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풍파랑' 한샘, 中 진출로 '두 마리 토끼'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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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풍파랑' 한샘, 中 진출로 '두 마리 토끼' 공략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8.08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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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공룡기업과의 경쟁 '변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매출 2조 원 실패, 서랍장 리콜 등 어려움을 겪은 한샘(대표이사 최양하)이 '승풍파랑(乘風破浪)'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출사표를 던져 매출 신장과 소비자 신뢰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지금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겠다는 눈치다.

▲ 한샘이 8일 중국 상하이에서 '한샘상해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고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진은 한샘상해플래그십스토어 전경 ⓒ 한샘

8일 한샘은 중국 상하이에 '한샘상해플래그십스토어'를 개장하고 중국 소매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창닝88복합매장 1~2층에 들어서는 해당 매장은 1만3000여㎡(약 4000평) 규모로 한샘의 국내 매장보다 2배 가량 넓다.

한샘상해플래그십스토어는 기본 공사는 물론, 부엌과 욕실 등 건자재, 가구, 생활용품 등을 종합적으로 다뤄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아울러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대도시 소비자들을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모델하우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샘은 이번 매장 오픈을 교두보로 '글로벌 한샘'으로의 도약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샘 강승수 중국 사업 총괄책임 부회장은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중국 시장은 한샘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며 "2년 내 글로벌 한샘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거센 파고의 연속…순항 가능성은 '반반'
"이번엔 다르다"…사내 분위기 '사기충천'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2015년(매출 1조7105억 원)에 이어 2016년(매출 1조9345억 원)에도 '매출 2조 원 클럽' 문턱을 넘지 못했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간판 제품 중 하나인 '모모로 4단 서랍장'의 전도사고가 발생해 공식 리콜 조치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한샘의 이번 중국 진출이 잇단 위기 속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복안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740조 원 규모의 광활한 대륙 시장에서의 성공을 통해 매출 2조원 달성과 소비자 신뢰 회복을 노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순항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세계적인 인테리어 기업과의 경쟁 등 곳곳에 높은 파도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 중국 시장 정복은 최양하 한샘 회장의 오랜 숙원이다. 그간 중국 무대에서 지지부진했던 한샘이 이번 B2C 시장 공식 진출을 교두보 삼아 '글로벌 한샘'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한샘 CI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중국의 더 강력한 경제 보복 조치 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른 시간 내 이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공언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안보 위기 상황에 봉착한 만큼,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더라도 사드 4기 추가 임시배치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이제 막 중국 1호 매장을 연 한샘 입장에서는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외에도 한샘이 넘어야 할 거센 파고가 하나 더 있다. 이케아, 홍싱메이카룽, 니토리 등 공룡기업과의 정면승부다.

한샘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아픈 기억이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샘 중국 인테리어 법인은 4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상하이 홈퍼니싱 법인 역시 24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흑자를 보인 중국 내 한샘 법인은 베이징 인테리어 법인(15억 원)뿐이었다.

이 같은 변수에도 한샘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눈치다. 그간 중국 시장에서의 실패를 통해 얻은 노하우가 축적됐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서는 제품 경쟁력도 자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샘의 일부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스터디를 조직해 중국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는 해볼 만하다'는 사내 분위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업계의 한 원로인사는 8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성장동력이 정체된 상황에서 한샘이 오히려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며 "위기는 사람이 불러오는 것이고, 이를 극복하는 것도 사람이다. 승풍파랑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한샘 기업분석보고서(이경자·최설화·허나래 연구원)에서 "아직 조심스럽지만 토털 인테리어 개념은 중국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며 "상하이 매장을 시작으로 중국의 신도시 지역을 공략한다면 중국이 한샘의 2세대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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