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수장 정일영·성일환, 조기 교체설 확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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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공사 수장 정일영·성일환, 조기 교체설 확산…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5.26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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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 공항공사 수장들의 조기 교체설이 확산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MB(이명박 전 대통령)·박근혜 정권 인사로 평가 받는 인물인 데다, 최근 문재인 정권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시대'를 천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간담회를 열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를 전면 조사하고 하반기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내세웠다. 당시 정일영 사장은 "올해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포함해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인천공항공사의 움직임은 미지근한 눈치다. 한국공항공사도 정규직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꺼리는 기색이다.

이에 26일 공공비정규직노조는 한국공항공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항공사들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자리에서 노조 측은 인천공항공사에 대해 "정 사장은 연내 1만 명 정규직화를 약속했지만 우선 전환된 폭발물처리 직원들의 고용승계도 없고, 임금삭감으로 인해 시작부터 또 다른 차별을 강요받고 있다"며 "일자리위원회의 방안으로 자회사를 통한 직접고용이라는 말도 있다. 꼼수 정규직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대해서는 "소문만 무성할 뿐 한국공항공사의 공식적 입장 발표는 무소식이다. 성일환 사장은 인천공항의 상황만 지켜보고 있다가 편승할 셈인가"라며 "한국공항공사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 맞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에 양(兩) 공항공사가 역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 사장과 성 사장의 교체설이 도는 첫 번째 이유다.

▲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왼쪽), 성일환 KAC한국공항공사 사장의 거취가 불투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이목이 쏠린다 ⓒ 뉴시스

또한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 여권 의원들로부터 수많은 질타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어버이연합 게이트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진의가 의심된다"며 "공공기관이 사기업 모임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2004년 전경련 가입 이후 매년 1000만 원 가량의 회비를 납부했다. 당시 인천공항공사는 국감에 앞서 윤 의원에게 '전경련을 탈퇴했다'고 거짓으로 답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한국공항공사에서 최근 2~3년 간 임직원들의 비리가 연이어 발생했다. 짧게는 4개월, 길게는 6년이나 비리가 진행됐는데 내부적으로 전혀 감지를 하지 못했다"며 "조직 전반에 업무태만, 기강해이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일환 사장은 당시 김포공항 내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성추행 문제와 관련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성추행은 개인적 문제여서 공사가 관여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해명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정 사장과 성 사장의 교체설이 확산되는 또 다른 이유는 두 사람 모두 현 야권과 관계가 깊은 인사라는 것이다.

정 사장은 MB 정권에서 국토해양부 항공정책실 실장, 교통정책실 실장 등을 역임했고 박근혜 정권 때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성 사장도 MB 정권 당시 공군 참모총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한국공항공사 사장 자리에 앉았다.

더욱이 공항공사 사장직은 국내 정치권에서 정계 진출의 등용문로 통한다. 박완수 인천공항공사 전(前) 사장은 임기를 채우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20대 총선에 출마,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전 사장 역시 같은 기간 사장직을 사퇴하고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정 사장과 성 사장의 잔여임기가 많이 남았음에도 현 여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로 조기에 교체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회 국토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지난 24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공항공사 사장 자리를 넘보는 정치권 인사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안다"며 "올해에는 정국 여건 상 어렵겠지만, 내년 상반기께 슬슬 교체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임종성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공공기관장들의 임기제를 기본적으로 존중하지만 기계적으로 떨어지지는(임기를 보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기업·공공기관 수장들을 조기에 교체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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