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중앙대인수 5대의혹]
누구를 위한 중앙대 총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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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중앙대인수 5대의혹]
누구를 위한 중앙대 총장인가?
  • 김재한 대기자
  • 승인 2009.06.01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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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훈 중앙대 총장의 연출
 
의혹의 박범훈 중앙대 총장의 행보
 
 
두산의 중앙대 인수를 둘러싸고 생길 수 있는 의혹과 오해는 다양할 수 있다. 그동안 학교법인 중앙대 재단을 운영해 왔던 김희수 전 이사장이 학교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았으니, 두산그룹으로 교체가 되면 더 낫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절차상 하자가 있고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김희수씨가 재단에서 물러난다면 어떠한 것도 괜찮다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도 있다.

더욱이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중앙대학교 총장이며, 재단 이사인 박범훈 총장의 역할 또한 두산그룹 영입에 중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일련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절차상 문제점과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있었다면 비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화려한 경력의 처세의 달인, 박범훈

 
서라벌 예대 출신의 국악 연주자로 널리 알려진 박범훈 총장은 1983년부터 중앙대학교 음악대 조교수를 시작으로, 국악대학 창작음악과 조교수, 국악관현악과 교수, 중앙대 이사장 비서실장 겸 법인 사무처장, 제2캠퍼스 부총장, 제12대 중앙대학교 총장,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선거후보 문화예술정책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위원장,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제13대 중앙대학교 총장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박범훈 총장은 국악관현악에 쓰이는 크고 작은 음악들을 작곡한 작곡가이며 연주자이다.
 
그는 명인 지영희 선생에게서 피리 연주를 전수받은 피리의 명인이기도 하다. 국악대 창작음악학과 교수였던 그는 2004년 12월 24일 본관 2층 이사장실에서 열린 법인이사회 회의결과 제12대 총장으로 선출되었다.
 
법인이사회에는 김희수 이사장을 비롯해 박명수 제11대 총장, 이상윤 법인사무처장, 서청원 동창회장 등 총 10명이 참석했다. 예술가 출신의 교수가 종합대학 총장으로 선출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 각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악과 작곡이 전공인 박범훈 교수는 당선이 확정된 후 “교육자로서 총장의 자리에 오른 것을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예술가로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가지고 있는 열정을 중앙대라는 또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데 쏟아 부을 것”이라 소감을 밝혔다.

제12대 중앙대 총장 선거는 당시 교수와 직원들의 직선에 의해 치뤄졌다. 당시 국악대 창작음악학과 교수였던 박 총장은 교수협의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박애자, 의대의학부 임상교수) 선거 결과 264표로 43%의 득표율을 보이며 1순위로 결정되었다. 직원 노동조합ㆍ처과장 협의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김진수) 선거 역시 재적인원 410명 중 391명이 투표하여 95.37%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그 결과 박범훈 후보가 195표로 49.87%의 득표율을 보이며 1순위로 결정되었다.
 
 
박 총장 기자회견 통해, 두산 중앙대 인수 조건 밝혀
교수와 학생을 위한 장학연구기금 1200억 원 출연하기로
 
박범훈 총장은 중앙대학교 학교장이면서 ‘학교법인 중앙대학교’의 이사이다. 그는 잦은 기자회견을 통해 두산의 중앙대 인수과정에 있어서 혼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언동을 해왔다.

지난 해 5월 2일 두산과 중앙대 등이 맺은 '학교법인 중앙대학교 발전을 위한 공동협약(MOU)'에서도 수림재단은 출연 받은 기금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을 중앙대와 소속 학생들의 발전 및 복지 등을 위하여 사용하도록 '노력'한다고만 돼 있다. 기금 수익금 중 얼마를 어떻게 중앙대측에 지원할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박 총장은 지난 해 5월 8일 교내 총장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일 두산그룹과 중앙대 법인은 중앙대를 매각·인수한다는 내용의 공동 협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교수와 학생을 위한 장학연구기금 1200억 원을 출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해 5월 14일 이사회 이후 총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산이 내놓는 1200억은 현 재단으로 투입되며, 김희수 이사장이 일본에 설립한 학교 쪽으로는 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당일 중앙대측은 보도자료에서 학교법인에 두산이 참여키로 한 사실을 설명한 뒤 "이에 따라 두산은 총 1200억 원을 국내에 설립·운영되고 있는 재단법인 수림장학연구재단에 출연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박 총장의 기자회견의 사실과 달리, 두산의 중앙대 인수조건인 교수와 학생을 위한 장학연구기금 출연이 아닌 김희수씨 개인재단인 수림재단에 출연했다.

이와 달리 박 총장은 같은 해 5월 15일 학내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수림장학연구재단이 공익재단이므로 수익금을 중앙대만을 위해 사용할 순 없다. 수익금을 어디에 사용할 지는 전적으로 재단이 결정할 일”이라면서 “하지만 김 이사장이 기금 수익금 중 상당액을 중앙가족에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특히 두산이 출연할 1200억 원이 학교와 무관한 곳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두산그룹 김희수 이사장이 운영하는 수림장학재단에 기금을 출연하면 그 기금이 중앙대를 중심으로 한 몇몇 대학들에 장학금 등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해명했다.』(연합뉴스 2008. 5. 27 )

그러나 수림재단은 장학금, 학술연구비, 교육기관, 교원 해외연수 등의 지원을 설립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수림재단은 정관에 명기된 목적 이외에는 돈을 사용할 수 없는 공익법인 설립 및 운영법상 공익재단이다.

수림재단은 1990년 6월 설립한 공익재단으로, 김희수 전 이사장 개인 재단 성격이 강하며, 사업목적에 중앙대 지원과 관련한 명시적 규정이 없다. 현행 공익법인의 설립·운영법은 공익재단이 목적사업 외 사업을 수행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동안 학교법인 중앙대 재단 이사장이었던 김희수씨가 운영하는 수림재단은 중앙대 발전을 위한 지원이 없었던 공익재단이었으며, 지난 해 사업실적이 450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중앙대 이사장 비서실장 겸 법인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2005년 이후 줄곧 중앙대 총장을 맡아왔으며 학교재단의 이사인 박 총장은 당연히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모르고 있었다면 이것 또한 문제이다.

문제는 박 총장이 한겨레신문과 통화에서는 “김 이사장이 두산에 1200억은 수림재단에 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상기의 사실을 감안해 볼 때, 박 총장은 두산의 중앙대 인수자금이 중앙대 교수와 학생을 위한 장학연구기금 출연이 아닌, 김희수씨 개인재단인 수림재단에 출연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이는 그가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 과정의 전모를 알고 있다는 반증이다. 다시 말하면 그는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자금, 즉 재단 출연금이 학교법인 중앙대 재단에 출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도 중앙대학교 학교재단에 출연하지 않느냐고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지난 해 5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와 관련 “연구개발(R&D) 센터와 하남 글로벌 캠퍼스 설립, 중앙대병원 500병상 증축 등 크게 3가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앙大 총장직선 폐지-성과급형 연봉제 도입
박범훈 총장 임명제로 13대 중앙대 총장 취임해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은 지난 해 8월 27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교수 전체회의에서 ▲실행력 강화 ▲선택과 집중 ▲선순환 구조 확립 등을 대학 발전을 위한 실행전략으로 제시하고, 이 같은 내용의 발전 전략을 공개했다.

박 이사장은 “‘대학 발전과 개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추진력 있는 총장이 필요하다’는 교내 여론을 수렴, 총장 선출방식을 기존의 직선제가 아니라 법인 정관에 명시된 대로 임명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중앙대는 교수들이 2명의 후보를 선출하면 재단이사장이 그 중 1명을 총장으로 임명하는 방식을 유지해왔다. 박 이사장의 계획이 현실화되면 내년 2월 선출되는 총장은 이사회가 후보자를 선정·의결한 뒤 이사장이 임명하게 된다.

박이사장이 밝힌 것 처럼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임명제로 전환했다. 중앙대는 지난 해 12월 30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박범훈 현 총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박 총장은 법인이사들의 의견에 따라 만장일치로 연임이 결정됐으나 선임 과정에서 학내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장은 이사회에서 임기를 마치고 예술인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학교 발전 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서는 박 총장이 학교 운영을 계속 맡아야 한다는 법인이사들의 의견에 따라 만장일치로 연임이 결정됐다.

앞으로 박범훈 총장은 원만한 학교재단과의 관계와 달리 중앙대 동창회와 학생회 등 이해 관계자들의 이해를 조정하고 원만히 대학을 운영해야 할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 난산 끝에 태어난 중앙대 재단 이사진 교체가 앞으로 대학 운영에 어떤 도움을 줄 것이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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