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최근 중도 성향을 띄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개혁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개혁을 하려면 진보 성향의 인물이 대통령이 돼야한다'라는 논리와 맞물려 있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완전히 깨뜨렸다.
지난 1992년 대선을 앞두고 YS는 노태우 전 대통령,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 손을 잡는 ‘3당 합당’을 단행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JP 모두 보수 정치 지도자였던 만큼 YS의 개혁성이 흐려지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이런 우려 속에서도 YS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된다. 이후 YS는 금융실명제를 전격적으로 실시했고, 공직자 재산 공개도 단행했다. 나아가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공식화하는 등 개혁 깃발을 휘날렸다.
YS에 비춰, ‘중도 성향이기 때문에 개혁을 못할 것’이라는 주장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진보 색깔이 너무 짙으면 중도와 보수의 극한 반발 때문에 개혁 정책을 밀어붙이기 어려울 수 있다.
이 가운데 지난 6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上王)이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간에는 이런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또한 YS의 과거에 비춰 현실성이 없다. YS는 자신과 손잡았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감옥에 들어가는 것을 막지 않았다. 비슷한 사례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을 도와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송금에 대한 특검을 승인했다. 또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절친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백담사로 보냈다.
이런 전례에 비춰 상왕 얘기는 불필요한 걱정이다. 게다가 최순실 사태를 겪은 지금은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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