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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역설①] 선명성 vs 확장성…호남 딜레마에 빠진 文-安,
2017년 04월 01일 (토) 최정아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 당 호남권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 민심 딜레마'에 빠졌다. ⓒ시사오늘

‘선명성’과 ‘확장성’은 돌아가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선명성을 잡는 순간 확장성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간 호남의 민심은 ‘선명성’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그래서 호남의 마음을 꼭 잡아야 하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는 어느 쪽을 택할지 망설이는 중이다.

두 주자 모두 호남민심을 잡는데 ‘일단은’ 성공했다. 두 주자 모두 야권의 심장이라 불리는 호남 순회경선에서 60%가 넘는 득표율을 거둔 것이다. ‘야권 민심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호남을 잡자, 이어지는 지방순회 경선에서도 두 후보 모두 순풍(順風)을 탔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일대일 대결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실제로 두 후보가 호남대승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문vs안’ 양강구도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을 미뤄볼 수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3월 27일~29일 3일간 1천5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5자 가상대결서 문재인 전 대표가 43.9%, 안철수 전 대표가 21%에 나란히 올라섰다. ‘보수표심’과 ‘확장성’을 노렸던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호남에서 선명성 싸움에서 밀리면서, 안 전 대표에게 유리한 국면이 만들어진 것이다.

◇ 호남, ‘선명성’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

   

▲ 결국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가 호남에서 이길 수 있었던 요인은 ‘선명성’이었다. 사진은 지역 순회경선에서 승리를 거둔 문 전 대표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뉴시스

결국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가 호남에서 이길 수 있었던 요인은 ‘선명성’이었다. 호남은 그동안 민주·인권·평화라는 전통을 이어받아 왔고, 약자 편에 서서 올바른 선택으로 국내 정치의 큰 물줄기를 잡아왔다는 자부심이 있는 곳이다. 보수표심의 확장성을 노린다면, 선명성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이같은 전략적 중요성을 잘 이해했던 것으로 보인다.

두 주자가 자신들을 밀어준 호남에게 등을 돌릴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호남민심이 국민의당과 민주당으로 양분됐기에, 본선을 바라보는 두 주자에게 호남은 매우 중요한 전략 지역이다.

문 전 대표의 경우, 이번 호남경선에서 안 지사의 ‘대연정론’이 실패하는 장면을 목도했다. 때문에 호남에서의 선명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호남홀대론’이란 낙인도 고려 대상이다. 이번 호남경선 압승으로 겨우 ‘호남홀대론’을 불식시킨 문 전 대표로선 괜한 ‘확장성 전략’으로 또다시 호남을 놓칠 수 없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에겐 호남이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손을 들어준 지역이 바로 호남이기 때문이다. 보수표심을 위해 바른정당 혹은 자유한국당과 연대하려 한다면 호남 표를 문 전 대표에게 빼앗길 밖에 없다. 자신의 정치적 근간이었던 호남을 문 전 대표가 거머쥔다면 안 전 대표에게는 엄청난 정치적 손해다.

 

◇ ‘호남 딜레마’에 빠진 文과 安…보수표심은?

문제는 본선이다. 두 후보 모두 최종승리를 위해선 보수층 표심을 잡아야 한다. 지난 2012년 대선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호남을 의식해 선명성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이것이 이들에게 오히려 ‘독’이 됐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보수대연합’을 꾀할 수 있는 빌미를 줘버렸기 때문이다. 박근혜 당시 후보는 중도보수에 손을 뻗어 보수층을 규합하는데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도 단일화에 성공했으나 이미 한발 늦은 뒤였다. 뒤늦은 단일화는 보수표심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도 선명성과 확장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한다는 ‘불가능한 미션’이 두 주자에게 떨어졌다. 두 주자가 이번 대선에서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려면 보수표심을 잡아야한다. 이른바 ‘태극기 부대’로 지칭되는 보수 고정지지층은 약 10~20% 가량. 여기에 중도보수층 15%~20%까지 생각한다면, 보수정당과의 연대도 고려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시대정신인 ‘정권교체’를 생각하면 보수정당과의 연대는 ‘양날의 검’이다. 보수층을 놓치면 정권을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또한 지난 17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거구도를 위해선 보수의 최소한의 보수지지가 필수다. 그러나 보수층 지지율 10%를 얻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생각해보면 된다. 당시 박원순 후보의 압승이 예상됐다. 이명박(MB) 정부에 대한 반감, 피로감이 이유였다. 그런데 경쟁후보였던 나경원 후보의 득표율이 46.6%까지 나왔다. 현재 홍준표 경남지사 지지율이 높은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 文·安의 호남민심 딜레마 극복방안은?

   
▲ 안철수 전 대표 또한 국민의당 호남 순회경선에서 60%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뉴시스

하지만 희망은 있다. 2012년과 달리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유리한 구도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 유력주자가 없어 중도보수층을 잡기 수월한 상황이다.

또 호남민심도 야권 주자들의 중도표심 공략에 어느정도 마음이 열려있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국민의당 순회경선 현장에서 만난 이모 씨(전남 광주·63세)는 “안철수를 찍었다. 일단 신선하지 않나. 새로운 정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중도보수’란 이미지가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선 “알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것이다. 우리 광주 호남지역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같은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호남 경선에 참가한 김모 씨(전남 광주·31세)는 <시사오늘>에 “문재인을 찍었다”며 “가장 준비되고, 유력한 후보라고 생각한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광주 시민들이 찍은 표들이 모두 사표(死票)가 됐다. 그래서 더욱 대세에 표를 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한 야권 관계자는 지난 3월 3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문재인과 안철수 간 일대일구도가 가시화됐다. 특히 안희정에게 몰렸던 일부 보수표심이 안철수로 향해가는 분위기다”라며 “호남민심과 중도보수층을 동시에 사로잡는 주자가 본선에서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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