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학습효과] 그들이 꿈꾸는 최상의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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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학습효과] 그들이 꿈꾸는 최상의 시나리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7.05.06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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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1997년 김대중
홍준표, 1987년 노태우
안철수, 2002년 노무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장미대선도 그 레이스의 끝이 보인다. 대선 후보들이 ‘마지막’에 꿈꾸는 최상의 결말은 어떤 걸까. 민주화 이후 치러진 대선은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앞선 대선을 학습한 후보들은 그 중에서 원하는 ‘시나리오’를 하나씩 골랐을지도 모른다. 앞선 정치에 대한 ‘학습 효과’로, 각 후보가 원하는 선거의 재현은 어떤 것일지 살펴봤다. 어떤 의미로는 후보 각자의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편리주의 해석일 수 있지만, 역사는 늘 반복된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표를 나누면 40%를 밑도는 지지율로도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뉴시스

문재인 – 1997년 김대중(DJ) 전 대통령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군부정권의 막을 종식시켰지만, 3당합당으로 인해 ‘정권 교체’의 이미지는 주지 못했다. 그래서 1997년엔 1987년 만큼이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당시 DJ 캠프에 합류한 신인 정치인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지난 달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엔 정권을 바꾸는 것이 민주화의 완성이라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여기에 더해, 이인제 후보의 출마가 결정적이었다. 이회창 후보가 아들 병역비리 악재를 만나면서 휘청거리자, 이인제는 경선에 불복하며 탈당, 국민신당을 만들어 선거에 나섰다. 이는 보수진영의 분열을 가져왔고, DJ는 40.3%의 득표율로 당선된다. 이회창은 38.7%를 얻었다. 단순 합산이긴 하지만, 이인제의 19.2%를 합치면 57.9%에 달했을 수도 있었다.

2017년,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은 1997, 1987을 넘어선 역대 최고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야권 내 게임’이 벌어지는 흐름에서, 야권의 선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턱밑까지 쫓겼다.

그런데 안 후보의 이미지가 ‘보수’ 쪽으로 기울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안 후보가 표를 나누기 시작했다. 문 후보는 1997년을 떠올릴 수 있다. 자신의 ‘콘크리트 지지층’ 40%, 그리고 홍 후보든 안 후보든 서로의 표를 20% 가까이 가져가면 된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1987년 대선 때 야권분열로 당선된 노태우를 모델로 선거 승리 전략을 짤 가능성이 크다. ⓒ뉴시스

홍준표 –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

6월 항쟁으로 직선제를 쟁취한 1987년 선거에서, 야권은 분열한다. 민주정의당이 내세운 노태우 후보에게 맞서, 통일민주당은 YS와 DJ가 갈등을 빚었고 결국 DJ가 탈당하며 평화민주당을 만들었다. 여기에 공화당에서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가 나서면서 4강 구도가 이뤄졌다.

정권교체에 대한 강렬한 열망에도 불구하고 YS와 DJ로 분열한 야권은, 각각 28%와 27%의 득표에 그치며 36%의 노태우에게 정권을 내줬다. YS와 DJ의 지지율을 단순히 합산할 시 55%였다.

2017년 홍 후보는 이 선거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 유일한 보수 후보라는 선전과 함께, 야권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대립으로 어부지리를 노리는 작전이다. 상황은 유사하다. 군부독재에 대한 반발과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지만, 덩치가 커진 야권은 나뉘었고, 여전한 보수 지지층이 존재해서다.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공동정부를 내세우며 선거 막판 '문재인 대세론' 뒤집기에 나섰다. ⓒ뉴시스

안철수 –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이 시작할 당시, 노무현은 군소 후보로 분류됐다. 지지율이 10% 안팎에 그쳤던 그는, 국민참여경선이 시작되면서 힘을 받았고 여당의 후보가 됐다. 그리고 선거 막판,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만들어내며 '이회창 대세론'을 잠재웠다. 

안철수는 선거 막판 '공동정부'를 내세우며 1위후보 문재인 뒤집기에 나섰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통합정부를 만들자는 제안을 냈다. 막판에 단일화에 가까운 통합으로, 역전을 노린다는 심산이다. 노무현-정몽준의 막판 단일화처럼 안철수-유승민, 멀리는 심상정 까지도 손을 뻗는 모습으로 유권자들에게 마지막 호소를 하는 중이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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