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PK 지역 의원들의 '엇갈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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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PK 지역 의원들의 '엇갈린 행보'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05.03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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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리(實利)보다 명분(名分)택한 김세연·하태경·강길부에게 눈길이 가는 이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PK지역 민심을 피부로 느끼는 기초의원들의 대거 이탈에 이 지역 국회의원들은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결국 ‘탈당 열차’에 몸을 실었을 것이다.  ‘정치적 명분(名分)’보다는 눈앞의 ‘정치적 실리(實利)’를 선택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 뉴시스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지난 2일 탈당을 선언하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4일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세우겠다”며 ‘박근혜 탄핵’과 ‘친박 청산’을 외치며 새누리당(現 한국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주축이 돼 창당한지 3달여 만이다. 5·9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일어난 일이기도하다. 이중 황영철 의원은 한국당에서 본인의 복당에 대한 분위기가 좋지 않자, 3일 다시 탈당을 철회한다고 했다.

탈당파들의 결정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곧 대선인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좀처럼 3%대를 벗어나지 못하자 초조하고 불안했을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해 2위 자리를 지키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오차범위 내로 접전한다는 여론조사가 하나둘씩 발표되자, ‘한국당행(行)’ 결심을 굳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년 지방선거와 앞으로 있을 총선까지 생각하니, “바른정당에 있어봤자 도무지 답이 안 보인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탈당파들의 구성을 살펴보면, 이러한 추측은 더욱 힘을 얻는다. 탈당을 철회한 황 의원을 제외한, 12명의 의원들 중 절반가량인 5명(김재경·여상규·이군현·이진복·장제원)이 보수색채가 강한 PK(부산·울산·경남)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실제로 PK지역의 많은 기초의원들은 “이대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바른정당을 탈당해 한국당으로 복당 신청을 한 상태다. 지역 민심을 피부로 느끼는 기초의원들의 대거 이탈에 이 지역 국회의원들은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결국 ‘탈당 열차’에 몸을 실었을 것이다.  ‘정치적 명분(名分)’보다는 눈앞의 ‘정치적 실리(實利)’를 선택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재, 바른정당에 남아있는 PK지역 의원은 김무성(부산 영도구)·김세연(부산 금정구)·강길부(울산 울주군)·하태경(부산 해운대구갑) 의원 등 총 4명이다.

김세연 의원과 하 의원 그리고 강 의원은 한 목소리로 “정치는 계산보다는 명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 의원은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치는 얄팍하게 계산하고 눈치 보면서 하면 안 된다. 나는 뚜벅뚜벅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갈 것이다”면서 “보수혁신은 될 수밖에 없고, 확신한다. 국민들이 다 보고 있고, 다 알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김세연 의원도 지난 2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새로운 보수의 길을 나서는 게 쉬울 거라고 생각 안 했다”면서 “그래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초심을 잃지 않고 제대로 된 중도보수 정당의 틀을 세울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강 의원 측도 이날 통화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서 개혁적인 보수정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가는 것은 명분이 없다”면서 “눈앞의 이익보다는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창업주라고 할 수 있는 김무성 의원은 그렇다 치고, 나머지 세 명의 의원은 ‘실리(實利)’를 몰라서 당에 남았을까. 바른정당에 한때 몸담았다 탈당한 5명의 의원들과 “옳은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고 당에 남은 의원들의 엇갈린 행보가 요즘 ‘눈길’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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