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뉴스테이 출사표 던질 자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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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건설, 뉴스테이 출사표 던질 자격 있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3.22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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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일산뉴스테이 논란 야기한 前歷…"건설만 하고 가면 끝", 책임경영 '무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서희건설(회장 이봉관)이 LH가 올해 첫 시행하는 8차 뉴스테이 공모를 진행하고, 앞으로 뉴스테이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과연 서희건설에게 뉴스테이 사업 출사표를 던질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 서희건설 CI

지난해 일산뉴스테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서희건설(회장 이봉관)이 과연 뉴스테이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올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서희건설은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17년 들어 처음으로 시행하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8차 공모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경기 시흥장현 B-2블록 아파트 826세대에 대한 뉴스테이 8차 공모를 실시한다.

서희건설 측은 "서희건설만의 노하우를 살려서 뉴스테이 사업을 올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내세웠다. 주택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하지만 서희건설에게 과연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할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경기 고양 일산2재정비촉진구역에서 일산뉴스테이 논란을 야기한 전력(前歷)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사오늘>은 일산뉴스테이 사업에 찬성하는 해당 지역 조합원들과 반대 측 조합원들을 만나 갈등의 요인이 무엇인지 듣고, 이를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지역주민들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층 취재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일산2재정비촉진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된 업체는 서희건설이었다. 그러나 서희건설은 이 같은 지역 내 갈등을 수수방관하고 뒷짐만 지는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취재 과정에서 기자와 만난 서희건설 홍보팀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는 시공사에 불과하다. 건설만 하고 가면 끝"이라는 말을 늘어놓기도 했다.

더욱이 서희건설은 일산뉴스테이 논란을 풀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가 열릴 때 서희건설이 조합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시사오늘>의 단독 보도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총회가 열리기 전, 서희건설은 버스를 대절해 경기 용인시청 앞에 위치한 서희스타힐즈에버파크에 일부 조합원들을 데려가 식사를 접대했다. 또한 총회 당시에는 시공사 선정 투표에 찬성표를 던진 조합원들에게 답례품 형식으로 4~5만 원 상당의 믹서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서희건설 측도 본지를 통해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는데 실수했다"며 해당 사실을 일부 인정한 바 있다.

일산뉴스테이를 둘러싼 지역주민들의 갈등은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서희건설은 새로운 지역에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일종의 직무유기인 셈이다.

특히 서희건설은 지난해 개발기획부문장 이재운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신설 그룹미래전략실 실장으로 선임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서희건설 측은 "책임경영체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이라고 홍보했다.

지역 내 갈등을 야기하고, 직무유기를 저지르는 것이 과연 책임경영의 일환인지 의구심이 든다. 조직개편의 명분이 무색해진 처사다.

뉴스테이는 중산층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이다. 단순히 좋은 아파트를 '건설만 하고 가면 끝'날 게 아니라, 철저한 사후 관리가 시공사에게 요구될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건설만 하고 가면 끝"이라는 건설사에게 과연 뉴스테이 사업 출사표를 던질 자격이 있는지, 자문하고 성찰하는 자세가 서희건설에게 필요해 보인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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