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인데…고개 숙인 매매·전세시장, 왜?
스크롤 이동 상태바
봄 이사철인데…고개 숙인 매매·전세시장, 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3.22 14: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꽃피는 봄 이사철이 찾아왔음에도 국내 주택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이 맥을 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박근혜 씨 탄핵, 조기대선 등 최근 혼란스런 정국 여파와 미국발(發) 금리인상, 정부 차원의 대출 제재, 집값 인하 기대감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지난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지난 18일 기준)은 총 3505건으로 1일 평균 194.7건이 거래됐다. 지난해 동기 1일 평균 거래량(226.7건)과 비교했을 때 32건 줄었다.

특히 계절적 비수기인 지난달(2월) 대비 증가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이목이 쏠린다. 올해 2월 대비 3월 일평균 거래량 증가율은 10.1%를 기록해, 2015년 42.2%, 2016년 28.9%에 크게 못 미친다.

이는 우선,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씨 파면 결정으로 '5월 조기대선' 정국에 접어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차기 정권에서 부동산 정책이 대대적으로 바뀔 공산이 커 시장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느 때보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들은 부동산보유세 강화, 임대소득 과세, 계약갱신청구권 등 공약들을 내세우고 있다. 부동산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조기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주택시장 규제강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 국내 주택 매매, 전세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최근 혼란스러운 정국과 금리인상 우려, 정부 차원의 대출 규제 강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 Pixabay

또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준금리 인상과 우리 정부의 강력한 대출 제재 방침은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눈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기존 0.50~0.75%에서 0.75~1.00%로 상향한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우리나라 금리도 자연스럽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최근 주요은행 임원들을 불러 분기별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봄 이사철 기간 동안 신규 대출이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특히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는 전세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ㆍ신한ㆍ우리 등 5개 주요 은행의 지난달 전세대출 잔액은 1월 대비 1조2000억 원 가량 늘어난 35조77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전세자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철퇴를 내린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2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금리인상 우려와 정부의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이 선뜻 움직이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연초부터 제기된 집값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