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전기차'…삼성·LG, 글로벌 전장사업 주도권 다툼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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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전기차'…삼성·LG, 글로벌 전장사업 주도권 다툼 시동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7.08.23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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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전세계 각국들의 전기차 보급 확대 기류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표적인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꼽히는 자동차 부품 사업 확대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양사는 글로벌 전기차 메이커들의 각축장인 미국 시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25만7929대), 유럽(10만8639대)과 함께 지난해 10만4178대의 순수 전기차가 팔린 3대 전기차 시장이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65.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반영하듯, 삼성과 LG가 미국 시장 주도권 경쟁에 치열하게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인수한 미국 글로벌 전장업체 하만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전장사업분야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LG전자는 중장기적인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기반을 다지고,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 미시간 주정부 청사에서 LG전자 전기차 부품 공장 설립을 협의하고 있는 LG전자 VC북미사업센터장 장원욱 전무와 미시간주의 릭 스나이더(Rick Snyder) 주지사 ⓒLG전자

미국에 전기차 부품공장 신설하는 LG, 현지 파트너십 강화에 나서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과 올해 국내에서 출시된 GM의 순수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EV’에 구동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 등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해오고 있다. 여기서 나아가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의 각축장인 미국 시장에 적극 뛰어들어 경쟁력을 인정받고 현지 파트너십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23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교외 헤이즐파크(Hazel Park)에 약 2500만 달러(약 285억 원)를 투자해 전기차 부품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장 설립은 미시간주 트로이(Troy)에 위치한 VC북미사업센터와의 시너지, 주(州)정부의 각종 인센티브 등을 감안해 이뤄진 결정이다. 생산설비는 미시간주 동남부의 공업도시 디트로이트 교외에 위치한 헤이즐파크 지역의 공장 부지 및 건물을 임차해 구축키로 했다
 
미시간주 전기차 부품 공장은 연면적 21만5000㎡ 규모로 내년 1분기 내 구축 완료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곳에서 전기차용 배터리팩(Battery Pack)을 생산하게 되며, 차후 모터 등 주요 전기차 부품으로 생산품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으로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VC사업 부문은 지난 2013년  7월 독립사업부로 신설된 이래,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LG전자의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VC사업본부는 매출액 8826억원, 영업손실액 1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5929억원와 비교하면 늘어난 액수지만 선행기술투자가 지속된데 따른 영업손실이 불가피했다.

다만, 3분기부터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품질이 뛰어난 전기차 모델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여, 향후 VC사업본부의 흑자전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업계에선 LG전자의 자동차부품사업 매출이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32%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하만 전시장을 방문한 삼성전자 손영권 사장과 하만 디네쉬 팔리월 CEO의 모습 ⓒ뉴시스

하만 업고 전장분야 메이저 업체 발돋움한 삼성…견조한 실적으로 '탄탄대로'

전장사업에서 후발주자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인 약 70억 달러(한화 9조 2000억여원)를 들여 세계 1위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글로벌 메이저 업체로 발돋움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이후 받은 첫 성적표 역시 ‘합격점’이었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하만은 매출 19억달러(약 2조1149억원), 영업이익 2억달러(2226억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만 간의 협력관계 구축은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는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계열사들의 수익성 증대에도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핵심부품인 자동차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시장은 매년 커지는 추세다. MLCC는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일반 자동차에 비해 전기차가 6배나 많은 부품을 탑재한다.

삼성전기는 올해 초 중국 텐진에 MLCC공장을 설립해 생산규모를 늘리는 한편,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생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의 하만 인수로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MLCC가 든든한 수요처를 얻게 됨에 따라,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만은 폭스바겐, BMW, 벤츠, 아우디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향후 5년간 총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헝가리 괴드시에 준공한 공장은 33만㎡(약 10만평) 규모로 연간 5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다.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이뤄지면 삼성SDI는 울산과 중국 시안 등과 함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3각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담당업무 : 재계, 반도체, 경제단체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원칙이 곧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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