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이 보여준 잠재력과 한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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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이 보여준 잠재력과 한계는?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03.31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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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대선후보 경선 통해 '홀로서기'했다는 평가
금수저‧당내 조직력 부족 등 여전히 한계점으로 지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남 지사는 유 의원에게 바른정당 대선후보 자리를 내줬지만, 이번 계기로 정치인으로서의 잠재력을 부각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남 지사의 한계점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 뉴시스 / 그래픽디자인=김승종

“후회 없는 경쟁이었습니다. 바른정당 대통령후보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합니다. 자유와 공유,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위한 저의 유쾌하고 즐거운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지난 28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유승민 의원에게 패배한 직후 남경필 경기지사가 본인의 공식 블로그에 올린 소감(所感)이다.

남 지사는 이날 유 의원에게 바른정당 대선후보 자리를 내줬지만, 이번 계기로 정치인으로서의 잠재력을 부각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남 지사의 한계점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남 지사는 경기지사에 앞서 15‧16‧17‧18‧19대 내리 5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러나 남 지사는 “5선치고 무게감이 없다”, “정치인 남경필보다는 남평우 전 의원의 아들”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여기에는 남 지사가 선친(先親)의 지역구를 물려받으며 상대적으로 쉽게 정치권에 입문해 ‘금수저’라는 꼬리표가 달린 게 한몫했다. 실제로 남 지사도 지난 2월 6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그걸 뛰어넘기 위해서 노력해야하지 않겠나”라고 덤덤하게 인정했다.

‘금수저’ 꼬리표는 이번 경선에서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남 지사는 ‘모병제’, ‘세종시 수도 이전’, ‘사교육 폐지’ 등 획기적인 공약을 내놨지만, 대중의 관심과 호응을 크게 받지 못했다. 이는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대 지지율로 이어졌다. 국민정책평가단 투표(40%), 당원 및 대의원 투표(30%), 일반국민 여론조사(30%)를 모두 합산해 선출하는 바른정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여론조사 부분에서 남 지사는 37%(유 의원 63%)를 얻는 것에 그쳤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3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솔직히 남 지사 국회의원직을 5번 했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꽤 많다”면서 “정치를 편하게 시작해서 5선을 했어도 본인만의 정치적인 히스토리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당내 조직력 부족’도 남 지사의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중앙정치와 거리가 먼 경기지사로 있어서 어쩔 수 없다”는 시각도 있지만, 5선을 한 의원치고는 조직력이 약했던 게 사실이다. 바른정당 김무성 고문이 남 지사 캠프에 8명의 의원들을 보내기 전에는 캠프에 현직 의원들이 전무(全無)했다.   

반면, 이번 경선으로 남 지사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성공적인 홀로서기를 통해 ‘정치적 몸값’을 올렸다는 평가도 얻었다.

우선, 바른정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호평을 받은 토론회는 “상대가 남 지사라서 가능했다”는 게 유 의원 측의 평가다. 두 사람은 인신공격이나 네거티브 공세가 아닌 공약과 정치적 소신 위주로 토론을 이끌었다. 또, 미국 대선에서나 볼 수 있는 타운 홀 미팅(Town Hall Meeting) 방식을 도입해 대본 없는 스탠딩 토론을 선보였다.

대선후보로서 최대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사생활 문제’도 남 지사는 거리낌 없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오히려 우려됐던 약점을 인간적인 매력으로 승화시켰다. 남 지사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으로서 오랜 기간 지내오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특히 가족문제가 불거졌을 때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면서 “정치인으로서 사는 게 쉽지도 않지만 혼자서 버티는 게 많이 힘들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재혼할 생각이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경기도에서 연정과 협치를 통한 본인만의 정치적 트레이드마크 구축은 물론 대중들에게 새로운 정치 흐름을 제시함으로써 ‘미래의 리더’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뿐만 아니라, 남 지사는 작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김용태 의원과 새누리당(現자유한국당)을 선도 탈당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움직이는 기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소신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 남 지사 측 관계자는 3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금수저 등 쉽게 정치했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번 경선을 통해 남 지사를 '다시 봤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시더라”면서 “당 사무처나 유 의원 측에서도 토론회가 좋은 평가를 받고 경선이 나름대로 흥행할 수 있었던 것에는 남 지사의 공이 컸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도지사직을 하면서 움직이다보니 제약이 많았다”며 “다음번에 도전할 때는 이 부분을 고민해야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당 조직력 부족'과 관련해서는 "극복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남 지사는 패거리 정치를 하는 분이 아니다. 우리나라 정치문화에서 이런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선 결과를 보면, 조직 선거보다 대중들의 지지가 더 중요하다는 게 증명됐다. 당심(黨心)이 민심(民心)을 따라가지, 민심이 당심을 따라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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