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논란①] 그는 왜 국민의당을 자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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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논란①] 그는 왜 국민의당을 자극할까?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7.07.07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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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발언, 정치적 의도 있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협력관계가 수포로 돌아갔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머리 자르기’ 발언을 하면서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협력관계가 수포로 돌아갔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머리 자르기’ 발언을 하면서다. 추 대표의 말에 분노한 국민의당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정국 경색은 한층 심화됐다. 정치권 일각에선 추 대표의 ‘국민의당 자극 발언’을 두고 정계개편을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추미애 대표가 갈등의 포문을 열었다.

추 대표는 지난 6일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의당의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사건 진상조사위가 ‘이유미씨 단독 범행’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단독 범행이라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 않느냐. 실제로 더 큰 것은 꼬리 자르기가 아니라 머리 자르기”라며 “선대위원장이던 박지원 대표와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몰랐다고 한 건 머리 자르기”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추 대표의 발언에 국민의당은 즉각 격앙됐다.

국민의당은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추경안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긴급의원총회를 개최해 추 대표를 맹폭했다. 추 대표의 사과와 사퇴, 정계은퇴 요구까지 쏟아졌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 대표의 사퇴나 사과 등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다면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직 대표이자 대선 후보를 향해 ‘머리 자르기’란 표현이 정치적 도의를 넘어서는데다 막말이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추 대표의 발언은 ‘안철수·박지원 죽이기’라는 게 국민의당의 주장이다.

현재 국민의당은 우리나라 선거 역사상 전례 없는 제보 조작 사건으로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딱히 당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개입됐다는 정황이나 증거가 드러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여당 대표의 정도를 넘어선’ 발언이라는 것이다.

당초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문준용씨 채용 특혜 의혹 조작’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의정활동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당이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에 참여한 이후, 민주당은 자극 발언을 일절 자제하는 등 유화국면 조성에 힘써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여야 3당의 ‘추경안 심사 합의’로 순조롭게 출발했던 7월 임시국회는 추 대표의 발으로 파행됐다. 당장 전날 예정됐던 추경안 국회예결위 상정이 무산됐다. 향후 인사 청문보고서 처리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선 국민의당 협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추 대표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추 대표 발언, 정치적 의도 담겨?…호남발 정계개편 위한 사전작업’

그런데 당 안팎에선 추 대표의 발언을 두고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5선의 추미애 대표가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될 것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일각에서 제기한 추 대표의 발언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개편을 이루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것이다. 특히 제보 조작 파문으로 현재 호남에서 국민의당의 정당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어 사실상 호남발 정계개편의 물꼬는 트였다는 분석이다.

더 나아가 추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추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이 되는 그림을 그리려면,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7일 <시사오늘>과 만난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이 주장에 공감을 표했다.

익명을 요청한 그는 “집권여당 대표가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는데, 지금 정치 구도상 더욱 절실하다. 민감한 시기에 이런 발언은 조금 성급했다고 본다”며 “이번의 경우는 사실 추경안이나 정부조직법 등에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인데 너무 아쉽다. 또 야당과 다시 설득하고 합의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이젠 가늠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도 발언으로 논란이 적지 않게 있었기 때문에 별로 놀라운 상황은 아니지만, 이젠 좀 어떤 의도가 있어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만약 일각에서 제기한 것처럼 정계개편을 의도한 것이라면 이해가 간다. 지금 서울시장 후보에 추 대표가 거론되고 있지 않은가. 당선을 위해선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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