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당대회] 홍준표 당대표 선출…친박·비박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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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전당대회] 홍준표 당대표 선출…친박·비박 ‘희비’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7.03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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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잔치 대신 봉사활동…신선한 시도 남긴 자유한국당 7·3 전당대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홍준표 후보가 자유한국당 신임 당대표로 당선됐다 ⓒ 시사오늘

파격이었다. 자유한국당이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해 3일 개최한 전당대회에는 당대표 후보자도, 최고위원 후보자도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사무총장, 바른정당 정문헌 사무총장, 청와대 전병헌 정무수석 등 ‘손님’이 찾아왔지만, ‘주인’들은 자리에 없었다. 행사가 열린 국회 헌정기념관에는 정우택 원내대표와 안상수 의장권한대행, 이인제 당 선거관리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과 국회의원, 후보 캠프 관계자들만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다. 

▲ 청와대 전병헌 정무수석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 시사오늘

그동안 후보자들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이들은 아침부터 이곳을 찾아 농민들과 함께 감자를 캐고, 막걸리와 빈대떡을 먹으면서 민심을 들었다.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는 전당대회 경과보고, 주요 당직자 인사말, 개표결과 발표, 당선자 화상연결 등 꼭 필요한 순서로만 구성됐다. 5~6시간에 달했던 전당대회 시간도 1시간 안팎으로 크게 단축됐다. 전당대회를 간소화하면서 아낀 비용 3억 원가량은 ‘사랑의 열매’, ‘초록우산’, ‘중소기업사랑 나눔재단’에 나눠 기부했다. 

▲ 전당대회를 간소화하면서 아낀 비용 3억 원가량은 ‘사랑의 열매’, ‘초록우산’, ‘중소기업사랑 나눔재단’에 나눠 기부했다 ⓒ 시사오늘

그러나 오히려 실속 있었다. ‘그들만의 잔치’였던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국민과 호흡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실제로 주광덕 의원이 진행한 ‘시우리 주민 민심청취’ 코너에서 한 주민은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 앞에서 “제발 싸우지 좀 말라”고 일갈해 헌정기념관에 모인 당원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또 다른 주민은 “국회의원 300명 너무 많다. 무엇 때문에 국회의원이 300명씩이나 필요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 주민이 “비박이 국민 위에 존재하느냐, 친박이 국민 위에 존재하느냐. 둘 다 아니면 국민 앞에서 싸움 좀 하지 말라”라고 꾸짖자 영상을 보던 당원들이 “옳소! 옳소!”라며 동조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 ‘시우리 주민 민심청취’ 코너에서 한 주민은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 앞에서 “제발 싸우지 좀 말라”고 일갈해 헌정기념관에 모인 당원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 시사오늘

하지만 전당대회의 무게감은 여전했다. 민심을 듣는 순서가 끝나고 당선자 발표 시간이 다가오자, 헌정기념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홍준표 후보 당대표 당선 확정과 동시에, 친박과 비박의 희비가 엇갈리는 장면도 보였다. 비상대책위원 선임 직후부터 ‘친박 청산’을 외치며 “한국당을 개혁할 유일한 인물은 홍 후보 뿐”이라고 외쳤던 김성은 비대위원은 환한 표정으로 박수를 보냈다. 반면 홍 후보의 당대표 출마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냈던 정 원내대표는 새로운 당대표가 탄생하는 순간에도 심각한 표정으로 문서만 들여다보는 모습이었다. 

▲ 홍준표 후보가 대표로 선출되자 ‘친박 청산’을 주장하던 김성은 비대위원은 환한 표정으로 박수를 보냈지만, 정우택 원내대표는 심각한 표정으로 문서만 들여다보는 모습이었다 ⓒ 시사오늘

한편,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당대표로, 이철우·류여해·김태흠·이재만 후보가 최고위원으로, 이재영 후보가 청년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 이철우 최고위원은 홍준표 캠프에서 사무총장과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류여해 최고위원은 수석부대변인으로 활동한 인물들인 만큼, 한국당이 친박 색채를 빼고 친홍으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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