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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최저임금 인상 반응 “부족해” vs “문 닫아야”
2018년도 최저임금 16.4% 인상…노사 반응 엇갈려
2017년 07월 17일 (월)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2018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1060원)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다. 16.4%는 역대 4번째에 해당하는 인상률이며, 1060원은 1988년 최저임금이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인상액이다 ⓒ 뉴시스 / 그래픽디자인=김승종

2018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1060원)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다. 16.4%는 역대 4번째에 해당하는 인상률이며, 1060원은 1988년 최저임금이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인상액이다.

그러나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은 모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노동자 측은 여전히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를 실현하기에 부족한 액수라는 입장이고, 사용자 측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중소기업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한다.

이에 〈시사오늘〉은 17일 최저임금 인상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중소·영세기업 근로자들과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봤다. 

   
▲ 17일 여의도에서 기자와 만난 한 시민은 최저임금 인상 결정 후 쏟아져 나오는 우려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 시사오늘

“그래봐야 150만 원…그것도 아깝나”

이날 여의도에서 기자와 만난 한 시민은 최저임금 인상 결정 후 쏟아져 나오는 우려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그는 7530원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 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꼬집으며 사용자 측 반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어처구니가 없던데요. 어제 뉴스 보니까 7530원이라고 해봐야 월급으로 150만 원 조금 넘는 것 같던데…. 그게 아깝다고 이렇게 난리치는 거예요? 요즘 세상에 150만 원으로 어떻게 산다고…. 좀 같이 잘 먹고 잘 살아야지, 자기들만 살 잘겠다고 저러니까 진짜 화가 납니다.”

김모 씨(30대 은행 직원)

같은 날 구로구에서 만난 직장인은 다소 과격한 언어로 속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정당한 대우를 해주지 못할 상황이라면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옳다며, 누구든 노동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진짜 잘 뽑은 것 같아요. 진짜 사이다(속 시원하다는 뜻의 신조어)예요. 아니, 저는 이해가 안 되는 게, 시급 7500원도 못주면서 무슨 장사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런 데는 그냥 장사 접고 다른 일 찾아보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7500원도 못주면서 장사는 해야겠고, 그것도 아르바이트 써가면서 사장님 소리 들으면서 하겠다는 심리가 이해가 안 돼요.”

서모 씨(30대 중소 IT업체 사원)

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한 대학생은 물가 상승 속도를 최저임금 인상률이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일 년 내내 일하면서 안 쓰고 안 입어도 한 학기 등록금 마련하기도 어렵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사람들은 지금 7530원으로 밥 한 끼나 먹을 수 있나 찾아보라고 하십시오. 자기들이 한 번 살아보라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달에 100만 원 조금 넘게 받던 걸 150만 원 준다고 나라가 망한다 어쩐다 하면, 그런 나라는 어차피 망할 나라 아닙니까. 국민들 돈 안 줘서 아낀 돈으로 나라만 부자 되면 뭐합니까.”

김모 씨(20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 같은 날 구로구에서 만난 시민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찬반 의견을 표현했다 ⓒ 시사오늘

“인건비 올랐으니, 밥값도 올릴 수밖에”

반면 자영업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구로 디지털단지 근처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업주는 최저임금 인상이 결과적으로 물가 상승을 불러와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적인 조삼모사(朝三暮四) 정책 아닙니까. 이쪽(구로 디지털단지)에 있는 자영업자들, 열에 일곱은 회사 생활 하다가 나와서 입에 풀칠하려고 장사하는 사람들이에요. 저도 마찬가집니다. 지금 자꾸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가 돈 쌓아 놓고 알바(아르바이트생)들 착취한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말도 안 되는 얘기예요. 우리도 월급 많이 주면 좋죠. 근데 안 되는 걸 어떡합니까. 임대료는 비싸지, 재료값은 오르지, 경기는 안 좋아서 손님은 없지…. 이것저것 다 빼고 나면 한 달에 300쯤 남아요. 여기서 1/3을 알바 주고 나면 우리는 어떻게 합니까. 그럼 결국 우리도 가격 올려야죠. 지금 5000원 받아서 3000원 주고 사먹던 걸, 만 원 받아서 6000원 주고 사먹는 거예요. (최저임금 인상은) 그냥 포퓰리즘 정책이죠.”

김모 씨(50대 자영업자)

같은 지역에서 기자와 만난 음식점 주인은 폐업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당’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제 장사 못하지. 문 닫아야 돼. 나 혼자서는 못하는데, 그렇다고 만 원 주고 사람 쓰면 남는 게 없어. 여기 월세가 얼만지 알아? 문재인이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 줄 몰라. 월세를 내리고 돈(최저임금)을 올리든가 해야지…. 문재인이는 딱 공산당이야 공산당.”

김모 씨(60대 자영업자)

선유도역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는 최저임금 인상을 이해한다면서도, 아르바이트생을 감축하고 운영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오른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시간당 페이(임금)가 적긴 적죠. 오르는 건 그러려니 하는데…. 알바를 줄이긴 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저한테 남는 게 200~300만 원 정도인데, 알바생들한테 시간당 1000원씩 더 주면 한 달에 50만 원은 더 나갈 테니…. 일단은 알바생부터 줄여보고, 정 안 되면 운영 시간도 좀 줄여야 될 것 같네요.”

박모 씨(50대 편의점 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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