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원순과 '급회동'…‘통합행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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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박원순과 '급회동'…‘통합행보’, 왜?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4.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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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불출마 이후 文과 첫만남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10일 오후 3시 경 서울 광화문 광장 앞, 시민들의 함성과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촛불집회의 상징’이 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담(政談)을 나누며 다시 한번 ‘통합행보’를 보인 것이다. 지난 9일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경선 후보들과의 마포구 ‘호프회동’ 이후 두 번째 통합행보였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박 시장의 서울시청 집무실을 찾았다. 문 후보는 “우리 박원순 시장의 지난 5년간 서울시정의 성과는 우리 국민 모두 잘 알고 있다. 특히 혁신이 무엇인지 소통이 무엇인지 잘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날 문 후보는 박 시장의 측근이라고 알려진 민주당 하승창 더혁신 위원장, 김수현 전 서울연구원장, 기동민 의원,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과 함께 시청사를 찾았다. 이를 염두에 둔 듯 문 후보는 “서울시의 검증된 정책들, 또 검증된 인재들을 제가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정부는 박 시장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시장은 “좋은 기운 많이 받아가기 바란다. 서울시는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혁신의 도시”라며 “그간 서울시가 성취하고 실험한 많은 좋은 정책들을 다 가져가시라. 로열티는 받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동행,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 함께 걷겠습니다’라는 글귀를 써 문 후보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을 방문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문 후보와 박 시장은 광화문 광장을 함께 걸으며 취재진과 시민들에게 질의를 받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자신에게 던져진 질문에 대해선 “오늘 주인공은 문재인 후보이니, 질문은 문 후보에게 집중하셨으면 좋겠다”며 정중히 거절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후보는 광화문 광장 재개조 논의에 대해 “광화문 광장을 우리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역사문화거리로 조성하자는 논의는 참여정부 때부터 있었지만 그 이후에 실제로 광화문 광장이 만들어질 때 그 개념하고는 전혀 다르게 도로 중앙에 마치 거대한 중앙분리대처럼 만들어졌기 때문에 굉장히 아쉽다”며 “광화문광장이 우리 역사 문화를 상징하도록 월대라든지 의정부터를 제대로 복원하고 그 다음에 육조거리도 부분적으로라도 복원해야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대선 공약으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내용이었다"며 "광화문 광장이 제대로 조성된다면 이 광장에서 시민을 만나고 민주주의와 잘 조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 문재운 후보와 박원순 시장은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을 함께 걸으며 취재진과 시민들에게 질의를 받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시민들과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문 후보와 박 시장의 모습. ⓒ시사오늘

◇ 文, 통합행보 보이는 이유…“安 지지율 의식?”

특히 문 후보 측은 이날 오후 2시 예정돼 있었던 인터넷신문협회와의 기자 간담회도 취소했다. 즉, 기자 간담회보단 박 시장과의 만남을 우선순위에 놓은 셈이다. 그만큼 문 후보 측은 박 시장과의 회동을 중요시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러한 문 후보의 연이은 ‘통합행보’를 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갑작스런 지지율 상승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급상승 중이다.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의뢰해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7~8일 양일간 조사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는 35.2%, 안 후보는 34.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0.7%포인트에 불과했다. 이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7.4%, 심상정 정의당 후보 3.2%,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2.8% 순이었다.

이에 대해 한 야권 관계자는 1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양자대결이 아닌, 5자대결에서도 안 후보가 지지율 1위를 거뒀다는 결과도 내놓았다”며 “통합행보를 통해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였던 이들의 지지율을 최대한 묶어두고 싶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시장은 지난 3월 27일 전남 광주 광주여대에서 열린 민주당 호남지역 순회경선에 참석한 바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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