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용 '웃고' 서현 '울다'…삼성家 삼남매 1분기 실적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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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용 '웃고' 서현 '울다'…삼성家 삼남매 1분기 실적 '희비'
  • 변상이 기자·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4.28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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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안지예 기자) 

▲ 삼성 내 주요 계열사를 책임지고 있는 이재용·부진·서현 삼남매의 경영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삼성家 이재용·부진·서현 3남매의 1분기 실적에 희비가 갈렸다.

삼성전자는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반면, 이부진의 호텔신라는 중국의 사드 보복 차원의 '한한령'으로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부진한 실적으로 보였다. 삼성물산의 이서현은 연이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실적 회복에 빨간불이 켜진 모양새다.

삼성전자, 총수 부재에도 어닝서프라이즈…이재용표 ‘선택과 집중’ 통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거뒀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7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0조5500억 원, 영업이익 9조9000억 원을 올렸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반도체에서 매출 15조6600억 원, 영업이익 6조3100억 원을, 디스플레이에서 매출 7조2900억 원, 영업이익 1조 3000억 원을, 무선사업(모바일)은 매출 23조5000억 원, 영업이익 2조700억 원을, 생활가전(CE)은 매출 10조 3400억 원, 영업이익 3800억 원을 기록했다. 모든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총수 공백 속에서 이처럼 뛰어난 실적을 거둔 것은 이 부회장 특유의 경영철학 '선택과 집중'이 회사 곳곳에 스며든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의 지휘 아래, 안 될 것 같은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안정적 수익과 미래성장동력 창출에 매진한 게 주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구속되기 전 ASML, 시게이트, 램버스, 샤프 등에 투자한 지분을 정리했다. 대신 하만, 비브랩스, 루프페이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신사업을 도모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디지털카메라 판매 중단 결정에도 이 부회장의 의중이 깔렸다는 후문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번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주사 전환 추진을 전면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치개혁을 내세운 야권의 요구였던 자사주 소각도 공언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된 데 따른 판단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대신 지배구조의 취약을 택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 백지화에 대해 사전에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지만 그는 특별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삼성이 혼란스런 정국을 야기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만큼, 이 부회장이 자신의 이익 대신 회사의 미래를 고려한 것"이라며 "구속 중인 총수의 고뇌가 느껴지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주사 전환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이 부회장이 자사주 소각으로 오너일가의 지분율 상승효과를 노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호텔신라 이부진, ‘위기를 기회로’…2·3분기 실적 기대

28일 관련업계는 호텔신라의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3분기부터 중국인 관광객의 회복으로 면세점 사업에서 매출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호텔신라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211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 대비 36%, 전년동기대비 48% 큰 폭으로 급감한 수치다. 사드 보복에 중국인 단체관광객 감소에 주력 사업인 면세점이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선 호텔신라는 2분기에 시내면세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겠지만 3분기부터 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감소폭이 크게 줄어들어 회복세를 기대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실적은 현재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며 “중국인 입국자는 6월까지 큰 폭으로 감소하겠지만 7~8월부터 감소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눈앞에 놓인 위기 속에서도 이부진 사장의 행보는 뒤쳐지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국내에서 면 세점 사업이 전반적으로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받을 시기에 HDC신라면세점을 흑자로 전환시킨 것도 이사장의 이력이다.

지난 1월 HDC신라면세점은 총매출 532억원, 영업이익 1억2500만원으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업계 최초로 월 기준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바 있다. 지난 5일에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사업자로 선정됐고 오는 27일 일본과 합작한 'A&S다카시마야 듀티프리' 면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해외면세점 진출에서도 승기를 잡았다. 국내 시내 면세점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호텔신라는 해외 진출을 통해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는 것. 호텔신라는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 가운데 15% 이상을 차지하며 지난해 해외에서 5000억원 규모  매출을 올려 국내 면세사업자 중에서는 해외 매출이 가장 많은 사업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새롭게 일본과 홍콩 등 신규 시장 진출을 통해 매출구조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사업자로 선정됐다. 첵랍콕 국제공항은 지난해 기준 이용자가 7050만명에 달하는 아시아의 주요 공항중 하나로 호텔신라는 인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이어 ‘아시아 3대 공항’의 면세점 운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 27일에는 일본 도쿄 신주쿠의 다카시마야 타임스퀘어 11층에 ‘다카시마야 면세점 SHILLA&ANA’도 오픈했다. 작년 말 오픈한 푸껫 시내면세점과 이번에 새롭게 시작하는 일본, 홍콩 등에서 적극적인 사업확장을 통해 해외사업 부문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장은 면세점 업계가 지나치게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부분도 주시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처럼 해외면세점 진출로 분기별로 적자가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신라는 올해 푸켓 및 일본의 시내면세점 영업이 본격화하고 2018년 홍콩공항 면세점이 문을 열면서 외형성장도 본격화 될 것”이라며 “국내 시내 면세점의 환경 악화로 호텔신라는 해외시장 확대를 통한 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이서현, 적자 지속…2분기 실적도 ‘글쎄’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는 호텔신라와 달리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연속 3분기째 좀처럼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0억원, 매출 465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전년 대비 85억원 가량의 적자를 줄였지만 매출도 120억원(2.5%) 가량 감소했다. 지난 4분기 브랜드 재정비로 인해 커진 비용을 털어내고 올 1분기 경영 효율화 작업 효과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했지만 경기 불황과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삼성물산 패션은 선택과 집중을 위한 효율화 작업 일환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남성복 ‘엠비오’, 잡화브랜드 ‘라베노바’ 등의 사업을 접고 기존 브랜드를 재정비했다. 이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돼 지난 4분기 400억원의 손실을 본 바 있다.

삼성물산 패션이 고전하는 데는 주요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가 기대만큼의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패션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잇세컨즈 매출은 지난 2014년 1300억원, 2015년 1500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도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야심차게 진출한 중국시장에서의 성적표도 초라하다. 관련업계와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잇세컨즈 상하이 법인과 에잇세컨즈 트레이딩 법인은 각각 지난해 49억5300만원, 20억78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앞서 이서현 사장은 “오는 2020년까지 해외매출 10조원의 아시아 톱3 SPA 브랜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류스타인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을 모델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8(Eight)’까지 브랜드명에 새겼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향후 프리미엄 브랜드를 집중 육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에잇세컨즈 등의 기존 주력 사업에 힘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실제 지난해 고가 여성복 브랜드 구호가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패션업계 불황에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공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만 8개의 매장을 추가하며 점포수를 지난해 말 31곳에서 39곳으로 확대했다. 브랜드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보다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국내 장기적인 경기침체 영향을 받았지만 적자폭이 많이 줄었고 에잇세컨즈와 온라인사업 등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2분기부터는 개선된 실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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