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後⑥]‘갑질 절정’ 프랜차이즈…가맹점주 아우성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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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後⑥]‘갑질 절정’ 프랜차이즈…가맹점주 아우성은 ‘현재진행형’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7.20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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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2017년 국정감사 시즌이 곧 돌아온다. 국감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그리고 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타 기관, 기업 등을 대상으로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을 뜻한다. 부정부패를 저지르거나 비리 의혹에 휩싸이는 등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기관·기업을 향해 의원들은 국민을 대신해 꾸짖고 시정을 요구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호된 회초리를 맞았음에도 그저 그때뿐인 기관·기업들이 적지 않다. 잠시 고개를 숙이고는 국감이 끝난 뒤 시정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다. <시사오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감 그 이후' 기획을 통해 이 같은 기관·기업들의 작태를 들춘다.

▲ 지난해 국감장에서 뭇매를 맞은 프랜차이즈 업체는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 바르다김선생과 미스터피자였다. ⓒ각 사

프랜차이즈업계의 갑질 논란이 절정에 달한 가운데 지난해 국회에서 터져 나온 가맹점주들의 아우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당시 불공정거래 행위 등으로 국정감사에 불려나온 프랜차이즈 업체는 바르다김선생과 미스터피자다. 바르다김선생이 지적 사항 가운데 허위 사실을 바로잡고 상생 정책을 내놓는 등 사태를 진정시킨 반면, 미스터피자는 갑질 논란이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가맹점 불공정거래로 국감 출석 요구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바르다김선생은 허위 과장 광고와 광고비 불공정 거래, 미스터피자는 상생협약 불이행 등을 이유로 질타받았다. 

당시 나상균 바르다김선생 대표이사는 증인 출석을, 정순민 미스터피자 전 대표이사는 참고인 출석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업무 등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아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을 키우기도 했다. 

바르다김선생은 당시 가맹점에 쌀과 김 등 식재료를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했으며, 점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광고 결정 및 광고비 납부를 강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시 소재 1328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대상으로 ‘프랜차이즈 필수구입물품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바르다 김선생이 3만2520~3만5000원에 파는 ‘○○○ 씻어나온쌀(20㎏)’을 가맹점에 5만600원에 공급, 30% 이상의 중간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미스터피자는 가맹점과 맺은 ‘상생 협약’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점주협의회 측과 갈등을 빚었다. 앞서 미스터피자는 지난 2015년 8월 국회 중재 하에 상생합의서를 작성하고 같은해 11월 부속합의서와 가맹점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본사가 이를 지키지 않는다는 논란이 일었다. 특히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과도한 원료비와 광고비를 부담하게 한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당시 진행된 국감에서 “미스터피자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 상생협약을 맺은 이후에도 가맹점에 과도한 원료비와 광고비 부담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스터피자 광고비는 가맹점 매출액의 4% 정도인데 연간 119억원 중 117억원을 점주들이 부담했다”며 “표준가맹계약서상 광고비나 판촉비는 가맹본부와 점주가 절반씩 부담하는 게 지침인데 90% 이상을 점주가 부담하는 건 문제”라고 비판했다. 

바르다김선생과 미스터피자의 엇갈린 행보

국감 이후 바르다김선생은 논란이 된 내용 중 허위 사실을 바로잡고 상생협의회를 발족하는 등 개선 분위기를 조성했다. 오히려 본사가 “‘갑질 프레임’에 이용돼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됐다”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논란이 된 내용은 단 2명만이 활동 중인 가맹점주협의회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며 왜곡됐다는 입장이다. 

우선 혼합미를 유기농(organica) 쌀로 허위 광고해 강매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올가니카는 해당 브랜드 이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지난 2015년 친환경 식품기업 올가니카와 제휴를 맺을 당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유기농이라는 표현은 없으며, 점주들과도 공유된 내용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시의 실태조사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죠스푸드 관계자는 “2014년 ○○○ 씻어나온 쌀을 공급했던 당시 가맹본부 매입가는 4만5000원으로 실태 조사 결과와 차이가 있다”며 “서울시가 발표한 3만원 대의 가격은 온라인 최저가일 뿐 실제 거래 가격과는 차이가 나며 마진율도 물류비를 제외하면 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팬손잡이 구입강제 논란에 관해서는 브랜드의 통일성을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죠스푸드 관계자는 “품질의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매장 매출을 오히려 더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며 “본사공급품목이 아닌 권유 품목은 점주님들이 외부에서 이미 자유롭게 사서 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점주들의 매출 하락 등 피해가 이어지자 상생협의회는 이전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의 위임철회 통보와 함께 경기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 철회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점주들의 위임을 받지 않은 가맹점주협의회 대표가 독단 행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발족한 상생협의회는 82명의 점주가 참여했다. 

죠스푸드는 상생협의회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한편 다양한 서비스 품질 강화, 매출 증대를 위한 상생 정책을 내놓고 있다. 현재 본사 OM(Operation Manager) 직원들이 직접 매장을 찾아 체험하는 현장교육 프로그램, 고객 클레임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해주는 보수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반면 약 1년이 지난 현재 미스터피자는 연이어 터져나오는 갑질 논란에 그룹 전체가 휘청이고 있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정 전 회장은 현재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횡령, 배임 등 혐의로 검찰의 구속 조사를 받고 있다. 이른바 ‘치즈통행세’, 탈퇴 점주들에 대한 보복 출점, 자서전 강매 등의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정 전 회장이 받는 혐의의 총액은 100억원대에 달한다. 

우선 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공급할 치즈를 구매하면서 자신의 동생 아내 명의로 된 회사 등을 중간업체로 끼워 넣는 방법으로 50억원대 이익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런 치즈 통행세 관행에 항의하며 가맹점을 탈퇴한 점주들이 신규 점포를 내자 치즈를 구매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이들 점포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해 저가공세로 ‘보복 출점’을 한 혐의도 있다. 

또한 직계 가족과 친인척들을 MP그룹 직원으로 취업시키고 30억~40억원 규모의 급여를 부당하게 제공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밖에 본사가 집행해야 할 광고비를 가맹점주에게 떠넘긴 의혹,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자신의 자서전을 대량으로 사게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본사가 가맹점주 단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번졌다. 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지난 11일 미스터피자 경영진이 가맹점주 단체의 선거와 자치 활동에 개입했다며 정 전 회장과 최병민 MP그룹 대표, 정순태 고문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정 전 회장 등이 지난달 7일 열린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본사 측 입장을 대변할 점주가 회장으로 선출되도록 후보자로 내세울 점주들을 섭외하고, 이들에게 투표하도록 다른 점주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미스터피자 측은 “자체조사 결과 본사 관계자들이 특정 점주를 회장직에 선출하려한 사실 자제가 없었다”며 “일부 가맹점주들의 주장이 확대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정 전 회장을 연일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 정 전 회장을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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