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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리노베이션③]도시재생 뉴딜의 '모순(矛盾)'
<기자수첩>부동산시장 리노베이션 없인 사람도 동네도 다 죽는다
2017년 07월 14일 (금)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말기에 뉴타운 개발사업 반대에 나선 시민들. 집값을 잡기 위한 강력한 규제책이 선제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이상,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뉴타운과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 뉴시스

'사람과 동네가 함께 살아나는 도시재생 뉴딜(NEW DEAL)'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웠던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약의 홍보 문구다. 현재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문재인 정권의 간판 공약 정책으로 간주되고 있다. 정부는 향후 5년 간 총 50조 원 가량의 공적재원을 해당 사업에 투입해 전국 500여 곳의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되살리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첫 삽을 뜨리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3일 충남 천안 도시재생사업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구체적인 사업지 선정 방법과 공모 지침 등을 담은 도시재생 뉴딜 초안을 7월 내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취지는 참 좋다. 쇠퇴하고 있는 도시의 낡은 건축물과 노후 인프라를 '리노베이션(참고기사: [이제는 리노베이션①]낡은 건물에 새숨을 불어넣어라,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9782) '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국민안전을 제고하겠다는 것인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참 '모순적(矛盾的)'이기도 하다. 집값 안정과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본질적으로 병행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집값이 급속도로 상승했던 지난 5월 서울 강남4구의 5주택 이상 소유자들의 주택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53.1% 늘었다. 특히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29세 이하 청년층의 주택거래량이 54% 증가한 게 눈에 띈다. 반면, 같은 기간 무주택자의 주택거래량은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보였다.

다주택자들이 단순 투기 목적으로 집을 구매해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는 방증이다. 또한 불법적인 증여 등 편법거래를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추진된다면 과연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사업 부지로 선정되는 순간, 해당 지역 집주인과 땅주인들은 잔치를 열 것이다. 정부가 임대료 상한을 걸더라도 잠시뿐이다. 인근 지역에는 투기세력이 판을 칠 것이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더라도 잠시뿐이다.

주거취약계층은 안녕할까? 애초에 도시재생 뉴딜사업 부지로 선정된 도시는 자체적인 생산성을 잃은 지역일 가능성이 높다. 월세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원주민들이 과연 사업 마감 이후 폭등한 집값을 변변한 일자리 없이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 의아한 것은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오는 8월 발표될 예정인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동시에 준비 중에 있다는 점이다. 집값 잡기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모순'에서 나아가, '조삼모사(朝三暮四)'가 되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정부는 낡은 도시를 리노베이션하기 전에, 거품이 잔뜩 달라붙은 부동산 시장에 리노베이션을 진행해야 한다.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집값을 잡지 않고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한다면 과거 뉴타운 사업과 같은 비극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또 다시 기득권과 대형 건설사들만 배불릴 셈인가.

그러면 사람도, 동네도 다 죽는다. '나라다운 나라'는 요원해 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을 치르면서 공공연히 언급했던 '부동산 임대소득 과세 강화', '보유세 인상',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과 같은 강력한 규제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본격 추진에 앞서 반드시 요구되는 이유다.

땀 흘린 노동의 대가로 삶을 영위하는 사람보다 부동산 투기 전문가가 인정받는 세상,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합리적인 불만을 제기하면 능력없는 사람으로 매도당하는 세상, 이제는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이제는 리노베이션'이다.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IT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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