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병 농협 회장 리더십 위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최원병 농협 회장 리더십 위기
  • 황철희 기자
  • 승인 2010.10.26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임후 중앙회 금융사고로 날린 돈만 100억…'신뢰의 농협'
지난 10월 8일 농협중앙회의 국감이 열린 국회 농림수산위원회 국감장은 의원들의 호통소리로 장내가 소란스러웠다.
 
▲ 농협에서 금융사고가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는 신뢰의 농협을 주창한 최원병 회장의 리더십에 위기가 닥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농협 국감에서 최 회장(右)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농협 최원병 회장은 이재관 전무와 함께 의원들의 공세를 막느라 진땀을 뺐다.
 
때론 조신하게 때론 목소리를 높이며 농협을 대변하던 최 회장이었지만 농협의 모럴헤저드를 지적하는 의원들의 질타에는 어쩔 줄을 몰라했다.
 
농협이 위기에 처했다. 이를 두고 최원병 농협 회장의 리더십 위기라는 소리도 들린다.
 
최원병 회장은 지난 2007년 12월 농협 4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며 20여년간의 지역농협장 경력, 경북도 4선의원이란 점이 농협 조합원들을 움직였다.
 
특히 전임인 정대근 전 회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터라 최 회장이 땅에 떨어진 농협의 이미지를 다시 올려줄 것이라고 조합원들은 굳게 믿었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최 회장은 취임 일성에서 "신뢰받는 농협을 만들겠다. 임직원 모두가 농협다운 농협, 신뢰받는 농협, 하나되는 농협을 만들겠다”며 말했다.
 
또한 그는 “조합장을 중심으로 개혁위원회를 구성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농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농협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년 10개월간의 임기를 지난 지금 최회장의 말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신뢰받는 농협이란 점에서는 거의 0점에 가까울 정도로 신뢰감이 추락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농협 직원에 의한 횡령 사고다.
 
지난 2006년부터 올 8월까지 농협중앙회에서만 발생한 금융사고는 모두 91건이다. 금액으로 치면 367억원이다.
 
전국에 있는 단위 조합까지 따지면 금융사고 건수는 무려 274건, 사고금액만 457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신뢰받는 농협’을 만들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던 최 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후에도 사고건수와 금액이 여전히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농협중앙회 금융사고의 경우 최 회장의 취임 1년차인 지난 2008년 모두 19건이 나고, 사고 금액은 33억4400만원이었다. 또한 2년차인 2009년에는 15건에 40억700만원의 돈을 날렸다.
 
올 들어서는 8월까지만 10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8월 현재까지 사고금액은 28억3600만원이다.
 
지역단위조합에서의 금융사고도 여전히 많고 금액도 크다.
 
2008년 지역조합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모두 25건으로 총 금액은 22억3000만원이다.
 
또한 2009년에는 44건이 발생해 12억461억원의 피해가 났고, 올해에는 8월까지 24건, 20억100만원의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개운치 않은 것은 직원들의 횡령 및 유용으로 인한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8년 단위조합에서 직원들의 횡령 및 유용으로 발생한 금융사고는 10건에 금액은 940만원이었다.
 
2009년에는 15건에 2억2400만원으로 증가했고 올들어서는 8월까지 7건에 3억300만원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더욱이 이번 집계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최근 농협 부산구포점의 한 직원이 79억원을 횡령했다 덜미가 잡히는 사고가 발생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 직원이 지난 2007년부터 3년6개월간 타은행 수표 입금액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80억원이란 돈을 서서히 횡령했다고 밝혀 농협의 관리 체계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해당 지점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현금잔액과 서류를 맞춰봤어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심스러워 했다.
 
이에대해 농협 관계자는 "타 은행귄에 비해 점포수가 많다보니 크게 느껴질 뿐 실제로 큰 비율은 아니다"라며 "금융사고가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통제를 강화하고 감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최원병 회장의 리더쉽 위기설에 대해선 '어불성설'이라며 일축했다.
                                                                 <자료 제공=송훈석의원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