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남·원·정] '보수 통합' 놓고 엇갈린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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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남·원·정] '보수 통합' 놓고 엇갈린 목소리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07.26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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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남경필 "지방선거 때문에 통합하는 거 반대"
원희룡 "정당 존재 이유는 선거...통합 해야"
정병국 "지금 통합 논의는 굉장히 위험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원조 쇄신파 ‘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26일 다시 뭉쳤다. 바른정당 바른비전위원회(위원장 하태경 최고위원)가 주최한 ‘남원정 앵콜쇼, 원조 쇄신파에게 듣는 바른정당 생존비법’ 토크쇼 때문이었다. ⓒ 뉴시스

원조 쇄신파 ‘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26일 다시 뭉쳤다. 바른정당 바른비전위원회(위원장 하태경 최고위원)가 주최한 ‘남원정 앵콜쇼, 원조 쇄신파에게 듣는 바른정당 생존비법’ 토크쇼 때문.

5선 후 경기도지사가 된 남경필, 3선 후 제주도지사가 된 원희룡, 장관을 역임하고 5선 의원이 된 정병국은 2000년대 초반 한나라당에서 ‘미래연대’와 ‘새정치수요모임’을 통해 보수개혁을 주도하며 소위 ‘남원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날 오후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남원정 앵콜쇼에는 이혜훈 대표, 하태경 최고위원, 정문헌 사무총장, 황유정 부대변인,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각 지역의 원외당협위원장들과 수많은 당원들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당사를 찾았다.

일부 참석자들은 “아, 이렇게 남원정이 다 같이 모인 게 얼마만이냐” “드디어 남원정이 모였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날 토크쇼 시작 전 눈에 띄는 것은 남원정 3인의 패션이었다. 정병국 의원은 발목까지 오는 타이트한 화이트 팬츠에 하늘색 셔츠를 매치해 남다른 패션 감각을 뽐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그레이 팬츠에 화이트와 하늘색이 어우러진 셔츠를 노타이 차림으로 편안함을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정 의원과 남 지사에 비해 평범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지난 13일 바른정당이 ‘우수인재 1호’로 영입한 박종진 전 채널A 앵커의 사회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토크쇼는 평소 ‘토론의 달인’이라고 알려진 남원정이 패널로 참여한 만큼,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들며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 이어 당의 진로를 놓고서는 서로 엇갈린 견해를 내놓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보수 통합론’과 관련, 원 지사는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남 지사 ‘통합 불가’, 정 의원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놨다. ⓒ 시사오늘

토크쇼는 2000년대 초반 남원정의 소장파 활동을 간략하게 짚어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보수의 현주소와 실패원인을 알아보고, 현 바른정당 지도부에 대한 거침없는 평가, 향후 당 진로 등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정 의원은 “지금도 언론에서 우리를 원조 소장파라고 하지만, 미래연대와 새정치수요모임을 하면서 나름대로 개혁한다고 했는데 결국은 보수가 궤멸되는 이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기득권 보수를 연명하고 조력하는데 우리가 액세서리 역할을 한 것 같다. 이제는 이 자리가 마지막이 돼야 한다. (앞으로는) 우리 후배들이 이 자리에 앉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한국당 서청원 의원에 대한 비판으로 말문을 열었다. 남 지사는 “보수의 최고의 가치는 자유다. 그런데 한나라당 김문수 사무부총장 당시, 서 의원이 당권주자로 나왔는데, 룰이 마음에 안 든다고 심판한테 전화해서 막 뭐라고 그랬다”면서 “그때 난 겁도 없이 기자회견을 열고 그랬는데, 그 못된 버릇이 아직도 한국당에 남아있다. 장제원 의원이 (추경 표결 당시) 본회의장에서 앉아 있었는데, 그걸 가지고 징계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거다. 자유한국당은 자유라는 이름을 빼고 ‘억압한국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도 “어제 장 의원이 술 한 잔 사달라고 해서 만났다”면서 “남원정을 보면 부럽고 존경스럽다고 하길래 하루아침에 된 게 아니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지속적으로 만나서 공부도 하고, 투쟁도 하고, 엠티에 부인들도 데리고 가고 하면서 지속적으로 노력을 해서 만들어낸 결과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과 함께 본회의장에 남아 있었던 김현아 의원에게 “혈혈단신으로 한국당에서 견뎌내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도 한나라당 시절 억압된 당의 분위기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원 지사는 “(우리보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사사건건 반대를 한다고 의총에서 삿대질을 하고 그랬다. 이니셜은 K와 J이다”면서 “여기 세 사람은 상대적으로 잘 참는 스타일이었는데, 지금 행정안전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이 된 두 사람은 그때 못 참고 당을 나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의 진로를 놓고서는 서로 엇갈린 견해를 내놓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보수 통합론’과 관련, 원 지사는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남 지사 ‘통합 불가’, 정 의원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놨다.

원 지사는 “보수가 분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면 내가 문재인 대통령이라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면서 “정당의 존재 이유는 선거다. 바른정당 색깔로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보수통합을 이야기할 때 친박 청산 등 조건이 붙는데 이미 그 조건은 실현 불가능하다”며 “지금은 보수가 통합할 때가 아니고 구조조정을 하는 단계다. 섣부른 통합 논의, 특히 내년 지방선거 때문에 통합하자는 것에는 반대다”고 받아쳤다.

정 의원도 “김무성 의원, 서청원 의원도 중간에 당을 나갔다 왔지만, 나는 30년 동안 한번도 당적을 바꿔본 적이 없다”며 “당 분당할 때 정치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정치의 마지막 목표는 바른정당이 지향하는 창당 정신이 제대로 구현할 수 있게끔 하는 거다. 세력 확장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이 시점에서 통합을 논의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지금은 (통합을) 논할 게 아니다”고 통합론에 대해 일축했다.

한편, 남 지사는 현 지도부 평가에 대해 “지금까지는 잘 되고 있다”면서도 “당직자들이랑 대화해보니까 지도부가 소통이 부족하고, 고집이 너무 세다고 하더라”며 “여러 가지 의견을 모아서 토론의 결과로 길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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