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리 토끼 쫓는' 서희건설…어두운 전망, 왜?
스크롤 이동 상태바
'세 마리 토끼 쫓는' 서희건설…어두운 전망, 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4.17 1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新성장동력 '뉴스테이 사업·발전 사업', 시작부터 좌초 위기
오너家 이은희·이성희 경영권 승계, 회사 안팎서 비판 목소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서희건설(회장 이봉관)이 올해 신성장동력으로 천명한 뉴스테이 사업·발전 사업이 시작부터 좌초 위기인 모양새다. 이봉관 회장의 장차녀 이은희·이성희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도 회사 안팎서 비판 목소리가 제기된다. ⓒ 서희건설CI

국내 중견건설업체 서희건설(회장 이봉관)이 △뉴스테이 사업 △발전 사업 △이은희·이성희 경영권 승계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절치부심하는 눈치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서희건설이 모든 토끼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이밍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13일 진행한 8차 뉴스테이 민간사업자 모집에 사업신청서를 제출했다. 서희건설은 "우리만의 노하우를 살려 뉴스테이 사업을 올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적극 추진하겠다"며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또한 서희건설은 SK건설(에스케이건설)과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지난 2월 고성그린파워와 고성하이화력발전소 건설계약을 체결했다. 총 사업비 5조2000억 원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민자발전사업이다. 지분은 SK건설이 90%, 서희건설은 10%다. 발전 사업에도 눈독 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서희건설이 뉴스테이 사업, 발전 사업 추진을 모색하는 이유는 수익 다각화를 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 사업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희건설의 전체 매출에서 국내 건축 부문(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74.27%, 2015년 80.17%, 2016년 81.68%로 집계됐다. 반면, 토목·플랜트·기전 부문의 비중은 2014년 13.17%, 2015년 9.26%, 2016년 6.15%로 매년 감소했다. 더욱이 해외 사업은 2014년 이후 매출이 전무하다.

문제는 서희건설의 주력인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주택법 개정안에는 조합원 모집 규정 강화 등을 통해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내용이 담겨있다. 서희건설 입장에선 새로운 수익 창구가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서희건설이 신성장동력을 잘못 설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테이 사업과 발전 사업 모두 현재 국내 실정상 미래 가치가 엿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조기대선 코앞인데…침몰 중인 뉴스테이號 승선한 서희건설
미세먼지 대책으로 '발전소 건설 전면 중단'…득 없는 발전 사업

▲ 오는 5월 9일 대선에 출마하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정의당 심상정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등 여야의 유력 대권주자들은 대부분 뉴스테이 사업에 부정적인 눈치다. 아울러, 일부 대권주자들은 미세먼지 대책으로 신규 발전소 건설 규제를 공약으로 내건 상황이다. 서희건설이 신성장동력을 잘못 설정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 Getty Image Bank

우선, 뉴스테이 사업의 경우 조만간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오는 5월 9일 대선 이후 박근혜 정권의 뉴스테이 사업이 전면 재검토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뉴스테이 '중단'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폐지' 의사를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등 여권 성향 후보들도 뉴스테이에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야권 후보들은 기업형 임대주택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눈치다. 임대주택 사업의 본래 목적이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것인 만큼, 시장이 아닌 정부 주도로 추진돼야 한다는 게 명분이다.

서희건설이 판단 미스를 범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발전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 13일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 전면 중단'을 골자로 한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8일에는 안철수 후보가 당진에코파워, 삼척포스파워 등 4기의 신규 석탄발전소 계획 취소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더욱이 서희건설이 발전 사업을 통해 얻을 게 없다는 분석까지 제기된다. 고성하이화력발전소 사업의 한 핵심 관계자는 지난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지분 비율이 9 대 1임을 감안하면 핵심 요소는 SK건설이 맡게 될 것이고, 서희건설에는 발전소 주변 기반시설 등이 돌아갈 것"이라며 "발전 사업에 대해 공부하는 수준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봉관 장차녀 이은희·이성희, 경영권 승계 돌입
사내 일각, "왜 하필 지금…능력 검증도 안 됐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장녀 이은희 부사장, 차녀 이성희 상무. 서희건설이 이 부사장과 이 상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을 두고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비판적인 견해가 다수 제기된다. ⓒ 서희건설

서희건설은 지난달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72세)의 장녀 이은희 부사장, 차녀 이성희 상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서희건설의 후계구도는 불안정한 실정이다. 현재 서희건설의 최대주주는 계열사 유성티엔에스(지분 11.21%)고, 유성티엔에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10.40%를 보유한 이 회장이다. 이 부사장과 이 상무는 각각 유성티엔에스 지분 5.21%, 4.22%를 갖고 있다. 장녀와 차녀의 지분 차이가 불과 1%인 것이다. 향후 서희건설 경영권을 둘러싼 두 사람 간 갈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회장과 서희건설 입장에서는 후계구도의 빠른 정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부사장과 이 상무를 사내이사로 임명한 배경에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장차녀를 모두 경영 전면에 세워 역량을 평가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중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사내 일각에서는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회사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오너 일가가 경영권 승계에 집중하는 건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 부사장과 이 상무의 능력에 의구심을 갖는 임직원들도 다수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 주말 <시사오늘>과 만난 서희건설의 한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회사 앞날이 불투명한데 이 회장의 자녀가 사내이사로 선임돼 불안한 감이 있다. 이 부사장과 이 상무가 뭘 보여준 것도 없다"며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임직원들이 몇몇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부사장, 이 상무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 애플트리디앤아이(2007년 설립), 편의점 회사 애플디아이(2013년 설립) 등에 대주주로 참여해 사업을 주도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두 회사가 각각 서희건설, 유성티엔에스의 종속회사로 편입된 것이다. 딸들이 세운 개인회사가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자, 아버지가 나서서 이를 수습한 꼴이다.

또한 조기대선 정국에서 경영권 승계에 돌입하는 것 자체가 서희건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빠른 후계구도 정립이 오너일가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왜 하필 지금이냐는 의문이 든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재벌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오너일가의 경영권 승계도 그 표적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