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텔, 노조 보복성 고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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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호텔, 노조 보복성 고발 의혹
  • 이해인 기자
  • 승인 2010.10.18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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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측 "노조위원장 노조지원금 횡령" 경찰에 고발
노조위원장, "성희롱사건 문제 제기에 괴씸죄”반발
조선호텔의 노사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 조선호텔 노동조합이 최 모 조선호텔 대표를 성희롱 혐의로 모 기업인 신세계측에 감사를 요구하자 이번에는 사측이 김 모 조선호텔 노조위원장을 횡령혐의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노동조합의 횡령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이 호텔 노조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월 조선호텔 사측은 노조 재정자립도를 높여준다는 명목으로 노조에 지급한 지원금 중 일부를 노조 위원장인 김 씨가 개인자금으로 횡령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호텔 측은 지난 2001년 8월 1일부터 노조 측에 매달 200만원씩 행정보조비로 지급해 왔으나이 중 15만원만을 김 노조위원장이 조합비 통장에 입금시키고 나머지 185만원에 해당하는 돈은 증빙 없이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호텔 측은 “노조에 사용내역 공개를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아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의 주장은 달랐다.

김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200만원씩 행정보조비로 지급하며 증빙없이 사용할 것을 요구해 15만원만 조합비 통장에 입금시키고 나머지는 다른 통장에 넣어 따로 관리를 해왔다”며 “사측이 증빙 없이 사용할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한 증거자료를 갖고 있고 지금까지 사용한 행정보조비는 모두 영수증 처리하고 통장관리를 했다"며 이미 지난 경찰조사에서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사측이 최 대표 성희롱 사건으로 눈엣 가시 같아진 나를 제거하기 위한 모함”이라고 강조했다.


# 최모 대표, 연이은 성희롱 의혹에도 '무혐의'
 
올 1월 조선호텔은 최모 대표의 성희롱 사건으로 떠들썩 했다.
 
최 대표가 실습 나온 여대생에게 “참 XX게 생겼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성희롱 사건에 휘말렸다.

사건이 커지자 조선호텔의 모기업인 신세계그룹 기업윤리실천사무국이 최 대표 성희롱 사건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사측은 ‘내부 감사’라는 이유를 들어 외부에 결과 공개를 꺼렸지만, 최 대표가 “‘찐빵’처럼 맛있게 생겼다”고 한 것으로 조사돼 감사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노조측은 전했다.

그 후 최 대표의 무혐의에 격분한 직원들은 성희롱 사례에 대해 추가 수집해 신세계그룹에 재 감사를 요구 했다. 
 


▲ 조선호텔 노동조합원들이 지난 7월, 성희롱 논란이 일었던 최 모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는 조합원들을 최 대표가 팔짱을 낀채 쳐다보고 있다. <사진제공=조선호텔노조>     © 시사오늘

최 대표는 여대생 사건 외에도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여직원에 “이런 운동을 하면 X통이 커지냐”라고 말하고 족구대회에서는 “어! 이X 사복 입으니까 섹시하게 생겼네”라고 말하는 등 성희롱에 가까운 망발을 일삼았다고 노조는 분통을 터뜨렸다.  

또 일하고 있는 여직원의 향수 냄새를 맡는다며 여직원의 목덜미에 코가 닿을 듯 가까이 하는가 하면, 가슴이 파인 새 유니폼을 입은 여직원들에게는 “이렇게 입어야 매출이 올라간다”는 등 변태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감사를 시작한지 한 참이 지나도 감사결과가 통보되지 않자 노조는 지난 7월 22일 성희롱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침묵시위 감행했다.

그로부터 6일 후인 7월 29일, 김 노조위원장은 남대문경찰서로부터 출석 요구서를 수령해 수사를 받기도 했다.
 
# '어디 한 번 해봐' 노조 횡령 혐의는 보복성(?)

한편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주장 등 정황을 살펴볼 때 이번 노조 횡령 사건 고발이 조선호텔의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사측은 오는 10월 30일 호텔 내 노동조합 사무실 폐쇄를 통보해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사측이 리모델링 공사를 이유로 노조사무실을 호텔 밖으로 이전시키려 한다”며 “작년에는 설계도 상에 노조사무실 자리가 있었는데 이번에 갑자기 변경된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공사는 내년에 예정돼 있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노조사무실 이전시 기존 지하에 비해 햇빛도 들어오고 환경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엉뚱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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