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트럼프, ‘사드’ 주요 의제 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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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트럼프, ‘사드’ 주요 의제 삼을까?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6.29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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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트럼프 첫 만남 앞두고 中美 긴장 고조되는 이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미중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만남에 국제사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향해 대북 제재에 앞장서라며 압박하고 있고, 중국은 한중일 정상회담 불참의사로 미국에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이 가운데 한미 간 ‘갈등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우려가 불거졌던 ‘사드 배치’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취임 뒤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준비된 전용기를 향하고 있다. ⓒ뉴시스

◇ 美 “사드 대신, ‘무역’이 회담 주요 의제로”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양국에선 최근까지 긴장 분위기가 조성돼왔다. 오토 웜비어 사망,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워싱턴 발언’ 파문, 사드 배치 문제까지 연이어 사건·사고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의 한미관계가 악화될까 우려하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었다.

하지만 우려는 우려일 뿐이었다. 한미 간 최대 쟁점(爭點)으로 여겨졌던 사드배치는 이번 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오르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 백악관은 28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 문제를 포함, 한미 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한미 FTA에 대해 강한게 비판해왔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자동차를 한국에 수출‧판매하는 데 여전히 장벽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또 한국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철강 제품 수입량이 과도한 점 등에 관해 솔직담백하게 얘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 간 대북정책 ‘온도차’에 대한 우려도 이번 회담에선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에서 문 대통령의 대북기조에 대해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조건부 대화'를 핵심으로 하는 문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거론하면서 "그것이 문 대통령의 접근법이고,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이라며 양국 정상의 대북 기조가 일치함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내 대미외교 전문가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또한 <시사오늘>에 “문 대통령은 한미 간 약속은 지키겠지만, 국내법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미국 정부가 이를 무시하기엔 명분상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 본다. 또한 메티스 국방장관 등 미국 측 고위 관료들이 이러한 국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있다.

◇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中美 긴장 고조되는 이유

이처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호의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반면, 중국과 미국은 긴장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추세다. 미국 정부는 지난 28일 중국을 4년만에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하는데 이어, 중국산 철강 제품에 추가관세를 부가하는 등의 대중(對中) 무역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북한에 장기 억류됐던 오토 웜비어가 사망하자, 중미 간 긴장국면은 더욱 가속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향해 북한 압박에 더욱 협조해 달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의 (대북 제재에 대한)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미국의 공세에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7월 말 개최하려고 추진했던 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가 중국 측의 소극적인 자세로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일본 유력매체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은 한중일 정상회의에 응하겠다고 밝혔으나 중국이 난색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한중일 정상회담에 불참의사를 밝힌 이유로 두 가지가 꼽힌다. 우선, 중국은 지도부의 대거 교체가 이뤄질 올가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한중일 정상회의를 추진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반도 사드배치를 못마땅해 하는 중국이 한국에 압력을 주려는 의도란 것이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신문> 또한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악화된 한중관계도 중국이 한중일 정상회의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9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상·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는 데 이어 저녁에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상견례와 리셉션, 환영만찬 일정을 소화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 만찬을 베푸는 외국정상 부부는 문 대통령 부부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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