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임원 연봉과 위성호의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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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임원 연봉과 위성호의 개혁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7.03.22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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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시중 은행 임원들의 고액 연봉은 서민들에게 상실감 그 자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은행 임원 1인당 평균 연봉은 5억1000만 원이었다. 이와 맞물려, 지난 19일 전국은행연합회가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기준 평균 금리를 분석한 결과, 신한은행이 3.56%로 가장 높았다. 소위 ‘돈놀이’로 이자 수익을 올리면서 임원들의 연봉도 덩달아 불어난 셈이다. 시중 다른 은행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달 8일 신한은행은 지난해 1조 940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30.2%% 증가하며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성장세다. 이와 관련, 지난해 1분기 인식했던 세무공제 효과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미사용 이월 결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예수부채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1400억 원의 법인세 이익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양극화로 병들고 있다. 이러다가는 회복불능 수준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하다. 사실 2017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한 액수가 135만2230 원임을 감안할 때 시중 은행 임원 연봉은 납득하기 어렵다. 계층 간 갈등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 2010년으로 기억된다. 미국 정치권이 ‘부자 감세’ 연장 논란으로 시끄러울 때 백만장자 45명이 “감세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합당한 몫을 담당하고 싶다”며 “우리에 대한 감세는 정부 재정적자와 부채 부담을 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빌게이츠’와 ‘워런버핏’도 같은 주장을 했었다.

지난 해 12월 대한민국 국회 ‘최순실 청문회’에서다. 하태경 의원은 구본무 LG회장을 향해 “강제성에 의한 정치성 준조세가 6조 4000억에 달한다”며 “차라리 준조세를 폐지하고 그 액수에 상당하는 법인세를 투명히 인상하자는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한 구본무 회장의 답변은 예상 밖이었다. ‘좋다’라는 답변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구 회장은 “법인세 인상에 찬성 못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기업 사이에 구린내 나는 ‘정경유착’이 있음을 추측케 하는 대목이다.

지난 7일 신한은행 위성호 신임 행장은 취임식에서 △국내에서 업계를 주도하는 ‘초(超) 격차의 리딩뱅크 신한’ △글로벌에서 해외 유수 은행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누는 ‘World Class Bank 신한’의 꿈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다 좋다. 그런데 이자 놀이로 연봉잔치를 벌이는 현실, 법인세 인상 소리만 나오면 펄쩍 뛰는 기업들, 게다가 정경유착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대한민국에서 위 신임행장의 목소리는 그다지 새롭게 들리지 않는다. 뻔한 레퍼토리 같다. 특히 ‘글로벌’ 구호는 빈 깡통 같다. 신한은행이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깊은 숙고가 필요하다. 그러면 기업이 정치개혁을 선도하는 역사를 남길 수도 있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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