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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 1주일 앞둔 대선, ‘YS가 그립다’
<기자수첩>노동자의 삶이 우선할 때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된다
2017년 05월 01일 (월)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오늘(1일)은 '근로자의 날(노동절)'이다. 정확히 말하면 '세계노동절(May Day)이다. 지난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국제노동자협회 창립총회에서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 노동자 총파업'을 기념하기 위해 국제적인 노동절로 정했다.

우리나라는 광복 직후 이날을 '노동절'로 정했다. 하지만 군사독재정권 시절인 1963년 쿠데타를 통해 국정을 장악한 박정희가 '노동절'의 의미를 폄훼코자 '근로자의 날'로 명칭을 바꿨다.

날짜도 '한국노종 창설일(대한노총)'인 3월 10일로 무단 변경했다. 노동자들의 국제적 연대를 가로막기 위한 비민주적인 처사였다. 그렇다면 '근로자의 날'이 5월 1일이라는 날짜를 되찾게 된 건 언제일까. 그 배경에 YS(故 김영삼 전 대통령) 정신이 담겨있음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 고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기득권층의 논리에 앞서 노동자와 민중의 삶이 우선할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정치인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먼저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줬다 ⓒ 시사오늘

우리 노동자들은 1987년 6월 항쟁을 비롯한 대투쟁을 거쳐 1989년 제100회 세계노동절을 기념하며 '노동절 전통 회복'을 선언했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 YH노동자들의 투쟁 등이 일궈낸 결과였다. 그들은 '노동절'로의 공식명칭 변경과 5월 1일로 날짜 원상복귀를 주장했다.

민주화의 상징이자 노동자의 친구였던 YS는 1993년 '문민정부'를 수립하고, 이듬해인 1994년 노동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 '근로자의 날'을 5월 1일로 변경했다. 재계의 반발로 인해 명칭까지는 개혁할 수 없었지만, 노동자들이 단결과 투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제 연대를 모색할 수 있도록 그들의 요구를 수용한 YS의 정신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YS는 취임 이전에도 노동자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정치인이었다.

1979년 8월 YS는 회사의 폐업조치에 항의해 노숙 투쟁에 들어간 가발수출업체 YH무역 여성 노동자들을 위해 신민당 당사를 기꺼이 내어줬다.

당시 YS는 "우리가 당신들을 지켜주겠다. 아무 걱정하지 말라. 우리 신민당 당사를 찾아준 걸 오히려 눈물겹게 생각한다"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했다. YS가 당사 주변을 돌던 경찰 보안과 형사들의 따귀를 올려붙이고, 작전지휘에 나선 마포 경찰서장을 향해 호통을 쳤던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다.

군부정권 하의 공권력은 너무나 강력했다. 신민당 당사는 곧 군홧발로 아수라장이 됐다. 꽃다운 여성 노동자 김경숙 씨(21)가 옥상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YS는 경찰들에 의해 끌려가 상도동 자택에 감금됐다.

이후 경찰의 폭력진압에 반발하는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났다. 사건의 시작은 일개 회사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한 투쟁이었지만, 이내 전(全)국민들이 반유신투쟁에 나서는 도화선이 됐다.

결국 그해 10월 4일 YS는 국회의원직에서 제명됐다. 노동자들의 편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온몸을 불살랐음에도 국회를 떠나야하는 현실 앞에서 YS는 오히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야 만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10·26 사태가 터졌다.

이처럼 YS는 기득권층의 논리에 앞서 노동자와 민중의 삶이 우선할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정치인이었다.

일주일 뒤면 조기대선이다.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이야말로 민주공화국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도덕임을 알고 있는 후보, 노동자의 눈물을 기꺼이 닦아줄 수 있는 후보가 국민의 선택을 받는 5월 9일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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