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닭가격 공시 검토…소비자 ‘환영’·치킨업계 ‘긴장’
스크롤 이동 상태바
생닭가격 공시 검토…소비자 ‘환영’·치킨업계 ‘긴장’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6.29 16:0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정부가 생닭 공시제 도입을 검토 중인 가운데 치킨업계가 생닭 원가, 유통 비용 등을 놓고 다시 한번 진땀을 흘릴 것으로 보인다. ⓒPixabay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생산·유통 단계마다 생닭 가격을 공시하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여론은 긍정적이지만 관련 업계는 긴장 분위기다. 최근 치킨 가격 인상을 두고 한차례 논란이 일었던 만큼 향후 업계의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2만원 치킨’ 논란과 관련 “치킨의 유통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이긴 하지만 농식품부에서도 크게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며 “치킨의 원재료인 생닭의 생산단계부터 가격 공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도 “닭고기 생산유통 단계별 거래가격을 공시하는 제도나 장기적으로 축산물 가격 의무신고제 도입 등 소비자에게 거래가격을 공개해 프랜차이즈 업계가 합리적인 가격을 형성하도록 유도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가격 공시제 외에도 치킨 중량 표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포장지에 닭고기 원산지, 재료 등만 표기하고 중량은 표시하지 않고 있다. 업체마다 치킨 양, 크기가 천차만별인 데다 소비자들도 이를 정확하게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현재 육계는 무게에 따라 가장 작은 5호부터 최대 16호까지 100g씩 차이나는 ‘호’ 단위로 판매되고 있다.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10호 닭은 951~1050g이다. 현행법상 950g만 넘으면 10호 닭으로 표기되지만 같은 10호 닭임에도 최대 100g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가격 공시제와 중량 표시제 등은 모두 치킨 가격 인상이 논란이 되자 화두에 올랐다. 앞서 BBQ는 두 차례 치킨값을 올리면서 도미노 인상의 시작을 예고했으며, 업계 탑3인 교촌치킨과 bhc도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 중이라는 소식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지난 16일 교촌치킨은 예정돼 있던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으며, bhc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어려움을 겪는 양계농가와 가맹점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약 한 달 간 일부 메뉴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에는 BBQ가 1, 2차로 나눠 올린 가격 인상을 전격 철회했다. 

소비자들은 가격 공시제 검토 소식에 투명한 가격 고지를 환영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지만 관련 업계는 생닭 원가, 유통 비용 등과 관련한 진실 공방으로 또 한 번 진땀을 흘릴 예정이다. 특히 앞서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치킨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하림, 마니커 등 생닭 가공업체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양계 농장과 육가공업체 간 수직계열화가 고착화돼 이들 기업이 유통 과정에서 ‘갑’으로 올라서며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육가공업체는 양계 농장과 계약을 맺고 생닭을 사들여 가공한 뒤 프랜차이즈 본사로 넘긴다. 국내 육계시장은 수직계열화가 94% 이상 이뤄진 상태로 닭을 키우고 잡아서 파는 전 과정을 기업이 주도하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가격 공시제 등을 놓고 정부가 시장 가격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지만 유통 과정에서 붙는 가격이 상당하다는 데는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각종 비용을 빼고 나면 결국 치킨 한 마리를 팔아 가맹점주가 손에 쥐는 돈은 2000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생닭을 튀겨내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 인건비, 배달대행 수수료 등이 붙는 데다 치킨 한 마리를 여러 명이 먹는 만큼 현재 가격이 비싼 편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가맹점주들의 인상 요청이 꾸준한 상황이지만 소비자 여론을 고려해 가격 인상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한동호 2018-10-20 01:06:27
530.600 6호가 맛나요. 닭사장님 너무심한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