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정당’ 바른정당 부진…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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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정당’ 바른정당 부진… 원인은?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7.03.29 14: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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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와 지지율 달랐던 통추
개인기 보여줄 선거 부재
태극기 반격으로 양극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바른정당의 경선이 유승민 의원 후보 선출로 끝났다. 신선함과 짜임새를 모두 갖춘, 안팎에서 호평이 쏟아진 선거였다. 오직 부족한 건 흥행이었다. 이는 바른정당의 부진한 지지율과도 맞물린다. 의원 면면을 보면 ‘스타 정당’이라고 부르기 충분한 바른정당의 난국은 어디서 왔을까.

▲  ‘스타 정당’이라고 부르기 충분한 바른정당의 난국은 어디서 왔을까.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바른정당에 앞서 ‘스타 정치집단’하면 떠오르는 모임이 있다.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는 1995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국민회의를 창당하자 합류를 거부하며 제정구 전 의원을 중심으로 모였던 인사들이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 현 더불어민주당의 원혜영 의원과 김부겸 의원을 비롯해 이부영 전 의원, 이철 전 의원, 홍사덕 전 의원, 박계동 전 의원 등 당대의 ‘스타정치인’들이 모여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통추 출신이다.

그러나 통추는 15대 총선에서 패하며 무너졌다.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정치인 개인의 인지도나 인기가 지지율, 그리고 득표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바른정당은 원내 4당으로 의석은 33석에 그친다. 그러나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최소 ‘중진급’이상, 전국적 인지도도 높은 정치인들로 구성돼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하며 만들어진 당이라 비례대표도, 초선도 없다. 상도동계부터 정치를 이어온 김무성 고문(6선)을 비롯해 3선 이상 의원이 수두룩하다. 원외에도 남경필 경기지사나 원희룡 제주지사 같은 대선주자 급 도백들이 참여 중이다.

하지만 정당지지율은 최근 의석이 6석 뿐인 정의당(5.2%)에도 역전 당했다. <리얼미터>의 3월 4주차 주간집계 여론조사에서 바른정당은 4.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28일 열린 대선후보 선출대회에서 김무성 고문은 “정의롭고 올바른 길을 가는 이들은 항상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지금은 어렵지만 어떤 고난도 동지의 힘으로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바른정당의 이러한 부진 배경으로 신생정당으로서의 미숙함이 지적되진 않는다. 오히려 이번 대선 경선 과정은 각계 전문가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정병국 전 바른정당 대표는 선출대회에서 “우리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사람은 원고를 읽으며 토론할 수 없게끔 만들었다. 우리의 경선 룰과 포맷이 대통령 선거의 룰로, 포맷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이게 바로 진짜보수 바른정당이 만들어가는 길”이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유 의원과 남 지사는 21일과 23일 영남권과 충청권 정책토론회에선 일어서서 시간제한 없는 ‘끝장토론’을 실험하며 주목받았다. 서로의 정책과 공약에 대해 날선 비판을 이어가면서도 원색적 공격은 자제하는 모습에 일각에선 ‘미국 대선 수준’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을 정도다. 또한 바른정당은 최근 젊은 층의 트렌드에 맞춰 ‘쇼미더 바른정당 랩배틀’을 열고 상위 수상자를 경선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두 후보는 SNS도 적극 활용 했으며, 남 지사는 정견발표에서도 프리젠테이션을 방불케 하고 노래를 함께 부르는 나름의 ‘파격’도 선보였다.

이렇듯 ‘콘텐츠’에 문제가 없었던 바른정당의 최근 부진은 다른 부분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가까운 총선이나 지방선거가 없이 바로 대선정국으로 들어가며 ‘스타 정치인’들이 활약할 무대가 적었다는 점이 지적된다. 또한 탄핵정국에서 보수세력의 맞불로 지지층이 양 극단으로 빠져나갔다는 풀이도 있다.

이와함께 ‘스타 정치인’들의 활약 여부다. 권성동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탄핵 정국과 청문회 등에서 바른정당 인사들이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더욱 큰 이슈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게이트 등에 묻혀서 지지율로 전환되는 데는 실패했다.

특히나 대선은 '각 당에서 내세운 인물 위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거니 만큼, 스타군단이나 정당 단위로의 지지율이 뜨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 여권 정계의 한 당직자는 2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원래 인지도 있던 분들이 좀 더 알려진 것”이라며 “신생정당은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 한 차례 이름을 알려야 한다. 바른정당에 대한 지지율을 표명할 만한 총선 같은 ‘중간 경기’ 없이 바로 대선으로 들어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탄핵정국 막바지에 태극기 집회 등으로 보수층이 극단으로 치달으며 오히려 자유한국당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수층 자체가 축소되고 극단화 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야성을 띈 바른정당은 보수층의 ‘새 둥지’로는 자리 잡지 못했다는 것이 골자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24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바른정당은 어설픈 중도가 아니라 확실한 합리성을 담보하고 있는 중도 보수”라면서도 “지금 너무 보수층이 위축되고, 또 격화돼 있어서 아직 지지율이 답보상태라고 본다. 우리 당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합리적 보수층은 우리로 올 것”이라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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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선 2017-04-04 07:07:47
나는 보수층이지만 꼴통은 아니다.그러나 왠지 정서상 바른정당 사람들이 싫다. 박근혜 전대통령을 좋아해서도 아니지만 그냥 놓아두어도 몇개월후에 자동 그만둘텐데 탄핵까지 시켜소 쫒아 내는가 그것도 자기들이 뽑아 놓은 사람인데 ..그래서 정서상 배신자같은 생각에 그냥 싫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