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간효소 유전형 변이에 따른 약물반응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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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간효소 유전형 변이에 따른 약물반응 결과 발표
  • 설동훈 기자
  • 승인 2017.03.22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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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대상 임상실험으로는 처음 시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설동훈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우울증치료제 아미트리프틸린과 위궤양치료제 오메프라졸이 특정 간효소 기능이 저하된 한국인에서 약물 혈중 농도가 높아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음을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고지혈증치료제 심바스타틴은 효소단백질로서 약물이 체내에서 이동하는데 도움을 주는 약물 수송체의 유전형 변이가 있는 한국인에서 약물 혈중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껏 특정 간효소 기능이 저하된 유전형을 가진 사람 또는 약물수송체 유전형 변이가 있는 사람에게 해당 약물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시험에서 해당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간효소 및 약물수송체 유전자형 분석은 혈액중 DNA를 추출, 유전자를 증폭한 후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실시했다.

임상시험 결과 간효소 기능저하와 아미트리프틸린·오메프라졸 간 약물반응 상관관계, 약물수송체 유전형 변이와 심바스타틴간 약물 반응 상관관계 결과는 다음과 같다.

△아미트리프틸린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아미트리프틸린 투여후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간효소(CYP2C19, CYP2D6)의 유전형에 따라 약물 투여 후 혈중 농도를 평가했다.

CYP2C19 간효소 기능이 저하된 유전형군에서 아미트리프틸린의 대사가 억제되어 해당 약물의 혈중농도가 간효소 기능이 정상인 군보다 1.5~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YP2D6 간효소 기능이 일부 저하된 유전형군에서는 아미트리프틸린 활성대사체인 노르트리프틸린의 혈중농도가 1.5~2배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해당 약물의 혈중농도가 높아지는 것은 약효와 함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따라서 간효소 기능이 저하된 사람에게 효소기능이 정상인 사람과 동일한 용량의 아미트리프틸린을 지속적으로 투여할 경우 입이 마르거나 혈압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 가능성이 높아 투여량 조절이 필요하다.

△오메프라졸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오메프라졸 투여 후 대사에 관여하는 간효소(CYP2C19)의 유전형에 따라 약물 투여후 혈중농도 등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 간효소 기능이 저하군에서 오메프라졸의 혈중농도는 효소활성이 정상인 군보다 혈중농도가 2배 이상 상승했고, 혈중농도상승으로 약물효과인 위내 산도가 pH4이상으로 유지되는 시간도 정상인 군보다 약 2배 증가했다.

따라서 CYP2C19 간효소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절반 정도의 오메프라졸 투여만으로도 간효소 기능이 정상인 사람과 동일한 혈중농도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바스타틴

성인 26명을 대상으로 약물수송체 SLCO1B1, ABCB1의 유전형 변이가 심바스타틴의 혈중농도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평가했다.

약물수송체인 SLCO1B1 유전형 변이에 따른 심바스타틴 혈중농도에는 영향이 없었으나 심바스타틴의 활성 대사체인 심바스타틴산의 혈중농도가 1.4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약물수송체 ABCB1 유전형 변이에 따라 심바스타틴과 심바스타틴산 혈중농도에는 영향이 없었다.

따라서 SLCO1B1 유전형 변이가 있는 사람에게 유전자형 변이가 없는 사람과 동일한 용량을 투여할 경우 근육통이나 신부전 등 부작용 발생이 증가할 수 있어 심바스타틴 투여량 조절이 필요하다.

안전평가원은 “약물 반응과 연관이 높은 유전형 분석을 통해 개인 특성에 맞는 약물 복용량 등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유전형 분석 연구 확대 등을 통해 약물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여 의약품 안전사용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 학술지인 ‘Clinical and Translational Science’ 등 3편의 논문에 게재되었으며, 간 대사 효소 유전형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특허 등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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