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에 생닭공시제까지…‘사면초가’에 몰린 하림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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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조사에 생닭공시제까지…‘사면초가’에 몰린 하림그룹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7.21 15: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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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6월 22일 펫푸드 전용공장 HDS 오픈 기념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하림

하림그룹이 대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 타깃이 되면서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게다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오는 하반기 닭고기 가격 공시제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하림그룹으로서는 사면초가의 형국에 놓인 모양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조사관 50여 명을 하림 본사로 보내 계열사 간 거래 자료, 매출표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대기업집단으로는 처음으로 진행되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관한 조사여서 향후 나머지 대기업으로도 칼날이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시장감시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직권조사는 공정위가 지난 3월부터 진행한 45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실태점검 결과에 따른 것으로, 공정거래법 제23조와 제23조의 2에 근거해 부당지원행위나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주요 조사 쟁점은 김홍국(60) 하림그룹 회장이 장남 준영(25)씨에게 하림의 비상장 계열사 올품을 증여하고, 이를 성장시킨 과정에서 부당 내부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다.

하림은 지난 5월 자산총액 10조5000억 원을 달성하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 이상·대기업 집단)으로 처음 지정됐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받는다.

하림은 현재 김홍국 회장의 편법승계,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이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면서 공정위의 첫 타깃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흘러나온 바 있다.

하림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김 회장의 장남 김준영씨가 10조원 규모에 달하는 그룹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증여세 100억원을 내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 또한 사실상 회사가 대납해줬다는 지적도 따라붙었다.

지난 2012년 준영씨는 김 회장으로부터 올품(당시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물려받으면서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통해 그룹 지배력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올품은 김준영 씨를 대상으로 30%(6만2500주) 규모의 유상감자를 하고, 그 대가로 100억원을 지급했다. 준영씨는 이 돈으로 증여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감자는 주주가 회사에 본인 주식을 팔고 회사에서 돈을 받는 방식으로, 준영씨는 유상감자를 통해 올품 지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100억원을 받을 수 있었다.

올품의 매출도 지분 증여 전인 지난 2011년 706억원에서 지난해 4039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 일감 몰아주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게 업계가 제기하는 의혹이다.

공정위가 닭고기기업 하림을 정조준한 데는 최근 불거진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불공정 거래 행위 등을 파헤치기 위한 포석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생닭 가공업체인 하림이 사료 공급, 양계 등 유통 과정 전반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손길을 뻗치고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육계시장은 수직계열화가 94% 이상 이뤄진 상태로 닭을 키우고 잡아서 파는 전 과정을 기업이 주도하는 구조다.

육가공업체는 양계 농장과 계약을 맺고 생닭을 사들여 가공한 뒤 프랜차이즈 본사로 넘기고, 이 과정에서 농장과 육가공업체 간 수직계열화가 고착화돼 이들 기업이 유통 과정에서 ‘갑’으로 올라서며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하림그룹은 편법 승계와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중견기업이었던 당시 법을 기준으로 증여를 진행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충남 공주 펫푸드 전용공장 HDS 오픈식에 참석한 김홍국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하림은 2011년도 승계 당시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이었고 그때 중견기업법이 없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며 “증여 이후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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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2017-08-01 11:42:53
혼자만 먹을라고 하니 안되지..주주, 소비자, 투자자가 모두 윈윈 해야 하는데..
갓뚜기 봐라~ 그러면서도 돈번다.. 정도경영~ 나폴레옹의 마지막을 상기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