가 보수를 가져오면 3:3:3 싸움이 되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본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홍 지사의 이 같은 계산법이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문 전 대표가 안 지사 지지율을 거의 흡수하지 못하고, 보수 표가 홍 지사에게 집중된다는 전제 하에 쓰인 시나리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지사 지지율 중 12.6%가 민주당 지지자로부터, 14.7%가 정의당 지지자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 전 대표에게로 이동하는 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자유한국당 간판을 달고 출마할 홍 지사가 보수 표를 결집시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자유한국당은 좀처럼 정당지지율 15%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따. 20일 조사에서도 자유한국당은 11.6%로 국민의당(12.0%)에 뒤쳐졌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 표는 홍 지사보다, 문 전 대표나 안 전 대표를 향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홍 지사는 자신이 보수 표를 결집시킬 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현 상황에서 오히려 보수 표가 흘러갈 곳은 안 전 대표”라며 “홍 지사가 그리는 3자 구도보다는 안 전 대표가 생각하는 양자 구도 쪽이 더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홍 지사 역시 ‘최순실 게이트’ 여파를 피해 가기 어려운 만큼, 차기 대선은 결국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야권 대결’이 될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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