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국민연금 대대적 개편 예고…‘나 떨고 있냐’
스크롤 이동 상태바
문체부·국민연금 대대적 개편 예고…‘나 떨고 있냐’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5.30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정기획위 최순실비리 부처 '적폐청산'에 긴장 역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이하 국정기획위)가 지난 22일 출범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윤곽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동시에 새로운 국정기조에 발맞춰야하는 부처들은 유달리 긴장하는 모양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 이후 이어진 정권교체로 국정철학과 기조에 적잖은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휩쓸렸던 기관의 경우, 긴장감과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한 데 뒤섞인 분위기다.

◇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 문체부

문체부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각종 국정농단 비리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부서다. 특히 문체부를 이끌었던 조윤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 및 집행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됐으며,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문체부 관계자 또한 이에 대해 지난 4월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블랙리스트 사건이 터진 후 문체부 전체 분위기가 상당히 안 좋다”며 “특히 조 전 장관이 그렇게 된 이후(블랙리스트 개입 의혹)엔 더더욱 뒤숭숭한 분위기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국정기획위가 문체부를 향해 ‘적폐 발본색원(拔本塞源)’과 ‘정책 혁신’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문체부 국정방향에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국정기획위는 지난 26일 열린 문체부 업무보고에서 "과거의 어두웠던 기억을 발본색원하고 완전히 새롭게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지난 정권의 불미스러운 일로, 일반인들이 권리로서 누려야될 문화체육에 대한 함의가 마치 특권층이 다 점유하는 것처럼 인식이 확산돼 우려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체부 측 또한 국민 여론과 국정기획위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갑수 문체부 기획조정실장 또한 이날 업무보고 인사말을 통해 “작년 하반기부터 우리 문체부 구성원 모두는 그간 특정계층에 대한 지원 배제를 의미하는 블랙리스트 등 여러 잘못된 문화 행정에 대하여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문체부 관계자는 3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권이 바뀐 후 아무래도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금은 국정자문위 업무보고 관계로 바쁘지만, 신임 장관이 부서를 이끌면 또다시 분위기가 쇄신되지 않겠나”고 전했다.

▲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회의실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 ‘삼성 합병’ 논란, 국민연금

국민연금 또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에 올랐던 곳이다. 청와대 개입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불공정하게 찬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은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까지 관련 재판이 진행중이다.국민연금의 혁신적인 조직개편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이에 국정기획위는 지난 29일 국민연금의 운용 철학에 대한 근본 변화를 촉구했다. 핵심 키워드는 ‘공공성’과 ‘투명성’이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박근혜 정부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들의 우려가 있다며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를 씻을 수 있는 혁신적인 조직개편 대책이 필요하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34% 수준으로 불어난 기금의 운용 체계를 개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시장운용 원칙을 지키면서도 기금투자방향에 대한 전향적 자세를 요구했다. 김연명 국정기획위 사회분과 위원장은 "시장투자원칙을 제1원칙으로 삼겠지만 그동안 미흡했던 연금의 공공성 원칙을 내실화하고 충실화 하는 방안을 중기자산배분 시장원칙과 조화되는 선에서 안을 만들어 달라"고 지적했다.

기금운용 투명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대기업의 거수기’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난 2012년부터 올해 1분기 까지 국민연금이 주주총회에서 반대의견을 낸 비율은 10%내외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최순실 사건에서 확인했던 것 처럼 국민연금의 가장 큰 문제는 투명성 부족”이라며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와 투자전문위원회 등을 강화해 의사결정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또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독립 논의를 본격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지난 24일 발표한 ‘2017년 기금평가’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진표 국정기획위 위원장은 지난 29일 서울 통의동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대통령 공약을 베껴오거나 기존 정책의 길만 바꾸는 ‘표지 갈이’ 같은 모습이 많이 눈에 띈다”며 “새 정부 국정철학을 관료들이 제대로 느끼거나 공감하지 못한 측면이 많다”고 질타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후회없는 오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