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를 위한 변명
스크롤 이동 상태바
홍준표를 위한 변명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7.04.23 16:3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수십 년 전 개인적 실책보다는 작금의 정치력에 더 관심 둬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 ⓒ뉴시스

장미대선 선거전이 여름만큼 뜨거운 봄을 만들고 있다. 그만큼 후보 간 네거티브 전투도 치열하다.

기간이 짧기 때문일까. 네거티브전이 과열된 감이 없잖아 있다. 후보자의 과거부터 주변인들까지, 그야말로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 흠잡기에 나섰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눈에 띄는 것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향한 ‘돼지흥분제’ 논란이다.

논란의 요지는 지난 2005년 홍 후보가 낸 자서전에 있다. 대학교 때 에피소드를 기록한 부분에서 홍 후보가 성범죄 모의를 한 적이 있다는 내용이 문제시됐다. 이로 인해 홍 후보는 ‘후보 사퇴’ 압박까지 받고 있다.

물론 이들의 과실을 옹호하거나, 정당화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유야 어찌됐건, 시대가 어떠했건 죄에 대한 반성, 사과, 그리고 필요하다면 단죄가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홍 후보는 부끄러운 과거를 스스로 자서전을 통해 밝혔고, 또 반성까지 했다는 점이다.

다른 정치인의 자서전처럼 ‘완벽한 삶’을 살지 못해 문제가 된다면,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아닐까 싶다.

기자 생각에 인간이란 얼마든지 갈등을 겪을 수 있다. 젊어서는 시쳇말로 ‘노름’이나 ‘알코올’에 중독된 날을 보낼 수 있다.

남강 이승훈 선생은 존경할 교육자이자 민족지사였다. 하지만 그는 젊었을 때 장사꾼으로 매점매석을 했다. 또한 노름이나 술로 나날을 보냈다. 한마디로 부끄러운 실수도 하고 정도에서 일탈도 했다.
이런 삶 때문에, 교육자이자 민족지사로서 그가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람냄새가 물씬 풍긴다.

민족의 지도자로 일컬어지는 백범 김 구 선생은 해방된 조국에서 친일파였던 최창학에게 ‘구속을 면하게 해 주겠다’며 집과 정치자금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김 구를 부패정치인이라고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그렇잖아도 막말로 많은 구설에 휩싸인 홍 후보에게 과거의 실책까지 한 겹 더해지면 대선 후보로서의 그를 알기는 더 어렵게 된다.

오히려 최근 대한민국을 뒤흔든 적폐(積弊)세력이라 할 수 있는 친박계를 몰아내고 당을 장악한 홍 후보의 리더십이 대선 후보로선 더 주목받아야 할 일이다. 수 십 명의 바른정당 의원들도 결국 실패하며 따로 세력을 꾸리게 했던 과제인 ‘친박청산’ 아닌가. 물론 이런 상황들은 네거티브 전투의 포연(砲煙)에 가려 좀처럼 언론지상에선 구경할 수 없다.

오히려 과대포장된 다른 정치지도자의 자서전보다 용기있는 고백을 한 그가 솔직해 보이기까지 한다. 홍 후보의 45년 전 개인적 실책보다는 작금의 정치력에 더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17-04-25 22:40:58
대단하시다
겨레의 스승 남강이나 백범에 비유를 하시다니
나는 45년 전 행위보다 10년 전 자서전에서 버젓이 드러내는 그의 도덕성 결여에 경악한다
그것을 치부를 드러내고 반성하는 모습으로 본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홍준표의 사고의 표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