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에 고강도 부동산 대책까지…건설업계, '초상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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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악재에 고강도 부동산 대책까지…건설업계, '초상집'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8.03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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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건설업계가 잇단 악재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야말로 한여름밤의 악몽이다 ⓒ pixabay

국내 건설업계가 어수선하다. CEO 리스크, 현장 노동자 추락사에 따른 공사중지,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 등 잇따른 악재에 이어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발표로 울적한 하반기를 보내는 모양새다.

삼성물산, CEO 리스크 확산
현대건설, 태전 현장 STOP
GS건설, 공정위 과징금 부과

업계 1위 삼성물산은 그룹발(發) CEO 리스크에 직면한 눈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일 50차 공판에서 특검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대해 묻자 "당시에는 두 회사의 업무를 잘 몰랐다. 합병도 두 회사의 사장들과 미래전략실이 알아서 한 것"이라고 답했다.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과 삼성그룹 미전실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주도했다고 진술한 셈이다. 실제로 최 사장은 2015년 7월 7일 이 부회장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본부장의 만남을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서 "삼성물산의 최 사장을 통해 (이 부회장과의 만남을) 요청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부회장의 유무죄를 떠나 공판이 마무리된 이후 최 사장의 거취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거론이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을 바짝 뒤쫓고 있는 업계 2위 현대건설(대표이사 정수현)의 분위기도 최악이다.

지난달 29일 경기 광주 태전동 '힐스테이트 태전'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노동자 2명이 아파트 7층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또 다른 1명은 중태에 빠졌다. 해당 현장은 2016년에도 두 차례 안전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3명이 죽고, 1명이 크게 다친 바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 등 관계당국은 현대건설에 해당 현장의 공사중지(전면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안전보건공단도 현장 정밀감독에 착수한 상황이다.

올해 초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건설현장의 안전과 사람의 생명을 강조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안전보건공단의 한 관계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힐스테이트 태전 건설현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다른 현장에 비해 현행법 위반 사항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GS건설(지에스건설, 대표이사 임병용)의 사정은 더 나쁘다. 김상조 체제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은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 2일 법정기한을 넘겨 하청업체에게 하도급대금을 지급한 GS건설에게 과징금 15억920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GS건설은 2010년 한국농어촌공사가 발주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하청업체에 70억 원 가량의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GS건설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불공정거래에 따른 과징금 부과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공정위가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고 있을 것"이라며 "일감 몰아주기 등 GS그룹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강도 높은 8·2 부동산 대책, 건설업계 '발 동동'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강화', '투기과열지구 부활' 등 강력한 규제 방안이 포함된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설상가상이다. 증권가 등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건설사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견해가 지배적이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주택가격과 거래량이 축소하고 분양가가 하락할 것"이라며 "하반기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마케팅비와 금융비용이 증가돼 건설사의 수익성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건설사 임원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내 주택시장의 불투명성이 한층 더 확대됐다. 지금 분양물량을 미리 털어내야 할지를 두고 장고 중"이라며 "어느 정도 손실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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