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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박창민 사임]산업은행, 최순실 탓하지 말라
<기자수첩>시작부터 잘못된 인사…모든 책임은 산업은행에 있다
2017년 08월 14일 (월)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박창민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결국 14일 스스로 물러났다. 돌이켜보면, 박 전(前) 사장의 취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물음표(?)' 일색이었다.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이 주도하는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해 8월 5일 박 전 사장을 단독 추천했다. 산업은행은 그를 단독 추천하기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벌였다.

아무런 이유 없이 후보자 공모를 중단하는가 하면, 갑자기 공모 일정을 연기했다가, 다시 단축하기를 반복했다. 사실상 산업은행이 박 전 사장을 사전에 대우건설 신임 사장으로 내정하고 이에 맞춰 후보자 공모 과정을 밟은 것이다.

더욱이 당초 산업은행은 박창민 전 사장의 전임 박영식 전 사장의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흑자전환시킨 공을 높게 평한 것이다.

실제로 박영식 전 사장은 지난해 6월까지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분류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단 두 달여 만에 대우건설 주가 하락을 명분으로 박영식 전 사장의 연임을 완전 배제했다.

지난해 7월 최순실 씨가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에게 박창민 전 사장을 추천하는 문자를 보낸 것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대우건설 차기 사장 인선에 당시(박근혜 정부) 여권의 핵심 인사가 산업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금융인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앞으로 관계당국의 감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이번에 박 전 사장이 자진 사임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최순실 낙하산 의혹'인 만큼, 정치권 개입설은 어느 정도 증명된 셈으로 보인다.

결국 모든 책임은 산업은행에게 있다.

아직 주어를 파악하긴 어려우나 '누군가'로부터 휘둘린 것도 산업은행이고, '누군가'의 휘둘림으로 대우건설을 주무른 것도 산업은행이다.

또한 대우건설 노조 등 사내의 강력한 반발이 있었음에도 박창민 전 사장을 꽂은 것도 산업은행이며, 이번에 박창민 전 사장에게 퇴진을 압박한 것도 산업은행이다.

이는 대한민국 산업계와 국민경제 발전을 선도해야 할 국책은행이 보여야 할 태도가 아니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사태,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분식회계 사태에 이어 건설업계까지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으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반성과 성찰 없는 지금의 산업은행은 최순실 탓을 할 권리조차 없다. 나라 경제를 더 망치기 전에 국책은행으로서의 각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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