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대선] 심상정 지지율, ‘껑충’…이유는 ‘反 기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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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 심상정 지지율, ‘껑충’…이유는 ‘反 기득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5.01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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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에 대한 반발심…심상정에게로 관심 이동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공약은 대선 후보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심상정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CBS>가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지난달 27~29일 수행해 30일 공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7.6%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이은 4위에 올랐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5.2%)보다는 오히려 2.4%포인트 앞선, 괄목할 만한 수치다.

정치권에서는 이처럼 심 후보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는 근본적 원인을 ‘기득권에 대한 저항’으로 본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민들의 개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여타 후보들이 기성 정치를 답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심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反 영남·율사·재벌

2013년, 강용석 변호사는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 강연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정체성을 요약해서 표현하면 영남인사와 율사(법조인)출신의 교집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는 사회적 기득권, 영남·율사·재벌 같은 사람들이 이끌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군사독재정권이 민간으로 이양되는 과도기(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부를 제외하면, 세 명의 대통령 중 두 명은 영남 출신의 변호사(노무현)거나 CEO(이명박)였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영남 출신의 법조인(김기춘·우병우)이 실권을 쥐고 전횡을 일삼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년간 권력의 가장 가까운 곳에는 영남·율사·재벌 등 ‘사회적 기득권’층이 있었던 셈이다.

문제는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여전한 이번 대선에서도 이런 ‘공식’이 깨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문 후보와 홍 후보는 영남출신 율사, 안 후보는 영남출신 CEO며, 유 후보 역시 영남 출신에 부친이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국회의원을 지낸 기득권층이다. 지역적으로는 영남, 사회경제학적으로는 기득권층이 정치권력의 최상층을 구축하는 관성이 이번 대선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의 한 노정객이 “다들 개혁 개혁 하는데, 정작 자신들이 현 체제에서 이득을 보며 살았던 기득권층 아니냐”고 반문한 뒤 “이런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개혁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러다 보니 국민들이 기존의 유력 후보들과는 결이 다른 심 후보에게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심 후보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재학 시절 노동운동에 투신, 서울노동운동연합 중앙위원회 위원장과 전국금속노동조합 사무처장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한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즉,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근본적인 사회구조개혁을 원하게 된 유권자들이 변호사도, 검사도, 박사도, CEO도 아닌 노동자 출신 후보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다.

준비된 후보

그렇다고 심 후보의 상승세를 단순히 ‘반사 효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풍부하면서도 정교한 정책·공약, 매 토론 때마다 호평 받는 능력 등은 심 후보를 기성 정치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핵심 요소다.

실제로 〈경향신문〉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9대 대선후보 5명의 공약을 가치성·구체성·실현가능성으로 분류해 평가한 결과를 보면, 심 후보는 외교·안보·통일, 안전, 복지, 일자리·노동, 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에 따라 점수 편차가 있었던 다른 후보들과 달리, 그는 모든 분야에서 3점 이상을 얻었다.

심 후보 측 역시 정책·공약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달 24일 〈시사오늘〉과 만난 임한솔 부대변인은 “언론에서 심 후보에게 ‘1일 1정책 1공약’이라는 평가를 하는데, 이것은 평소에 우리 당이 얼마나 국민과 소통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정책·공약 면에서는 가장 잘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TV토론도 심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0%가 지금까지 진행된 4차례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가장 잘한 후보로 심 후보를 꼽았다. 문 후보가 18%, 유 후보가 14%, 홍 후보가 9%, 안 후보가 6%로 그 뒤를 이었다. 네거티브 공방 속에서도 정책 토론을 이어가려는 노력과, 상대 후보의 정책적 장·단점까지도 파악하고 나선 준비성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모양새다.

이에 대해 야권의 한 관계자는 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의당 쪽 정책 능력이야 정치권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거긴 다 전문가들”이라며 “TV토론을 보면 심 후보도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나오는 것 같더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실 정의당 공약이 좋았던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닌데, 이번에 이렇게 지지율이 오르는 건 정책이나 공약, 토론의 힘이라기보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발심이 아닌가 싶다”며 “우리 당도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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