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신병원 엄윤 외과과장
“열정을 다한 진료, 환자가 먼저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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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신병원 엄윤 외과과장
“열정을 다한 진료, 환자가 먼저 알아요”
  • 이해인 기자
  • 승인 2010.09.13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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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병원 치료비의 15%로 암치료…서민들에게 친근한 병원 각인

조금은 빛바랜 건물이 지나간 역사를 말해주는 듯하다. 서울 서대문구의 유일한 종합병원인 ‘동신병원’은 그렇게 18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왔다. 그 밑바탕에는 환자에 최선을 다하는 ‘윤리경영’이 든든하게 자리한다.

지역민들의 신뢰를 받으며 한 자리를 지켜온 동신병원은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증축중인 신관 건물이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신관은 앞으로 ‘척추전문병원’과 ‘인공관절전문병원’, ‘암 전문 클리닉’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동신병원 엄윤(38) 외과과장은 “지역병원이 암수술을 한다는 것 자체가 놀랄만한 사건이지만 환자를 최우선한다는 마음가짐이 사건(?)을 저지른 계기가 됐다”며 “새 건물이 완공되면 생활이 어려운 암환자들이 새 생명을 찾는데 더 큰 도움을 얻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지역병원인데도 동신병원에선 암 치료가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네. 저희 병원에서는 특진비 없이도 우수한 교수진으로부터 암수술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 돼 있어요. 대학병원에 계신 의료진을 모셔와 우리 병원에서 수술을 하는 시스템이죠. 이 시스템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재발하신 분이 한 분도 없으실 정도로 경과도 좋아요.”

 - 지역병원에서 암수술을 한다는 게 버겁지 않나요.

“동신병원이 위치한 서대문구는 이상하게 암 진단률이 다른 곳보다 높게 나와요. 왜 그런가 분석을 해봤더니 강남 쪽과는 다르게 생활이 넉넉지 않은 주민들이 많아 생활고에 치이다 보니 아파도 웬만해서는 병원에 가지 않고 몸을 방치하기 때문이죠. 더 큰 문제는 암 진단을 받고서도 비용적인 면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도 안타깝게도 많아요. 실제로 암 환자들에게 하루빨리 수술을 받는 게 좋다고 말하면 환자 대부분이 비용을 가장 먼저 물어요.

치료비 때문에 아파도 진료를 못 받고 수술도 못 받으니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사람 생명이라는 게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건데 돈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 한다는 게 말이나 되나요. 그래서 하루는 병원장께 우리도 암수술을 하면 안 되겠느냐고 진지하게 건의했더니 병원장께서도 좋다고 흔쾌히 승낙하셨고요. 근데 문제는 의료진 이었어요. 좀 더 경험이 많고 실력이 검증된 분들이 필요했죠. 그래서 생각해 낸 게 대학병원 교수들을 모셔오는 거였어요.”
 

- 대학 의료진을 모셔오는 게 쉽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수술을 도와주러 오는 교수들은 모두 서울 유명대학 병원의 의료진이에요. 제가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지낸 곳이죠. 선배이자 동료이고 후배인 분들이에요. 솔직히 돈이면 돈, 명예면 명예 모자랄게 없는 사람들인데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감사하게도 모두 한 번에 오케이 하더라고요. 가장 어렵다고 생각했던 게 쑥 풀리니 계획이 일사천리로 진행됐어요.”

-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일단 환자가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결정하면 의료진에게 연락해 스케줄을 맞춥니다. 위암이면 위암, 대장암이면 대장암 각 전문분야에 맞춰 의료진을 초빙하기 때문에 시간 맞추기가 가장 까다로워요. 수술은 약속한 의료진이 직접 수술을 하고 저는 보조 격으로 함께 수술실에 들어가 어시스턴트 역할을 하게 됩니다."

- 그런데 엄 과장께서는 왜 외과의사가 되셨나요. 외과의사가 요즘 대세(?)는 아니던데….

“요즘 인기 있는 의사는 피부과나 성형외과 쪽이죠. 저 같은 경우도 사람들이 ‘외과의사’하면 성적이 낮아 인기 있는 쪽을 못 들어가고 외과의사가 된 줄 알아요. 그래서 농담 삼아 ‘너 공부 되게 못 했구나’라고 하는데 사실 전 인턴 때 1등을 할 정도로 성적이 좋았어요. 인턴과정을 밟던 중 외과의사에 반해 이쪽에 지원한 거죠. 인턴시절 새벽 응급실 근무를 서고 있는데 교통사고로 골반이 부러진 환자가 왔어요. 이 환자는 골반 뼈가 부러지면서 골반동맥에 문제가 생겨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었죠. 생명이 위급한 이 환자를 가장 먼저 치료하는 건 뼈가 부러졌으니 정형외과일 거라던 예상과 달리 외과의사에요.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할 때는 무조건 ‘외과’인 거죠. 뭐에 홀린 듯 이것에 반해 ‘그래, 이게 바로 의사다’라는 생각이 앞뒤 안 가리고 외과에 지원하는 이유가 됐죠. 게다가 외과의사는 약보다 칼(수술)로 승부를 보잖아요. 너무 멋있지 않나요?(웃음)”

- 의사로서 철학이 있으실 것 같은데.

“전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매 진료마다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죠. 사실 동신병원에 와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게 응급실 시스템이에요. 다른 곳은 잘 모르겠지만, 동신병원에서는 접수 전이라고 환자를 돌려보내거나 방치하지 않아요. 사람이 아픈데 접수를 안했다고 접수먼저 하고 오라고 한다던지 이런 건 용납이 안돼요.”

- 동신병원이 증축을 앞두고 있다고 들었어요.

“지금 건물 옆에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에요. 증축은 내년 3월경 완료될 예정이고요. 현재 사용하는 건물이 너무 오래됐고, 병원장께서 암과 척추치료 활성화를 주력하고 있어 병원 증축이 불가피했죠. 이미 척추전문 병원이 많아 후발주자로 생각될 지도 모르지만 저희 병원은 척추치료로 꽤 유명해요. 신축 건물은 척추전문병원과 인공관절전문병원, 위·대장암 클리닉으로 사용될 예정인데 완공되는 날이 아마 동신병원이 제2의 개원을 맞는 뜻 깊은 날이 될 거에요.”

 
<동신병원 제1외과 과장 엄윤>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수료
가톨릭중앙의료원 외과 전공의 수료
외과 전문의 취득
대한 외과 학회 평생회원
대한 내시경 복강경학회 평생회원
대한 정맥학회 정회원
한국 유방암학회 회원
위·장내시경학회 평생회원
위·장내시경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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