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5.25 목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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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선 공방' 이재용 변호인 “특검의 삼성 로비 주장, 사실 아니다”
[이재용 6차공판] 재판부, 특검에 '삼성 저격수' 김상조 글 언급 '부적절' 일침
2017년 04월 21일 (금) 유경표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특검이 지난 2015년 발생한 메르스 사태와 관련, 삼성그룹이 로비를 통해 ‘메르스 부실대응’ 논란을 빚었던 서울삼성병원을 보호하기 위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래전략실을 주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의 규제를 벗어나도록 환경부와 식약처에 로비를 벌였다는 주장도 함께 내세웠다.  

이 같은 특검의 의혹제기에 대해 변호인단은 부정청탁 했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는 단순 의혹제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면서, 미래전략실 임원들이 민원인의 자격으로 적법한 범위 내에서 업무활동을 한 것을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맞받았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적법한 범위 내의 정상적인 기업 업무활동을 ‘로비’라는 말로 마치 불법적 요소가 있는 것처럼 덧씌우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사건을 보는 특검의 시각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심리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미전실 임원진 등 5명에 대한 6차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특검은 “삼성이 정부 부처 출신 고위임원을 삼성 계열사 고문으로 앉히고 로비를 벌였다”면서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이 삼성병원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갔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감사원 출신 삼성증권 고문 A씨의 진술조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박 씨는 진술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미전실을 지원했고, 메르스 사태 때 삼성서울병원 감사하는데 역할분담을 통해 대응했다”며 “감사 결과에서 병원이 과중한 책임을 지는 일이 없도록 하고, 좋은 쪽으로 처분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병원의 사안에 미전실이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A씨는 “이 부회장이 직접 사과까지 한 사안이고, 그가 삼성생명공익재단 소속 병원 일이었기 때문에 미전실이 담당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특검은 이에 대해 “미전실 임원이 총동원된 ‘깨알같은’ 로비”라는 표현을 쓰며 “감사위원회 직후 감사결과 보고가 장충기 사장에게 보고됐고, 감사원의 처분 요구서 수위를 낮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검은 삼성의 단계별 로비 구조에 대해 “각 계열사에서 사안에 맞는 기관 부처 사람들과 접촉하고, 다음 단계로 미전실 임원이 청와대와 접촉하고, 마지막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과 독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측은 진술조서에 나타난 A씨의 언급을 통해 특검의 의혹제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변호인은 “A씨가 미전실을 ‘그룹 회장의 명령에 움직이는 조직’이라고 한 말을 특검은 마치 이 부회장을 위해 움직이는 조직으로 호도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은 미전실 임원이 아니고, 미전실도 이 부회장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변호인은 특검의 ‘단계별 로비’ 주장에 대해서도 “뚜렷한 증거가 없는 단순 의혹제기에 불과하다”며 “중요 현안에 대한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기업으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상식적으로 행할 수 있는 일이며, 이번 공소사실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특히 변호인은 삼성병원이 ‘감염법’ 위반에서 제외된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A씨도 ‘감사위에서 의결된 처분 결과를 바꾸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구조’라고 진술했다”며 “삼성병원에 대한 의료법 처분 결과가 경미해진 것으로 변경됐다는 의심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특검은 미전실이 ‘감사원이 오해하지 않도록 가교 역할’을 한다는 취지를 로비로 치부하는데 이것이 과연 불법 로비인가”라고 반문하면서, 특검이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의 당연한 업무인 규제·인사 동향 보고까지 과도하게 문제삼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나아가 “감사 결과가 좋지 않으면 국내 최고 병원의 이미지가 손상되고, 영업정지로 문을 닫아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날 수 있어 미전실이 나선 것이지, 이재용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조서에서도 청와대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진술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 삼성 서초사옥 정문에 새겨진 삼성의 로고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재판부, '삼성 저격수' 김상조 교수의 삼성 논평에 '부적절해' 일침

특검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에 적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메모를 언급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특검은 수첩을 근거로 안 수석의 지시에 따라 환경부와 식약처가 협의해 화평법에서 원료물질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바이오로직스에 유리한 법 해석으로 삼성에 이익을 줬다는 논리를 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와 환경부 장관의 방문 등이 모두 로비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앞두고 미전실이 주가 부양을 위한 호재를 만들려했다는 것이다.

이에 변호인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화평법 적용 배제에 대해 “2015년 화평법 시행에 따라 원료제조 업체들이 기존 약사법과 중복되는 추가실험을 요구받게 됐다”며 “업계가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식약처에 민원을 제출했고, 식약처도 민원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환경부와 협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평법 적용을 배제시켜달라고 한 주체는 개별기업들이 속해있는 단체들이었다”며 “삼성뿐만 아니라 원료의약품·바이오 의약품 제조업체들이 대거 혜택을 받았다”고 반론했다.

환경부 장관의 방문과 관련, “당시 장관이 여러 업체들에 대한 방문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는데 그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라고 변호인은 설명했다. 또 바이오로직스 홍보 보도자료를 낸 것에 대해선 “회사 홍보를 위해 보도자료를 낸다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특검의 의혹을 일축했다.

한편, 특검이 공판 때마다 자주 인용하는 '삼성저격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의 논평이 이날 재판부로부터 제지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특검은 공판 도중 “삼성은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을 회유할 수 있는 힘을 보유한 유일한 주체” “그 힘을 오남용하는 삼성의 후진적 지배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핵심 과제” 등의 내용을 담은  김 교수의 글을 언급했다.

이에 재판부는 “김상조 교수의 발언 언급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며 “가급적 개입하지 않으려 했지만 변호인측의 문제제기로 짚고 넘어가겠다”고 특검에 주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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