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정치·금융권에 '줄서기'…매각작업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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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정치·금융권에 '줄서기'…매각작업 '속도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3.29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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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최규운·윤광림…'3人3色' 신임 사외이사 선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대우건설이 제17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한 3인의 사외 이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신규 선임된 3명의 사외이사가 정치권과 금융권에 선을 가진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매각작업에 힘을 싣기 위한 포석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 대우건설(대표이사 박창민)이 지난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외이사 3명을 선임했다. ⓒ 대우건설CI

지난 28일 대우건설은 서울 종로 문호아트홀에서 주총을 개최하고 이혁 리앤리 대표 변호사, 최규운 전 금융감독원 국장, 윤광림 에이치산업 대표이사 등에 대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우선, 이혁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은 법조계뿐만 아니라, 정치권과의 관계 역시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사법연수원 20기 출신인 이 변호사는 오는 5월 조기대선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캠프의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더민주 이춘석 의원과 동기다. 야권에서 비주류로 통하는 더민주 이종걸 의원과도 같은 기수다.

또한 이 변호사는 수원지검·인천지검 제1차장검사,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등을 지내고 메리츠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맡은 바 있어 법조계와 금융권을 아우르는 경력을 갖춘 인사다.

현재 대우건설의 최대주주가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인 만큼, 앞으로 매각 추진에 정치권과의 소통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 변호사의 합류가 대우건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대우건설은 이미 우주하 전 코스콤 대표라는 친야(親野) 성향의 사외이사 카드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우 전 대표는 2007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직속 자문기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비서관을 지낸 인사다.

여느 때보다 야권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변호사와 우 전 대표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최규운 전 국장은 금감원에서 공시감독국 국장,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본부·파생상품 서비스 본부장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국내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으로 통한다.

그의 이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금감원 공시감독국 국장이다. 지난해 3분기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주식가치가 급락하는 등 매각 추진에 어려움을 겪은 대우건설에게 안성맞춤 인사라는 평가다.

신한은행 부행장, 제주은행 은행장, 미래2저축은행장 등을 역임한 윤광림 대표이사도 향후 대우건설의 매각작업에 있어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매각작업에는 금융권을 통한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 확보가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 전 국장과 윤 대표이사는 모두 금융당국 핵심 관계자들과의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의 신용등급과 대내외 신뢰도 회복에 적잖은 도움을 줄 전망이다.

▲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은 지난 28일 주총에서 " 재무안전성 확보에 온 힘을 다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공언했다 ⓒ 뉴시스

대우건설은 이번 사외이사 신규 선임으로 매각 추진에 날개를 단 눈치다. 실제로 최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4월 대우건설에 대한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들어갈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다음 달 매각 공고를 내고 연내에 모든 매각작업을 마칠 전망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그간 감사의견 거절 후폭풍, 어수선한 정국 영향으로 매각작업이 전면 중단됐었는데 이제 다시 탄력을 받은 것 같다"며 "2017년 대우건설의 최대 이슈는 매각이다. 연내에 반드시 처리하자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우건설 매각작업의 데드라인은 KDB밸류 제6호 사모펀드가 만기되는 오는 10월이다. 산업은행은 2011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당 사모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확보한 바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추락한 주식가치다. 현재 대우건설의 주식가치는 7000원대 초반으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매각 적정주가로 제시한 1만30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주가를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산업은행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한 채 대우건설을 팔아야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KDB밸류 제6호 사모펀드를 1년 정도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은 지난 28일 주총에서 "핵심 사업을 선별적으로 추진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재무안전성 확보에 온 힘을 다하겠다. 올해를 재도약의 기반으로 삼아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주식가치 회복을 올해 최대 목표임을 내비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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