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대표후보 토론] 박원석 vs 이정미, 미래전략 놓고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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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대표후보 토론] 박원석 vs 이정미, 미래전략 놓고 설전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7.05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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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문호 개방해 외연 확장해야”
이정미 “정치 격변기…내실부터 다져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정의당 당대표에 도전한 박원석 전 의원과 이정미 의원이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 토론’에서 당의 미래 전략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 뉴시스

정의당 당대표에 도전한 박원석 전 의원과 이정미 의원이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 토론’에서 당의 미래 전략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문호 개방을 통한 과감한 외연 확장을 강조한 반면, 이 후보는 정치 소외계층을 대변해 기반을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맞섰다.

포문은 박 후보가 먼저 열었다. 참여연대 출신으로 제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낸 박 후보는 ‘비정규직·여성·성소수자·농민·청년 등 정치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정치 중심으로 불러들여 당의 기반을 넓히자’는 이 후보의 주장을 ‘지나친 낙관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후보의 주장은) 이전에 정의당이 해오던 일과 다르지 않다”면서 “정의당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가치를 공유하는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등 다양한 세력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서 ‘촛불 정계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밖의 인재를 영입하고 과감한 인적 혁신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초선의원으로서 〈무한도전〉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린 이 후보는 “외연을 확장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과거 진보정당이 실체 없이 몸집 불리기를 하다 실패한 적이 있다. 당 안에 제2, 제3의 이정미가 있고, 그들을 통해 정의당의 새로운 면모를 드러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처럼 지난 60년 동안 한국 사회를 비틀었던 세력을 정치권 밖으로 퇴출하는 등 정계개편의 결정적 국면을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당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이 핵심적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의당 내에서는 오래 전부터 외연 확장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원내 정당 중 가장 진보적 정당으로 평가받는 정의당에는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강경파’와 대중정당으로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온건파’가 공존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심상정 대표가 제19대 대선에서 득표율 10%를 바라볼 정도(실제로는 6.2%)로 선전하자, 강경파와 온건파 간 논쟁에 더욱 불이 붙은 상황이다.

지난 대선 직후 〈시사오늘〉과 만난 당직자 또한 “우리 같은 작은 당은 선거가 당의 전략을 수립하고 보완하는 데 큰 기회가 된다”며 “기대보다는 낮은 득표율이 나오긴 했지만 어쨌든 이번 선거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만큼,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지 외연을 넓히기 위해 변화를 시도할지 치열한 토론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후보와 이 후보의 ‘미래 전략 논쟁’은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는 셈이다.

다만 두 후보는 민주노총 총파업, 대북정책 등에 대해서는 비슷한 입장을 피력했다. 우선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해 박 후보는 “노조 조직률이 전체적으로 10%밖에 안 되고, 노동가치가 존중받지 못해 양극화와 불평등도 더 심해졌다”며 “지금 당장 목소리를 낼 사람은 그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후보 역시 “그간 노동조합 때문에 기업이 망하는 것처럼, 사회가 어지러워지는 것처럼 여겨왔는데, (노조가) 협상의 대상이라는 인식을 정착시키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성숙한 나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동조했다.

대북정책에 관해서도 박 후보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이 후보는 “주변 4개국과의 대화, 6자회담이라는 틀을 신속히 재개해야 한다”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한편, 정의당은 당원을 대상으로 6일부터 9일까지 온라인 투표, 10일 현장투표, 11일 ARS 투표를 실시해 11일 당대표와 도당위원장, 전국위원, 지역위원장 등을 선출한다. 당대표 자리에는 박원석 후보와 이정미 후보가, 부대표 자리에는 강은미·김태훈·박인숙·이병렬·이병진·정혜연·한창민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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