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발사] 北美, 오는 7일 비밀접촉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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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발사] 北美, 오는 7일 비밀접촉 할까?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8.04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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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기술력 발전…"ARF에선 가능성 全無, 가까운 미래에 북미 접촉 가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북한이 지난 28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화성-14’의 2차 실험 발사를 단행하면서, 북미 만남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ICBM 실험발사로 북미 양국이 서로 으르렁대지만, 막상 군사‧외교적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달으면 비밀접촉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시사오늘>은 외교 안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취재를 바탕으로 최근 ICBM 실험발사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의 속내는 무엇인지 풀어봤다.

우선, 지난 28일 심야에 벌어진 ICBM 시험발사의 의미를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이미 지난 7월4일 ‘화성-14’ 1차 실험을 벌이며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 불과 3주만에 일어난 일이다.

실험발사 직후 북미 양국이 발표한 것은 다름 아닌 북한의 ‘ICBM 기술력 평가’였다. 북한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증했다. 미국 상공까지 미사일이 도달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그렇지 않다”라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 북한이 지난 28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화성-14’의 2차 실험 발사를 단행하면서, 북미 만남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북한이 지난 4일 진행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 시험발사 장면 ⓒ뉴시스

◇ 北 ICBM 기술력이 지니는 외교적 함의

문제는 이들 설전(舌戰)의 옳고 그름을 떠나,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강한 목소리를 낼 여지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북한 핵 기술력과 위협력이 높아질수록 그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 정부가 북한의 기술력을 최대한 낮게 평가하려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미국 정부와는 다른 듯하다. 북한의 핵 미사일 기술력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전문가들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실제 국제적인 명성의 유력 북한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또한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핵 전문가들은 '북학 핵개발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고 입모아 말한다. 북한이 이만큼 빠른 속도로 개발할 수 있다고 예측한 전문가는 없었다. 정말 너무 빠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미사일 실험 발사가 의미하는 바는 상당하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소 원장은 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최근 발사실험에서 ICBM이 9부능선을 넘었기 때문에, 북한의 ICBM 완성에 임박한 상황이라 본다”고 밝혔다.

기술력이 발전될수록 북한이 쥘 수 있는 카드는 더 많아진다. ‘북미 접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과 미국의 대북 제재가 거세게 충돌하다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대화를 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 오는 7일, 北美 '비밀접촉' 할까?

북한의 카드가 ‘핵과 미사일’이라면, 미국은 ‘대북제재’카드가 있다. 이에 오는 7~8일 양일간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미국과 북한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ARF에는 회원국인 북한도 참가할 예정이다.

‘북미가 ARF에서 비밀회동을 할 가능성’에 대해 김창수 원장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제로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김 원장은 “ARF에서 제로라는 이야기다. 현 시점에서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대북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미국 대북접촉을 한다면 미국의 (대북압박에 대한) 국제적 메시지가 혼란스러워진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미국은 국제무대에서 북한 인사와 마주쳤을 경우에 대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은 물론, ‘북미 간 비밀접촉’에 대한 정의도 엄격히 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이번 ARF에서 “대화는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미국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오랫동안 북한과 대화나 협상을 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말해왔다"며 "그들(북한)은 미국과 전 세계에 진지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줘야만 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미국은 이번 ARF에서 다른 회원국과 함께 북한의 회원자격 정지 여부를 심도있게 논의하겠다고 못박은 상태다. 한국과 미국, 일본 안보담당 책임자는 ARF에 앞서 화상회의를 갖고, 대북 압박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북미 접촉의 여지는 남아있다. 문제는 ‘시기’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진의(眞意) 파악을 위해서라도 비밀접촉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김 원장은 “북한은 이미 9부 능선을 넘었다. 언제든지 북미간 기밀접촉이 가능하다고 본다. (북미 접촉의) 임계점을 다가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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