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민심] 캐스팅보트 쥔 표심,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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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민심] 캐스팅보트 쥔 표심, 어디로?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5.07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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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지역대결구도 옅어져, 수도권 표심 향배 '관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장미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수도권 민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정계에선 대선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수도권 표심에 따라 움직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번 19대 대선은 ‘호남=진보, 영남=보수’로 점철됐던 과거 선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지역대결구도가 확연히 옅어졌다. 영남과 호남 두 지역 모두 그 어떤 후보에게도 치우치지 않은 ‘고른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수도권이 ‘대선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일단, ‘깜깜이 국면’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선 수도권 표심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아닌, 문재인 후보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의뢰로 지난 1∼2일 양일간 전국 유권자 1천1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문 후보는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거두고 있었다. 문 후보는 서울에서 41.2%(안 18.8%, 홍 16.9%), 경기‧인천에서 44.1%(안 20.4%, 홍 13.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수도권 표심은 문 후보에 꾸준한 지지를 보내고 있을까. <시사오늘>은 지난 6일  서울 남대문 시장‧명동 일대에서 시민들과 상인들의 민심을 들어봤다.

▲ 장미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수도권 민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 6일  남대문 시장의 모습ⓒ시사오늘

◇ "될 사람 밀어줄 것"

거리에서 만난 많은 시민들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문재인 지지를 얘기를 했다.

남대문 시장의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 이모(57) 씨‧정모 씨(52) 부부(夫婦). 기자와 만난 이들은 이번 대선정국에 대해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이번 대선 누구에게 표를 던질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쉴새없이 대화를 쏟아냈다.

이모 씨는 “문재인을 생각하고 있어요. ‘될 사람’ 밀어주는 거지. 주변 얘기 들어보면 문재인이 되는 분위기더라고. 일단 홍준표는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없고, 개그맨 보는 것 같아. 안철수는 힘이 없어. 대통령이 되어도 박근혜처럼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릴 느낌이지. 뭐든지 어색해. 심상정, 유승민이 TV토론에선 분명 잘하긴 하더라고. 그런데 지지율이 안 나오잖아”라고 밝혔다.

정모 씨의 경우,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 사이에서 갈등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경선 이후, 안철수와 문재인 사이에서 고민 많이 했어요. 안철수가 처음에는 이미지가 좋았다고. 일단 신선해. 기득권 정치인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죠. 그런데 다른 정치인들과 다를 바 없더라고. 안철수가 TV토론에서 말한 것처럼 실망을 한 거지. 걸어서 유세하는 것같던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반면, 기자와 만난 시민 중 일부는 신선한 이미지 때문에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30대 남성 박모(32) 씨는 "안철수의 신선한 이미지가 좋다. 선거 포스터와 광고도 (다른 후보들과) 다르지 않나. 운동화를 신고 백팩을 메고 시민들과 직접 만난다는 컨셉의 유세도 젊고 새롭다. 지난총선에서 보여준 것처럼 이번 대선에서도 반전이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 장미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수도권 민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 6일 중국 대사관 앞 명동거리의 모습ⓒ시사오늘

◇ 20대 청년, "정권교체할 수 있는 후보"

명동거리에서 만난 20대 커플, 김모(28) 씨와 이모(27) 씨를 만났다.

김모 씨는 “지금 문재인을 생각하고 있긴 해요. 후보 5인 중 가장 깨끗한 후보같아 보여요. 지난 대선 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검증을 거쳤지만, 문재인 만큼 ‘별거 안 나온’ 후보는 없었죠”라고 역설했다.

이모 씨는 “문재인이 정권교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해요. 특히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은 인수위 없이 바로 국정을 운영해야해요. 준비된 후보가 돼야 좋지 않을까요”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문 후보가 아닌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란 시민들도 있었다.

40대 남성 김모(41) 씨는 문 후보가 아닌,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 향하고 있었다. 중국과 무역을 하고 있는 김모 씨는 이번 사드 배치 논의로 인해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고 했다.

김모 씨는 “원래 문재인을 뽑으려다가 TV토론을 보고 심상정을 뽑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문재인은 사드문제에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도 않았어요. 사드 때문에 타격받은게 얼만데….”라고 강조했다.

이제 갓 돌을 지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최모(37) 씨는 “나만 생각하면 문재인을 뽑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 아들이 클 미래를 생각하면 이번에 심상정을 확실히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역대 대선 중) 이렇게까지 정의당이 주목받았던 적이 있었나요? 어차피 문재인이 당선될거에요. 이 기회에 심상정을 우리가 밀어줘야 먼 미래에 한국사회가 더욱 발전하고 진보할 수있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일부 청년 중에선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1년여간 '취업준비생' 생활을 마치고 최근 취업에 성공한 20대 청년 최모(28) 씨는 "막상 취업을 하고 나니, 정말 힘들어요. 밤 10시에 퇴근하기 일수고, 퇴근 이후 저녁있는 삶은 꿈도 꾸지 못해요. 물론 유승민의 칼퇴근법이 도입된다해도 지켜질지는 미지수에요.  그래도 자그마한 희망이랄까요. 최근 바른정당 탈당사태로 (유승민 후보가) 여러 어려움을 겪었는데, 꿋꿋이 해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은 것같아요"라고 밝혔다.  

장미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수도권 민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 6일  남대문 시장의 모습ⓒ시사오늘

전통보수층 표심은?

노년층과 보수층에선 자유한국당 홍준표에 표심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자신을 '보수층'이라고 한 최모(89) 씨는 "안철수가 되는 분위기였으면 안철수 뽑았지. 그런데 안철수가 밀리잖아. 문재인에 대항하는 세력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보수가 결집해야되. 이런 의미에서 홍준표는 '차선'이야. 민주당 의석수가 120석이고, 자유한국당이 90석 정도 된단 말이지. 홍준표를 밀어줘야 문재인과 해볼만 할 것이야."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만난 80대 여성 임모(82) 씨 또한 문재인 후보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다. 임모 씨는 "문재인이 될 것같아?"라고 기자에게 물으며 "문재인이 되면 한미동맹도 약해지고, 불안해질 거야. 홍준표를 뽑아야해"라고 말했다.

한편, 본 기사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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