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세대교체 바람…‘노장의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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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의 세대교체 바람…‘노장의 후퇴’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7.07.19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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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386´세대의 퇴장…국회 원로 정객들도 2선 '조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세대교체는 모든 집단의 필연이다.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도 시대를 풍미한 노장들의 2선 후퇴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박근혜 정권에선 유독 베테랑 정치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많은 정객들이 전면에서 물러나면서, 본격적인 정치권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온다.ⓒ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세대교체는 모든 집단의 필연이다.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도 시대를 풍미한 노장들의 2선 후퇴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박근혜 정권에선 유독 베테랑 정치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많은 정객들이 전면에서 물러나면서, 본격적인 정치권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에선 비교적 연령층이 높은 인사들을 중용하면서 2013년 말 경 '신 386 세대'라는 용어가 나왔을 정도다. 신 386세대는 1930년대 생, 80세를 바라보는 나이, 1960년대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세대를 일컫는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1939년생)이 대표적이었다. 그 외에 남재준 전 국정원장(1944년생) 등 1940년대에 태어난 인물들도 ‘신 486’이라 불리며 여야를 막론하고 정계의 전면에 등장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달여 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의도에선 세대교체론이 제기됐다. 정치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 18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정치권의 세대교체는 어지간한 사건이 터지지 아니면 눈에 띄게 이뤄지진 않는데, 최근엔 선거철도 아닌데 눈에 띄는 것 같다"면서 "당을 막론하고 원로급 인사 몇몇이 조용히 '2선'으로 빠졌거나 그럴 조짐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과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을 대표적인 인사로 언급했다.

▲ 백전노장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도 사상 최악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게이트를 극복하긴 어려웠다. 오히려 친박계의 핵심인사로 책임론이 대두되며, 가시권에 있던 국회의장직도 멀어지며 궁지에 몰렸다. ⓒ뉴시스

‘현역 최다선’ 서청원의 긴 침묵

범보수 진영의 가장 맏형격 정치인을 꼽으라면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이다. 1981년에 이미 초선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한국정치의 살아있는 역사다. 세간엔 친박계를 대표하는 인물로만 알려졌지만 1985년엔 민주화 운동 추진협의회(민추협) 상임위원을 지내는 등 민주화 운동에도 참여했으며, 직계는 아니지만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로 분류되기도 한다.

8선에 달하는 화려한 정치경력동안 다양한 평가를 받았지만, 서 의원의 정치력에 대해서는 대부분 이견이 없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의 달인’이라는 찬사를 듣는다. 지난 2015년 더불어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중진 의원은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참 대단한 사람”이라며 “자기주장도 있지만 상당히 합리적인 측면이 있다. 매력이 있는 양반”이라고 호평한 바 있다.

특히 서 의원은 위기에 강한데, 지난 2008년에는 친박계가 친이계로부터 ‘공천학살’을 당했을 당시 친박연대를 결성하며 반격, 결국 계파를 살려낸 바 있다. 이후 지난 명예회복차원에서 돌아온 19대 국회에서도 친박계의 출마요청 쇄도에 전당대회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백전노장 서 의원도 사상 최악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게이트를 극복하긴 어려웠다. 오히려 친박계의 핵심인사로 책임론이 대두되며, 가시권에 있던 국회의장직도 멀어지며 궁지에 몰렸다. 서 의원은 사실상 2선으로 후퇴하며 사안에 대해 말을 아끼기 시작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한 관계자는 19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많이 내려놓으신 것으로 안다. 조용히 의정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은 해석을 내놨다.

“서 의원의 2선 후퇴는, 사실상 친박계의 세대교체를 상징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들기까지의 이들은 물러나고, 새로이 발탁된 친박계, 소위 ‘신박’이 지금의 친박계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대형 게이트로 번진 국민의당 제보조작의혹 사건이다. 조작은 사실상 기정사실화 됐고, 이제 중앙당이 어디까지 연루됐느냐가 관건이 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당의 핵심 인사인 박 의원도 의혹의 대상이 됐다. ⓒ뉴시스

´마지막 동교동계´ 박지원의 위기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에서 사실상 마지막 좌장 역할을 맡고 있는 인사다.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4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한 후, 18‧19‧20대에서 4선을 달성한 박 의원도 앞서 언급한 서 의원처럼, 정치력으로는 모두가 혀를 내두른다는 ‘정치 9단’이다.

14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한 후, 18‧19‧20대에서 자리를 지킨 4선 의원이다. 동교동계 인사들이 상당수 원로로 물러나 있는데 비해, 1942년생인 박 의원은 최근까지도 국민의당 대표직을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2013년 ‘신 386’이란 이야기가 돌 당시에 야권에서 활약하는 노장으로 지목되기도 했으며, 지난 대선에서도 당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선은 패배로 끝났지만, 야당의 핵심인사로 여전한 주목을 받으며 오는 2018년 차기 전남지사직 도전 이야기가 돌던 박 의원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대형 게이트로 번진 국민의당 제보조작의혹 사건이다. 조작은 사실상 기정사실화 됐고, 이제 중앙당이 어디까지 연루됐느냐가 관건이 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당의 핵심 인사인 박 의원도 의혹의 대상이 됐다.

국민의당이 존폐 기로에 놓인 것과 같이, 박 의원도 위기에 처하면서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국민의당의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호남 세대교체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의 한 인사는 1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국민의당 게이트를 계기로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한 호남 중진들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현장에서 높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호남 정치 세대교체론이 많이 나온다”고 밝혔다.

야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만남에서 “대형 게이트에는 장사가 없다”며 “아무리 정치 9단(박 의원)이라지만 이미지와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피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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