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박지원 설전 격화…내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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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박지원 설전 격화…내막은?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7.10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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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당시 비대위원장이 대선 전 지난해 12월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야3당 회동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간 설전(舌戰)이 격화되고 있다.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 이후 양측 간 대치가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추미애 대표는 1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표를 정조준하며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박 전 대표가 이번 문준용 특혜채용 조작사건에 깊이 관여했을 것이란 논리다.

추 대표는 이날 “양심에 기반한 행동을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가르쳤다”며 “DJ(김대중 대통령)로부터 정치를 배웠다는 박지원 전 대표는 정치적 법적 양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간의 통화기록이 들통났다”면서 “36초간 짧은 통화에 주고받을게 뭐 있냐고 하지만, 확인을 하는데 36초면 충분하다고 보여진다”고도 했다.

추 대표의 반격에 박지원 전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1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추 대표를 강력 비판했다.

그는 “ 36초간 통화 내용도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진술이 발표되었음에도 추미애 대표는 왜곡,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정국을 실타래처럼 헝크러뜨리는 (추 대표는) 집권여당 대표로서 자격미달”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성을 회복하기를 촉구한다. (수사는) 담당 검사에 맡기고, 집권여당 대표의 역할만 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秋vs朴, 중진의원들의 기싸움 내막은?

“이번 ‘문준용 특혜채용 조작사건’을 둘러싼 양측 공방의 이면(裏面)을 잘 들여다 봐야한다.”

최근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공방을 두고 정계에서 나오고 있는 말이다. 얼핏 보면, 조작 사건을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추 대표와 박 전 대표의 정치생명이 걸린 ‘정계개편’ 경쟁이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추 대표는 서울 광진을에서 5선(選)을, 박 전 대표는 전남 목포에서 4선을 한 바있다.

일단, 대선 이후 추 대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례로 추 대표는 대선 직후부터 당-청 갈등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지난 5월 16일 장미꽃을 들고 추 대표를 예방하며 당청 갈등이 어느 정도 불식됐으나, 이후 그의 정치적 존재감은 점점 사라져 갔다.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국민의당 및 박 전 대표와의 정쟁을 가시화한 것도 이런 위기 사항을 돌파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정치생명을 건 추 대표의 승부수란 것이다.

상황적으로도 추 대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첫째,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다. 사실상 호남발 정계개편의 물꼬가 트였다는 뜻이다. 둘째로, 국민의당과는 반대로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여전히 역대급이다. ‘머리 자르기’ 발언에도 불구하고, 비난의 화살이 추 대표가 아닌 국민의당을 향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 탈당파가 불거져 나올 경우, 합당을 통해 자신의 세력을 구축할만한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셋째, 내년에 지방선거가 개최된다. 서울시장 후보에 추 대표가 당선된다면, 보다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지가 많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박지원 전 대표로서는 이 모든 상황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민의당의 최근 지지율은 최악인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의뢰로 지난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도는 5.1%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창당 이후 최저치다. 특히 호남에서는 8.7%로, 한국당(8.8%)보다도 낮았다. 최악의 상황이다.

이에 박 전 대표와 국민의당은 추 대표를 향해 ‘국민의당과 박지원 죽이기’라며 강경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추 대표는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듯이 이번에도 이준서 전 최고를 구속하라고 사법부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36초 통화가 추 대표의 추측과 예상과 다르더라도 국민의당과 저 박지원은 죽어도 좋다는 허위사실을 미필적 고의로 유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또한 “민주당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 정략적으로 국민의당 죽이기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이 기회에 국민의당을 짓밟고 인위적 정계개편으로 여소야대 정국을 타파하고 패권적 양당제로 가려는 정치음모”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정계 관계자는 1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정당 지지율이 아직도 50%에 육박한다. 머리 자르기 발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추 대표에게 유리한 상황이 자꾸 만들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내에서도 탈당의 조짐이 보인다. 지방선거 전까지 (민주당과)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가시화되는것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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