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 부동산대책]"너무 약하다" vs.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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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부동산대책]"너무 약하다" vs. "이제 시작"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6.19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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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관망'…투기세력 탄력 받는다는 지적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내놓은 첫 부동산 대책인 '6·19 대책'을 두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19일 기획재정부 고형권 1차관은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부동산안정화대책 합동 브리핑을 열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경기 광명, 부산 기장, 부산 진구 등이 포함된 조정 대상 지역(40개) 내 LTV, DTI가 현행 70%, 60%에서 각각 60%, 50%로 강화되며 잔금대출에도 DTI 50% 규제된다. 이 같은 방침은 오는 7월 3일 이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LTV는 부동산 담보대출 시 부동산 담보인정금액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해 주느냐를, DTI는 개인의 금융부채 상환 능력을 소득으로 따져 대출이 소득의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방지하는 제도다.

이는 박근혜 정권이 완화했던 LTV(70%)·DTI(60%)를 다시 강화해 주택담보·소득비(比) 대출한도 비율을 조임으로써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 차관은 "부동산 시장 불안은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를 어렵게 하고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선별적이고 맞춤형으로 대책을 마련했다"며 이번 대책이 '집값 잡기'보다 '가계 부채 관리'에 방점을 뒀음을 시사했다.

정치권과 건설업계에서는 예상했던 수준의 부동산 대책이라는 견해가 중론이다. 투기과열지구지정 등 시장에 흔들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을 배제하면서도 대출 규제를 강화해 집값 상승 심리를 억제하겠다는 정부의 의중이 엿보인다는 이유다.

"예상했지만 너무 약해…집값 잡을 수 있겠나"

▲ 문재인 정부가 19일 6·19 부동산 대책을 공개했다. 예상했던 수준의 규제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해석과 전망은 둘로 나뉜다 ⓒ 뉴시스, Pixabay

구체적인 평가는 엇갈린다. 예상보다 더 약하다는 비판과 나쁘지 않다는 목소리가 공존하는 눈치다.

우선,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은 '서울 분양권 전매 금지(소유권이전등기시)'를 제외하고는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투기세력을 잡을 수 있는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을 치르면서 공공연히 언급했던 '부동산 임대소득 과세 강화', '보유세 인상',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과 같은 강력한 규제가 포함돼야만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 분양권 전매 금지'가 경기, 인천 등 서울 외 수도권 지역에 투기자금이 몰리는 풍선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인 '도시재생 뉴딜'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되면 풍선효과가 확산될 여지도 상당해 보인다.

부동산 114의 한 관계자는 1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애매하게 칼을 대면 참여정부 때처럼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제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도를 조절한 건 알지만 예상보다 더 약하다. 투기세력이 힘을 받을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정적인 전망에 대해 기재부 고형권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에는 중상(中上) 수준 강도로 대응하고, 앞으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면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더 강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첫 단추는 잘 꿴 것"

반면, 괜찮은 출발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아직 정권 초기인 만큼, 무리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투기세력을 잡는 게 반발심리를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번 발표에 앞서 <시사오늘>과 만난 국토교통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내 큰 손들을 자극하면 기득권층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것도 이에 따른 부작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점진적으로 개혁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2보 전진 위한 불가피한 1보 후퇴라고 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관련기사: [문재인 집값 정책①]'진화'인가, '퇴보'인가,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028).

이와 관련,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주택정책실장은 "규제 대상을 청약조정지역으로 한정하고 강도도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며 "규제의 강도가 세진 않지만 일단 부동산 과열을 그대로 두고 보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가 추가적인 금융규제 강화 정책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 말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일단 관망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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